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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고통을 주지말라", 축구팬들 비 피하려고 실종자 가족 현수막 가져갔다


2026 FIFA 월드컵의 축제 분위기 속에서 멕시코 사회의 오랜 상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실종자 가족과 시민단체들이 거리 시위에 사용하던 현수막 수십 개가 축구팬들에 의해 우천 시 임시 비가림막으로 사용되면서 사라졌기 때문이다.

피해 단체들은 “단순한 천 조각이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을 찾기 위한 절박한 외침이었다”며 시민들의 이해와 존중을 호소했다.


현지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열린 월드컵 행사 기간 중 다수의 천 또는 플라스틱 재질 현수막이 없어졌다. 확인결과, 당시 갑작스럽게 내린 비를 피하려던 일부 관중들이 이를 가져가 몸을 덮거나 비를 막는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의 현수막에는 수년째 행방이 묘연한 실종자들의 사진과 이름, 수색을 촉구하는 문구가 담겨 있었다.


멕시코는 세계적으로도 실종자 문제가 심각한 국가 중 하나로 꼽힌다.

수많은 가족들이 정부의 수색만으로는 부족하다고 판단해 직접 시민 수색단체를 조직하고 거리 캠페인과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이 제작한 현수막은 단순한 홍보물이 아니라 실종된 자녀와 부모, 형제자매를 기억하고 시민들의 관심을 호소하기 위한 상징물이다.


피해를 입은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현수막을 가져간 사람들을 무조건 범죄자로 몰고 싶지는 않지만, 실종자 가족들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거나 희화화하는 행동과 온라인상의 비난성 발언은 멈춰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는 조롱성 게시물과 왜곡된 정보가 피해 가족들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월드컵 열기로 인해 실종자 문제가 잊혀서는 안 된다며, 멕시코 대표팀의 두 번째 경기가 열리는 날인 과달라하라에서 새로운 평화 시위를 개최할 계획도 밝혔다.


시위의 목적은 축제를 방해하려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가 멕시코를 주목하는 순간에 실종자 문제 역시 국제사회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멕시코 사회의 두 얼굴을 보여준다고 지적한다.

한편에서는 월드컵이라는 국제 스포츠 축제가 국민을 하나로 묶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수많은 가족이 여전히 실종된 사랑하는 이를 찾지 못한 채 고통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단체들은 정부와 사회가 실종자 문제 해결을 위한 수색과 진상 규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시민들에게도 거리에서 보이는 사진과 현수막 하나하나가 누군가의 절박한 희망이라는 사실을 기억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월드컵의 함성과 환호가 도시를 가득 메우는 가운데, 빗속에서 사라진 적지 않은수의 현수막은 멕시코가 아직 해결하지 못한 깊은 사회적 상처를 다시 한 번 드러내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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