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와 비효율에 발목 잡힌 도스 보카스 정유소… 생산량 44% 급감에 멕시코 에너지 정책 흔들
- 멕시코 한인신문
- 1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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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에너지 자립의 상징으로 내세운 도스 보카스 정유소(Refinería Olmeca de Dos Bocas)가 잇따른 기술적 문제와 운영 차질로 생산량이 급감하면서 국가 에너지 정책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이 다시 커지고 있다.
최근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도스 보카스 정유소의 생산량은 최근 한 달 사이 약 44% 감소했으며, 그 결과 멕시코의 휘발유 수입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타바스코(Tabasco)주 파라이소(Paraíso)에 위치한 도스 보카스 정유소는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전 대통령이 추진한 대표 국책사업 가운데 하나다.
총 투자비가 당초 계획을 크게 초과한 200억 달러 이상으로 추산되는 이 정유소는 멕시코가 원유 수출국에 머무르지 않고 석유제품 자급국으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로 추진됐다.
그러나 상업 가동 이후 기대했던 생산량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몇 달 동안 설비 고장과 예기치 않은 운전 중단, 일부 생산라인 정비 문제가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정유시설 가동률이 크게 떨어졌다. 특히 원유 정제 과정의 핵심 설비에서 발생한 문제로 인해 생산 차질이 확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제 및 에너지 전문가들은 현재 상황이 단순한 기술적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는 국내 정유소에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수출 물량 일부를 줄이고 있다. 하지만 정유소들이 계획대로 가동되지 못하면서 수출 감소에 따른 수익 손실과 정제 효율 저하가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멕시코는 최근 몇 년 동안 원유 수출을 줄이고 국내 정제 확대 전략을 추진해 왔다.
문제는 정유시설의 생산성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휘발유와 디젤 수입 의존도가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올해 4월 휘발유 수입량은 다시 증가세를 보였으며, 이는 도스 보카스를 포함한 국내 정유시설의 생산 부족을 반영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멕시코가 현재 두 가지 비용을 동시에 부담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나는 수출하지 못한 원유에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이고, 다른 하나는 비효율적인 정유시설 운영으로 인한 추가 비용이다. 원유를 해외 시장에 판매했을 경우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면서도, 정작 국내 정유소가 충분한 생산을 하지 못해 수입 연료를 구매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도스 보카스 정유소를 둘러싼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건설 단계부터 예산 초과와 일정 지연 문제가 제기됐으며, 전문가들은 멕시코의 기존 정유소들도 낮은 가동률과 노후화 문제를 안고 있는 상황에서 새로운 대형 정유소 건설이 최선의 선택이었는지 의문을 제기해 왔다.
반면 정부는 여전히 장기적 관점에서 성공적인 투자라고 주장한다.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정부는 초기 대형 정유시설의 경우 정상 가동까지 시간이 필요하며 향후 수년 안에 생산 안정화가 이루어질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국제 유가 변동과 지정학적 위험 속에서 국내 정제 능력 확대는 국가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반드시 필요한 전략이라고 강조한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점점 냉정해지고 있다. 국제 신용평가사와 투자은행들은 페멕스의 높은 부채와 낮은 수익성을 우려하고 있으며, 도스 보카스가 당초 약속했던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경우 재무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도스 보카스 정유소는 단순한 산업시설이 아니다. 그것은 지난 수년간 멕시코 정부가 추진해 온 에너지 주권(Energía Soberana) 정책의 상징이다. 따라서 현재의 생산 차질은 단순한 설비 문제가 아니라 멕시코 에너지 전략 전체의 성패를 가늠하는 시험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국가 이미지 제고에 힘쓰고 있는 멕시코 정부로서는 도스 보카스의 안정적인 가동이 더욱 중요해졌다. 그러나 생산량 44% 감소와 휘발유 수입 증가라는 현실은 에너지 자립이라는 목표가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몇 개월 동안 도스 보카스가 정상 가동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멕시코 에너지 정책의 가장 중요한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