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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가족의 유골을 직접 닦는 마을…멕시코 포무치의 특별한 망자의 날

12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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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남동부 캄페체주(Campeche)의 작은 마을 포무치(Pomuch)에서는 매년 망자의 날(Día de Muertos)을 앞두고 특별한 의식이 펼쳐진다. 주민들이 묘지에 모여 세상을 떠난 가족의 유골을 직접 꺼내 닦고, 새 천으로 감싸 다시 안치하는 것이다. 외부인에게는 낯설고 충격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이곳 주민들에게는 조상을 향한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는 신성한 가족 의식이다.

마야 원주민의 전통이 살아 있는 포무치는 캄페체주 에셀차칸(Hecelchakán)에 속한 마을이다.

주민들은 망자의 날이 다가오면 작은 나무 상자에 보관된 조상의 두개골과 뼈를 꺼내 부드러운 솔로 먼지를 털어낸다. 이후 고인의 이름과 꽃무늬가 수놓인 깨끗한 천으로 유골을 감싸고, 꽃과 촛불로 장식한 납골함에 다시 모신다.


이 의식은 마야어로 '초오 바크(Cho'o Baak)'라고 불린다. 일반적으로 사망한 지 약 3년이 지나 유해가 뼈만 남았을 때 처음 시행하며, 이후 해마다 망자의 날을 앞두고 반복한다. 주민들은 유골을 닦는 행위를 고인의 몸을 씻기고 새 옷을 갈아입히는 일로 받아들인다. 죽음으로 가족관계가 끝나는 것이 아니라, 살아 있는 후손들이 계속 조상을 돌본다는 믿음이 담겨 있다.


이 풍습의 정확한 시작 시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멕시코 국립인류학역사연구소(INAH)는 스페인 정복 이전 마야인들의 조상 숭배와 유골 재매장 풍습이 16세기 이후 가톨릭의 죽음과 부활에 관한 신앙과 결합하면서 오늘날의 의식으로 발전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한다. 특히 1836년 교회 기록에도 유골 정화와 관련한 종교의식이 등장해 적어도 19세기 초에는 이미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풍습이었음을 보여준다.


과거에는 무덤에서 꺼낸 유골을 집으로 가져와 일정 기간 보관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 묘지 안의 나무 상자에 안치하고 가족들이 해마다 찾아와 관리한다.

유골을 정리한 뒤에는 고인이 좋아하던 음식과 음료를 올리고 기도를 드린다.


이 의식은 마야 전통의 망자 축제인 '하날 픽산(Hanal Pixán)'과 연결된다.

'영혼의 음식'이라는 뜻을 지닌 하날 픽산은 10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죽은 가족의 영혼을 맞이하는 행사다. 주민들은 옥수수 반죽에 고기와 양념을 넣어 땅속에서 익히는 전통음식 피비포요(pibipollo)를 준비하고, 제단을 꽃과 촛불로 장식한다.


포무치의 유골 정화 의식은 과거 위생 문제 등을 이유로 당국의 제한을 받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풍습이 사라졌지만, 포무치 주민들은 이를 조상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지키는 전통으로 여기며 오늘날까지 이어왔다. 최근에는 독특한 장례문화가 해외에 알려지면서 관광객과 언론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멕시코 전역에서 망자의 날은 고인의 사진과 음식을 제단에 올려 추모하는 방식으로 기념된다.

그러나 포무치에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가족이 직접 유골을 손질하며 조상과의 관계를 이어간다.


이들에게 유골은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한때 함께 살았던 사랑하는 가족의 흔적이다.

죽은 이를 잊지 않는다는 믿음이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포무치(Pomuch). 이 마을의 망자의 날은 죽음을 삶의 끝으로만 보지 않는 멕시코 원주민 문화의 깊은 뿌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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