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교 참사 14개월 만에 대양으로…멕시코 해군 훈련함 '콰우테목' 항해 재개
- 멕시코 한인신문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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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브루클린교와 충돌해 승조원 2명이 숨졌던 멕시코 해군 훈련함 ARM 콰우테목(ARM Cuauhtémoc·BE-01)이 사고 발생 14개월 만에 다시 국제 훈련 항해에 나섰다.
멕시코 해군을 상징하는 이 범선은 7월 15일 게레로주 아카풀코항을 출발해 미국과 캐나다의 5개 항구를 순회하는 ‘북태평양 2026 훈련항해(Crucero de Instrucción Pacífico Norte 2026)’를 시작했다. 이번 항해는 2025년 5월 뉴욕에서 발생한 참사 이후 콰우테목호가 수행하는 첫 정규 국제 훈련 임무라는 점에서 멕시코 해군의 명예 회복과 안전성 검증이라는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
콰우테목호는 약 3개월 동안 하와이 호놀룰루, 알래스카 수어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빅토리아를 거쳐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에 기항한 뒤 오는 10월 15일 아카풀코로 돌아올 예정이다. 멕시코 언론은 항해 기간을 92일로 보도했으며, 일부 해군 전문 매체는 항해와 준비 일정을 포함해 96일로 설명했다. 각 항구에서는 해군 교류와 친선 행사가 열리고, 선박 일부가 일반에 공개될 가능성도 있다.
이번 항해에는 멕시코 해군사관학교(Heroica Escuela Naval Militar)를 졸업한 해군 소위후보생 144명이 참가한다. 이 가운데 남성은 99명, 여성은 45명이다. 이들은 장거리 항해와 돛 운용, 천문·전자항법, 기관 관리, 비상대응, 지휘통솔 훈련을 마친 뒤 정식 해군 장교로서 필요한 마지막 실무교육을 이수하게 된다. 전체 승선 인원은 장교와 교관, 승조원 등을 포함해 300명을 넘는 것으로 보도됐으며, 함장은 호세 디아스 카스티요(José Díaz Castillo) 대령이 맡았다.
레이문도 페드로 모랄레스 앙헬레스(Raymundo Pedro Morales Ángeles) 멕시코 해군장관은 출항식에서 생도들에게 각 기항지에서 멕시코를 품위 있게 대표하고 평화의 메시지를 전해달라고 당부했다. 해군은 콰우테목호가 단순한 훈련선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해상 외교 플랫폼이라고 강조한다. ‘바다의 기사이자 멕시코의 대사(Embajador y Caballero de los Mares)’로 불리는 이 선박은 해외 항구에서 문화행사와 해군 교류를 수행하며 멕시코의 외교적 존재감을 보여주는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 출항에는 14개월 전 뉴욕에서 벌어진 참사의 기억이 짙게 드리워져 있다. 콰우테목호는 2025년 5월 17일 저녁 뉴욕 맨해튼의 피어 17을 출발해 아이슬란드로 향하려던 중 후진 상태로 이스트강을 이동하다 브루클린교 하부와 충돌했다.
높이 약 50m에 이르는 세 개의 돛대가 다리 구조물에 잇달아 부딪혀 부러졌고, 당시 돛대와 가로대 위에서 출항 의식을 수행하던 생도와 승조원들이 추락하거나 안전줄에 매달렸다. 사고로 멕시코 해군 관계자 2명이 숨지고 약 20명이 부상했다.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공개한 초기 시간표에 따르면, 콰우테목호는 오후 8시 20분께 예인선의 지원을 받아 부두에서 후진으로 빠져나왔다. 처음에는 저속으로 움직였지만 예인선과 분리된 뒤 후진 속도가 빨라졌고, 추가 예인선 지원을 요청하는 무선 교신이 이뤄진 지 불과 45초 만에 브루클린교에 충돌했다.
사고 당시 속도는 약 6노트, 시속으로는 약 11㎞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선박은 충돌 후에도 다리 아래를 지나 계속 이동한 뒤 강변 시설과 접촉하고서야 멈췄다.
사고 직후에는 주기관이나 조종계통의 이상, 항만 도선사의 판단, 예인선 지원 방식, 조류와 출항 절차 등이 원인으로 거론됐다. NTSB는 선박 기관과 제어장치, 항해기록, 무선 교신, 항만 도선사와 예인선의 역할을 종합적으로 조사했다. 다만 초기 조사 단계에서는 기계적 고장 여부를 단정하지 않았으며, 사고 원인을 섣불리 결론 내리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고 당시 콰우테목호에는 277명이 타고 있었다. 부러진 돛대 위에서 생도들이 매달려 있는 영상이 전 세계로 확산하면서 멕시코 해군의 안전관리와 출항 의식 자체가 적절했는지를 둘러싼 비판도 제기됐다. 브루클린교는 심각한 구조적 피해를 입지 않았지만, 멕시코 해군은 두 명의 인명을 잃었고 국제 순항 계획도 즉시 중단해야 했다.
크게 파손된 콰우테목호는 뉴욕에 남아 돛대와 항해설비, 선체에 대한 수리를 받았다. 멕시코 해군은 기술검사와 시운전, 항해시험을 거쳐 선박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사고 약 5개월 뒤인 2025년 10월 뉴욕을 떠나 멕시코로 귀환시켰다. 당시 150여 명의 해군 생도가 뉴욕에서 새로 승선해 귀환 항해를 교육 과정으로 수행했다. 해군은 수리 후 각종 기술·항해시험을 통과했으며 운항에 적합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이번 북태평양 항해를 앞두고 해군은 안전훈련을 강화했다고 밝혔다. 승조원과 생도들은 화재 진압, 해상 추락자 구조, 응급의료, 선박 포기, 기관 이상과 각종 비상상황에 대응하는 반복 훈련을 실시했다. 또한 실제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모든 승조원이 지정된 위치로 이동하는 ‘사파란초(zafarrancho)’ 훈련을 정기적으로 수행했다. 해군 관계자는 승선자의 안전교육이 출항 직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승조 기간 전체에 걸쳐 계속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982년 스페인 빌바오에서 건조된 콰우테목호는 길이 약 90.5m, 배수량 약 1,800톤의 3마스트 범선이다. 총 23개의 돛을 펼치면 돛 면적은 2,368㎡에 달하며, 보조기관을 사용할 경우 최고 약 11노트의 속력을 낼 수 있다. 전통적인 범선 항해술과 현대식 항법을 함께 교육하는 해군 훈련함으로, 취역 이후 세계 각국을 방문하며 멕시코 해군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콰우테목호의 재출항은 단순한 운항 재개 이상으로 평가된다. 멕시코 해군에는 대형 인명사고를 겪은 뒤 훈련체계와 안전 절차를 얼마나 실질적으로 개선했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항해이며, 생도들에게는 희생자들의 기억을 안고 임무를 수행해야 하는 시험대다. 특히 이번 노선이 다시 미국 영해와 항구를 포함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는 선박의 운항 안전과 입출항 절차를 더욱 주의 깊게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콰우테목호는 이번에는 뉴욕과 브루클린교로 향하지 않는다. 그러나 호놀룰루와 알래스카, 샌프란시스코와 샌디에이고에 멕시코 국기를 달고 입항하는 순간마다 2025년 사고는 함께 소환될 수밖에 없다. 14개월 전 두 생명을 앗아간 비극을 넘어 ‘바다의 기사’라는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3개월 동안 이어질 북태평양 항해의 안전한 완수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