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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사 멕시코 노인들… 전통 가족문화에 드리운 '노년의 그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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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주(Coahuila)의 토레온(Torreón)에서 잇따라 발생한 노인들의 죽음이 멕시코 사회에 무거운 질문을 던지고 있다. 가족 간 유대와 노인 공경을 중시해 온 멕시코에서 왜 일부 노인들은 아무런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생의 마지막 순간을 맞고 있는가.

현지 언론 밀레니오(Milenio)가 3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토레온에서는 올해 서로 다른 시기에 발생한 사망사건 5건이 노인들의 취약한 생활환경을 드러냈다. 사망자 가운데 4명은 60세 이상이었다. 교통사고와 급성질환으로 숨진 사례도 있어 모든 죽음을 가족의 방치 때문이라고 볼 수는 없지만, 일부 사건에서는 사회적 고립과 돌봄 부재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 10월 19일에는 63세 남성 호세 토마스 곤살레스(José Tomás González)가 자택에서 숨진 지 며칠이 지나서야 발견됐다. 다음 날에는 허름한 움막에서 방치된 상태로 구조됐던 62세 남성 후안(Juan)이 일주일간의 집중치료를 했지만 끝내 사망했다. 이미 건강이 심각하게 악화된 뒤였다.


이 같은 사건은 전통적으로 가족 중심의 생활문화를 유지해 온 멕시코에서 더욱 큰 충격을 주고 있다. 멕시코에서는 부모와 자녀, 조부모가 가까이 살거나 여러 세대가 한집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오랫동안 익숙했다. 조부모는 손주를 돌보고 가정의 중요한 결정에 참여했으며, 자녀들은 나이 든 부모를 부양하는 것을 가족의 책임으로 받아들였다.


특히 가톨릭 문화와 원주민 공동체의 전통이 어우러진 멕시코에서는 노인을 단순한 부양 대상이 아니라 가족의 역사와 경험을 간직한 존재로 존중해 왔다. 오늘날에도 많은 가정에서 조부모가 자녀의 육아와 가사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그러나 도시화와 가족구조의 변화는 이러한 전통적인 돌봄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젊은 세대의 도시 이동과 해외 이주, 맞벌이 가구 증가, 저출산과 고령화가 겹치면서 가족이 노부모를 직접 돌보기 어려운 환경이 확대되고 있다. 경제적 사정으로 자녀와 떨어져 생활하거나, 가족이 있어도 실질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노인들이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과거에는 여러 세대가 한집에 모여 생활하면서 노인의 건강과 일상을 자연스럽게 살필 수 있었지만, 가족 구성원들이 서로 다른 도시와 국가에서 살아가는 오늘날에는 돌봄의 공백이 생기기 쉽다. 여기에 충분하지 않은 노후소득과 의료서비스 접근의 어려움까지 겹치면 노년의 빈곤과 고립은 더욱 심해진다.


멕시코 국가차별방지위원회(CONAPRED)가 발표한 2022년 전국차별조사에 따르면, 노인 10명 가운데 약 4명은 최근 5년 사이 정당한 권리를 부당하게 거부당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노인들이 가장 크게 호소한 문제 가운데 하나는 연금만으로 기본적인 생활비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점이었다.


토레온 이베로아메리카나대학교(Universidad Iberoamericana)의 사회학자 루이스 페르난도 알바레스 사발라(Luis Fernando Álvarez Zavala)는 노인 학대와 방치가 특정 가정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구조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지적했다. 병원에 데려가지 않거나 필요한 약을 챙겨주지 않는 행위, 노인의 동의 없이 재산을 처분하거나 거주지를 결정하는 일도 노인에 대한 폭력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노인병 전문의 루시아 델 마르(Lucía del Mar)는 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문제로 꼽았다.

기억력 저하와 우울감, 잦은 낙상 등을 단순히 나이가 들었기 때문이라고 여기면서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을 방치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노인을 어린아이처럼 대하거나 본인의 의사를 무시하는 태도 역시 존엄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멕시코 정부는 65세 이상 노인에게 지급하는 복지연금(Pensión para el Bienestar de las Personas Adultas Mayores)을 통해 노후소득을 지원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경제적 지원만으로 고독과 방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의료서비스와 방문 돌봄, 지역사회 보호체계를 확대하는 동시에 노인 스스로 자신의 삶을 결정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멕시코에서는 전문 요양시설과 노인 돌봄서비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가족이 직접 부모를 모셔야 한다는 전통적인 인식이 여전히 강해 시설 입소를 둘러싼 갈등도 존재한다. 돌봄을 가족의 의무로만 남겨둘 것인지, 국가와 지역사회가 함께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토레온에서 벌어진 일련의 죽음은 멕시코가 마주한 고령화의 현실을 보여준다.

가족을 중시하는 문화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통적인 가족관계만으로 모든 노인의 노후를 지탱하기는 어려워지고 있다.


가족의 사랑과 존경을 강조해 온 멕시코 사회에서 이제 중요한 것은 노인을 공경한다는 말보다 그들이 실제로 어떤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는지를 살피는 일이다. 누구의 보살핌도 받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는 노인이 더는 방치되지 않도록, 가족과 사회의 역할을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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