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생충 감염 확산에 멕시코 정부, 자국민 '여행주의보' 발령
- 멕시코 한인신문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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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장내 기생충인 사이클로스포라(Cyclospora cayetanensis) 감염이 급속히 확산되자 멕시코 정부가 미국을 방문하는 자국민에게 이례적인 여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일반적으로 미국이 멕시코에 여행경보를 내리는 경우는 많지만, 이번에는 반대로 멕시코 보건당국이 미국 내 감염병 확산을 이유로 국민들에게 예방수칙을 공지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멕시코 국가역학감시시스템(SINAVE)은 미국에서 다주(多州) 규모의 사이클로스포라증(Cyclosporiasis) 집단감염이 진행되고 있다며 미국 여행 예정자들에게 식품과 식수 위생수칙을 철저히 준수할 것을 권고했다. 당국은 출국 전 방문 지역의 의료기관 위치를 미리 확인하고, 여행 중에는 오염 가능성이 있는 음식과 물 섭취를 최대한 피할 것을 당부했다.
사이클로스포라증은 Cyclospora cayetanensis라는 미세 기생충이 일으키는 장 감염 질환이다.
사람의 분변으로 오염된 물이나 신선 농산물을 섭취할 경우 감염될 수 있으며, 사람 간 직접 전파는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감염 후에는 보통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심한 수양성 설사, 복통, 메스꺼움, 복부 팽만감, 식욕부진, 체중 감소, 피로감 등이 나타난다. 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으면 증상이 수주에서 한 달 이상 반복될 수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따르면 지난 5월 1일 이후 미국 34개 주에서 최소 1,645명의 확진자가 보고됐으며, 추가로 5,100건 이상의 의심 사례가 조사 중이다. 현재까지 확인된 환자의 약 9%가 입원 치료를 받았지만 사망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49명과 비교해 수배 이상 증가한 수치로, 최근 수년 사이 가장 큰 규모의 유행으로 평가된다.
가장 큰 집단감염은 미시간주를 중심으로 발생했다. 미시간에서는 수천 건의 환자가 보고됐으며 오하이오, 켄터키, 웨스트버지니아 등에서도 환자가 급증했다. 이 밖에도 뉴욕, 일리노이, 뉴저지, 노스캐롤라이나, 텍사스 등 여러 주에서 예년보다 많은 환자가 발생해 CDC와 각 주 보건당국이 공동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감염원은 완전히 특정되지 않았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CDC는 일부 집단감염이 잘게 썬 양상추(shredded iceberg lettuce) 와 연관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공급망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해당 양상추가 일부 타코벨(Taco Bell) 매장에 공급된 제품과 관련됐다고 보도했지만, 수사기관은 아직 특정 생산업체나 공급업체를 공식적으로 확정하지 않았다. 당국은 과거에도 실란트로, 바질, 라즈베리, 완두콩, 파 등 신선 농산물이 감염원으로 확인된 사례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보건당국은 미국을 방문하는 국민들에게 생채소와 샐러드류 섭취에 각별히 주의하고, 과일과 채소는 충분히 세척한 뒤 먹으며, 안전성이 확인되지 않은 물이나 얼음은 피할 것을 권고했다.
또한 여행 후 2주 이내 심한 설사나 복통이 나타날 경우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 최근 미국 방문 사실을 알리고 사이클로스포라 감염 가능성을 의료진에게 설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사 증상이 있는 동안에는 다른 사람을 위해 음식을 조리하지 말 것도 당부했다.
CDC 역시 의료진에게 일반적인 대변 기생충 검사만으로는 사이클로스포라가 검출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의심 환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진단검사를 의뢰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치료는 일반적으로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TMP-SMX) 항생제를 7~10일간 투여하는 방식이 사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여름철 미국에서 반복되는 식품매개 감염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로 발전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사이클로스포라 감염은 미국에서 매년 5월부터 8월 사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지만, 올해는 환자 수가 예년을 크게 웃돌고 있어 감염원 규명과 식품 유통망 조사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