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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멕시코에 '중국산 철강 관세장벽' 동참 압박

7월 28일
3분 분량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멕시코에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겨냥한 공동 관세장벽(barrera arancelaria común)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북미 이외 지역에서 수입되는 금속제품에 미국과 유사한 관세를 부과해 중국산 제품의 우회 진입을 차단하고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우대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은 멕시코에 무역확장법 232조(Sección 232)를 본뜬 관세체계를 도입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구체적인 관세율과 적용 대상 품목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미국은 2026년 말까지 멕시코와 기본 합의(acuerdo marco)를 체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미국의 제안을 USMCA(멕시코명 T-MEC) 개정 협상의 일부로 검토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국 무역대표부(Oficina del Representante Comercial de Estados Unidos·USTR)와 멕시코 경제부(Secretaría de Economía)는 협상이 비공개로 진행되고 있다는 이유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번 제안의 핵심은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가 중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사실상 동일한 외부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산 금속이 상대적으로 관세가 낮은 멕시코를 거쳐 북미시장에 들어온 뒤 멕시코산으로 둔갑하거나, 간단한 가공만 거쳐 USMCA의 관세 혜택을 받는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 국가에서 수입되는 기본 철강과 알루미늄에 50%의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철강과 알루미늄이 사용된 일부 파생제품(productos derivados)에는 25%의 관세를 적용하며, 특정 산업기계에는 이보다 낮은 세율을 부과한다.


반면 멕시코는 금속제품의 종류와 원산지에 따라 서로 다른 관세를 적용한다.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하지 않은 국가의 철강에는 최고 25%의 관세가 부과되며, 일부 품목에는 별도의 반덤핑관세(cuotas antidumping)가 적용된다. 미국보다 세율이 낮고 적용 범위도 좁아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우회통로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측 주장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공동 관세가 도입되면 미국·멕시코·캐나다에서 생산된 철강과 알루미늄은 계속 우대하고 중국을 비롯한 역외 국가 제품에만 높은 장벽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미 내부의 생산과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중국의 과잉생산 제품이 낮은 가격으로 유입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전략이다.


멕시코는 이미 올해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되지 않은 국가에서 들어오는 약 1천500개 품목에 새로운 관세를 도입했다. 이 조치는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 철강, 알루미늄, 섬유, 플라스틱 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셰인바움 정부는 USMCA 협상을 진전시키기 위해 중국산 철강 구매량을 대폭 줄이는 방안도 미국 측에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철강업계는 관세율뿐 아니라 적용 국가와 품목의 범위까지 미국과 동일하게 맞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철강이 북미에서 단순히 압연되거나 최종 가공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용광로에서 녹이고 주조하는 단계부터 북미에서 이뤄져야 한다는 ‘북미 내 용해·주조 원칙’(regla de fundido y colado)을 요구하고 있다.


이 기준이 적용되면 중국에서 반제품 형태로 들여온 철강을 멕시코 공장에서 압연하거나 표면 처리한 뒤 멕시코산으로 수출하는 방식으로는 관세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자동차 제조업체가 의무적으로 사용해야 하는 북미산 철강 비율을 현행 70%에서 85%로 높이는 방안도 미국 철강업계의 요구사항에 포함됐다.


미국과 멕시코는 최근 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에서 제이미슨 그리어(Jamieson Greer) 미국 무역대표와 마르셀로 에브라르드(Marcelo Ebrard) 멕시코 경제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세 번째 양자협상을 진행했다. 회의에서는 철강과 알루미늄뿐 아니라 자동차 원산지 규정(reglas de origen), 경제안보, 노동, 농업 문제가 논의됐다. 양국은 오는 9월 워싱턴(Washington)에서 후속 협상을 진행할 예정이다.


미국은 USMCA 회원국이 아닌 국가가 북미 자유무역체제의 혜택만 누리는 ‘무임승차’(aprovechamiento indebido)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국 기업이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설립하거나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에서 조립한 뒤 미국으로 수출하는 구조를 차단하는 것이 이번 협상의 주요 목표다.


멕시코 입장에서는 중국산 저가 철강으로 어려움을 겪어온 국내 제철업체를 보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중국산 원자재를 사용하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건설자재, 기계 제조업체에는 생산비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세 인상분이 제품가격에 반영되면 건설비와 자동차 가격 등 소비자 부담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멕시코는 공동 관세 수용의 대가로 미국이 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적용하는 고율 관세를 철회하거나 낮춰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멕시코산 제품까지 미국의 232조 관세 대상에 포함된 상황에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장벽만 높이면 멕시코가 일방적으로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는 결과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공동 관세가 현실화하면 USMCA는 단순한 자유무역협정을 넘어 중국을 배제한 북미 경제블록으로 성격이 바뀔 가능성이 크다. 멕시코가 미국과의 시장 접근권을 지키기 위해 중국산 제품과 투자에 대한 제한을 어디까지 받아들일지가 향후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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