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대의 나라에 내린 뜻밖의 눈…'부활절 폭설' 이 보여준 멕시코의 겨울 지형도
- 멕시코 한인신문
- 4월 1일
- 2분 분량

멕시코 태평양 연안의 대표적 휴양지로 알려진 나야리트에 세마나 산타(성주간)를 앞두고 눈이 내리면서 현지 사회가 놀라움에 휩싸였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눈은 나야리트 북동부 산악지대인 엘 나야르(El Nayarit) 자치구의 린다 비스타(Linda Vista) 일대에 내렸고, 우아히코리(Huajicori) 등 다른 고지대 자치구에서도 진눈깨비와 눈처럼 쌓인 우박 현상이 관측됐다. 일반적으로 해변과 열대성 기후 이미지가 강한 나야리트(Nayarit)에서 봄철 설경이 나타난 것은 매우 이례적이지만, 해발 2,000~2,500m에 이르는 시에라 마드레 옥시덴탈(Sierra Madre Occidental) 산악지형과 늦게 남하한 한랭 전선, 봄철 수분이 겹치면 충분히 가능한 현상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이번 나야리트의 눈은 “멕시코에는 눈이 거의 오지 않는다”는 외부의 통념이 얼마나 단순한지 다시 보여줬다. 멕시코는 전반적으로 온난하거나 건조한 지역이 많지만, 북서부와 북부 고산지대, 그리고 중부 고산 화산대에서는 해마다 눈이나 진눈깨비가 관측된다.
멕시코 기상당국과 재난 관련 공공 자료를 보면, 겨울철 강설 가능성이 가장 자주 언급되는 지역은 바하칼리포르니아, 소노라, 치와와, 두랑고의 산악지대이며, 경우에 따라 코아우일라·누에보레온·사카테카스·산루이스포토시까지 확대된다. 중부에서는 고산 화산 지대, 특히 피코 데 오리사바, 포포카테페틀, 이스타시우아틀, 네바도 데 톨루카가 대표적인 설경 지역으로 꼽힌다.
멕시코에서 눈이 가장 자주, 그리고 비교적 넓게 관측되는 곳을 꼽자면 사실상 치와와와 두랑고를 잇는 시에라 타라우마라를 포함한 시에라 마드레 옥시덴탈 권역이 첫손에 꼽힌다. 기상청 보도자료들은 겨울 폭풍이 들어올 때마다 치와와·두랑고·소노라·바하칼리포르니아 산악지대에 눈 또는 진눈깨비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고, 재난 관련 자료도 멕시코의 주요 강설 위험 지역으로 북서부와 북부 산악권을 강조한다. 같은 맥락에서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시에라 데 산 페드로 마르티르도 눈이 비교적 자주 쌓이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관광·천문 관측지로도 유명하다.
반면 중부 고원과 화산 지대의 눈은 “자주 내리는 생활형 눈”이라기보다는 고산 설경의 성격이 강하다. 네바도 데 톨루카와 이스타시우아틀, 포포카테페틀, 피코 데 오리사바 같은 산들은 고도가 매우 높아 계절에 따라 눈이 남거나 강설이 반복되지만, 이는 주거지 전반을 덮는 북부 지방의 겨울 폭풍과는 성격이 다르다. 다시 말해 멕시코의 설경은 크게 두 가지다. 북부 산악권의 겨울폭풍형 강설과, 중부 화산 고지대의 상시적 또는 반복적 고산 강설이다.

강설 시기를 보면, 멕시코에서 눈이 가장 흔한 시기는 대체로 12월부터 2월까지다. 이는 한랭 전선과 겨울폭풍이 북서부와 북부를 통과하는 계절과 맞물린다. 다만 3월 이후에도 늦은 한랭 전선이 유입되면 예외적인 강설이 가능하다. 실제로 2021년 4월 말에는 치와와와 두랑고 북서부 산악지대에 눈 또는 진눈깨비 가능성이 예보됐고, 2026년 1월 말에는 나야리트에서조차 이례적 강설과 우박성 적설이 관측됐다. 이번 3월 말 나야리트 강설도 바로 이런 ‘늦은 겨울 시스템’의 연장선에서 이해된다.
이번 나야리트 강설은 기후 변화와 곧바로 등치할 사안은 아니지만, 적어도 멕시코의 기상 인식에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멕시코의 겨울은 단순히 “북부가 춥고 남부가 덥다”는 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해발고도, 산맥 방향, 태평양과 북태평양 제트기류, 한랭 전선의 남하 시기, 계절 전환기 습도 조건이 맞물리면 전통적인 ‘눈의 지대’ 밖에서도 이례적 강설이 나타날 수 있다. 즉 멕시코의 눈은 위도보다 고도, 계절보다 기압계의 상호작용이 더 큰 변수가 되는 경우가 많다.
관광과 생활 측면에서 보면, 멕시코에서 눈을 가장 안정적으로 기대할 수 있는 곳은 크게 세 부류다.
첫째는 치와와·두랑고 중심의 시에라 타라우마라 및 시에라 마드레 옥시덴탈 산악지대다.
둘째는 바하칼리포르니아의 시에라 데 산 페드로 마르티르다.
셋째는 네바도 데 톨루카, 이스타시우아틀, 포포카테페틀, 피코 데 오리사바 같은 중부 고산 화산 지대다. 반대로 나야리트, 할리스코, 심지어 멕시코시티 인근 평지에서 보도되는 눈 소식은 대부분 “일상적 겨울”이 아니라 강한 한랭 유입이 빚어낸 이례 현상에 가깝다.
결국 이번 나야리트의 세마나 산타 눈은 ‘희귀한 풍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멕시코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기후의 나라라는 사실, 그리고 해변의 나라라는 이미지 뒤에 북부의 설원과 중부 화산의 눈, 그리고 때로는 서부 산악지대의 뜻밖의 봄눈까지 공존한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준 사건이다. 멕시코의 눈은 적지만 없는 것이 아니고, 드물지만 낯선 것도 아니다. 이번 나야리트의 하얀 산비탈은, 그 사실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한 장면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