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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입시부정으로 발칵 뒤집힌 UNAM대, "인공지능으로 문제 풀었다"

멕시코국립자치대학교(UNAM)가 1억 페소가 넘는 비용을 들여 인공지능 기반 온라인 입학시험 감독 시스템을 도입했지만 부정행위 의혹과 비정상적인 고득점자가 속출하면서 개교 이래 심각한 입시 신뢰도 위기에 직면했다. 대학 측은 2026∼2027학년도 학부 신입생의 서류 제출과 등록 절차를 잠정 중단하고 전체 시험 과정과 합격 결과를 재검토하고 있다.

UNAM은 지난 3월23일 교육기술업체 테리토리움 라이프(Territorium Life)와 온라인 입학시험 감독 소프트웨어 제공 계약을 체결했다. 국가투명성플랫폼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계약 상한액은 1억175만7천810페소이며,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 방식으로 체결됐다.


계약 대상에는 5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되는 고등학교와 학부 과정의 입학시험과 학교제·개방형·원격교육 과정에 대한 온라인 평가가 포함됐다. 이 가운데 학부 지원자 15만8천여 명의 시험 시행에 배정된 금액은 약 4천187만 페소로 알려졌다.


계약서와 기술 부속문서에는 부정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 20개의 보안장치가 명시됐다.

지원자의 얼굴과 음성을 인식해 신원을 확인하고, 시험 시간 동안 카메라와 마이크를 통해 응시자를 실시간으로 감시하며, 다른 프로그램과 외부 저장장치, 복사 기능 및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차단하도록 했다. 시험 문제은행을 안전하게 보관하고 문제와 정답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책임도 업체에 부여됐다.


인공지능 시스템은 지원자의 시선과 움직임, 주변 음성, 화면 이탈 등 비정상적인 행동을 감지해 경고를 발생시키고, 74명의 감독관이 이러한 경고를 확인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실제 시험에서는 일부 지원자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거나 별도의 전자기기와 인공지능을 사용하고도 적발되지 않았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문제를 풀었다는 내용과 대리시험 및 실시간 답안 제공을 제안하는 광고까지 확산했다.


일부 조직은 지원자들에게 문제 자료나 예상 답안을 제공하고 시험 도중 외부에서 도움을 주거나 응시자를 대신해 시험을 치러주겠다며 최대 4천 페소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단순한 개인 부정행위를 넘어 온라인 시험의 보안 취약점을 이용한 조직적인 입시 부정이 있었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의혹은 지난 17일 발표된 학부 입학시험 결과에서 예년과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평균 점수와 합격선이 상승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했다. 의대 지원자의 평균 정답 수는 과거 120문제 가운데 59∼62개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78개로 크게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의대 합격선도 지난해 114개에서 올해 117개로 상승했다.


다른 인기 학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건축학과 합격선은 지난해 96개에서 올해 108개, 법학과는 89개에서 105개, 경영학과는 90개에서 108개, 심리학과는 107개에서 112개, 컴퓨터공학과는 101개에서 109개로 올랐다. 합격선은 대학이 미리 정하는 점수가 아니라 모집인원을 채운 마지막 합격자의 성적이기 때문에, 이 같은 상승은 올해 응시자들의 전체 점수 분포가 이전과 크게 달라졌다는 의미다.


만점자 증가도 논란을 키웠다. 공개된 자료와 외부 분석에 따르면 올해 전체 시험에서 120문제를 모두 맞힌 지원자가 14명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대에서는 지난해 2명이었던 만점자가 올해 9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러한 점수 상승과 만점자 증가는 통계적으로 이례적인 현상일 뿐, 그 자체만으로 부정행위를 입증하는 증거는 아니라는 신중한 지적도 나온다.


UNAM은 시험 진행 과정에서 규정을 위반한 응시자 약 3천 명의 시험을 취소하거나 차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보안 시스템에 탐지되지 않은 부정행위가 더 있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정상적으로 시험을 치른 지원자들까지 피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이 커졌다. 고득점자가 급증하면서 합격선이 올라가 정당하게 시험을 준비한 일부 지원자가 탈락했을 수 있다는 주장도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확산되자, 레오나르도 로멜리 바네가스 UNAM 총장은 전문가들로 구성된 기술위원회를 설치하고 시험 시행 과정과 점수 분포, 합격자 선정, 감독 시스템의 작동 여부를 전면 조사하도록 지시했다. 대학은 당초 7월27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던 학부 신입생의 서류 제출과 등록을 잠정 중단했으며, 기술위원회가 결론과 권고안을 제시한 뒤 입학 절차의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새 학기는 8월10일 시작할 예정이어서 조사 지연에 따른 학사 일정 차질도 우려된다.


테리토리움 라이프(Territorium Life)는 시험 플랫폼이 계약에 따라 정상적으로 작동했다는 입장이지만, UNAM은 감시·통제 시스템의 결함이나 시험 문제 유출 책임이 확인될 경우 계약 위반에 따른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 학부 시험과 관련한 계약금액을 기준으로 산정하면 업체가 부담할 수 있는 위약금은 약 418만 페소에 이른다. 부정행위나 문제 유출에 업체의 책임이 있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민·형사상 조치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사태는 비용 절감과 응시 편의를 이유로 처음 전면 도입한 온라인 입학시험이 오히려 공정성과 투명성 논란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UNAM에 상당한 부담이 되고 있다. 대학이 기존 합격 결과를 그대로 인정할지, 의심 사례만 선별해 재검증할지, 일부 또는 전체 지원자에게 시험을 다시 치르게 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지원자와 학부모들은 입학 결과의 투명한 공개와 대면시험 복원을 요구하고 있으며, UNAM이 조사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멕시코 최고 국립대학의 입시 공정성에 대한 불신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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