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비를 오게 하겠다"…그러나 하늘엔 구름이 없다


멕시코 라구네라 지역, 가뭄 해소 위해 ‘구름 폭격’ 추진 논란


멕시코 북부 코아우일라주와 두랑고주 경계에 위치한 코마르카 라구네라(Comarca Lagunera) 지역이 극심한 가뭄에 시달리자, 당국이 이른바 ‘구름 폭격’(cloud seeding·인공강우 유도) 재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전문가들은 “가뭄 지역일수록 구름이 부족한데, 구름이 있어야만 작동하는 기술을 가뭄 대책으로 쓰는 것은 근본적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번 논란은 라구네라 지역 농업계와 지방정부가 수자원 부족 해결책으로 인공강우를 요구하면서 본격화됐다. 해당 지역은 멕시코 북부 대표 농축산 지대이지만 최근 수년간 강수량 감소와 저수지 수위 하락, 지하수 고갈이 겹치며 생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특히 나사스강 유역의 주요 댐 저수율 하락이 심각한 문제로 지적된다.


구름이 있어야 가능한 기술…“가뭄 지역엔 가장 부족한 요소”

인공강우는 항공기나 지상 장비를 이용해 요오드화은(silver iodide) 등의 입자를 구름에 살포, 응결핵 형성을 촉진해 비 또는 눈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핵심 전제 조건은 이미 충분한 수분을 머금은 구름이 존재해야 한다는 점이다.

멕시코 현지 환경전문가 셀소 마누엘 발렌시아는 밀레니오 인터뷰에서 “기술 자체가 작동하려면 먼저 구름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가뭄 지역은 바로 그 구름이 가장 부족한 곳”이라고 지적했다. 즉, 비를 ‘만드는’ 기술이 아니라, 비가 올 가능성이 있는 구름을 ‘도와주는’ 기술에 가깝다는 의미다.


수천만 페소 투입 검토…성공 보장은 없어

코나과(CONAGUA·멕시코 국가수자원위원회)는 라구네라 지역 상공에서 인공강우 시행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현지 언론은 사업비가 2,500만~3,000만 페소(약 18억~22억 원) 수준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관계자들조차 “비가 온다는 보장은 없다”고 인정하고 있다.

앞서 멕시코 연방정부는 2020년 이후 북부 여러 주에서 비슷한 프로그램을 진행했으며, 정부 자료상 총 1억5,580만 페소 이상이 투입됐다. 일부 보고서에서는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독립적인 과학 검증은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이 이어진다.


“자연 강우인지 인공 효과인지 구분 어렵다”

전문가들이 가장 문제 삼는 대목은 성과 측정의 어려움이다. 비가 내렸더라도 그것이 자연 기상 변화 때문인지, 인공강우 때문인지 구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동일한 기상 조건에서 대조군 실험을 반복하기도 쉽지 않아 객관적 검증이 제한된다. 세계기상기구(WMO) 등 국제기구들도 인공강우 기술이 일부 조건에서 도움이 될 수는 있으나, 지형·풍속·습도·구름 종류 등 복합 조건에 크게 좌우된다고 평가한다. 즉 '만능 해법'은 아니라는 뜻이다.


진짜 해법은 물 관리 개혁

현지 연구자들은 라구네라의 위기가 단순히 비가 적어서만은 아니라고 본다. 장기간 이어진 과잉 지하수 사용, 비효율적 관개 방식, 물 집약적 작물 재배, 도시 성장 등이 복합적으로 누적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시적 인공강우보다는 노후 관개시설 현대화, 누수 방지 및 저수 능력 확대, 지하수 사용 규제 강화, 물 소비 많은 작물 구조 조정, 도시 재이용수 확대, 빗물 저장 시스템 구축같은 구조 개혁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많다.


‘희망의 기술’인가, 보여주기식 정책인가

라구네라 주민과 농민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이든 비가 절실하다. 그러나 과학계에서는 “구름 없는 하늘에 세금을 쏟아붓는 상징정책이 되어선 안 된다”는 경고가 나온다.

멕시코 북부의 물 위기는 단순한 기상 문제가 아니라 기후변화와 수자원 정책 실패가 겹친 구조적 결함이라는 점에서, 인공강우만으로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하늘에 구름이 없는 상황에서, 정부가 먼저 만들어야 할 것은 비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물 관리 시스템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이때문이다.




Facebook 공유하기

멕시코 한인신문사 | TEL : 5522.5026 / 5789.2967 | E-mail : haninsinmun@gmail.com

Copyright © HANINSINMUN S.A DE C.V.  All Rights Reserved.

※ 자료가 필요하신 분들은 한인신문사에 공식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복제 및 전재, 도용하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