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인 내 집 마련 최대 장벽은 '계약금'…집값 상승에 초기 자금 마련 갈수록 어려워

멕시코에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가구들이 주택담보대출 자체보다 초기 계약금(enganche)을 마련하는 데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집값과 생활비가 지속적으로 상승한 반면 가계의 저축 여력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일정한 소득과 대출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조차 주택 구매의 첫 단계에서 막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멕시코에서 은행을 통해 주택을 구입할 경우 금융기관과 신청자의 신용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주택가격의 약 10~20% 이상을 계약금으로 준비해야 한다. 여기에 공증과 등기, 감정평가, 세금 및 각종 수수료 등 주택가격 외에 별도로 부담해야 하는 비용도 발생한다. 따라서 실제 주택 구매에 필요한 현금은 계약금만 계산했을 때보다 훨씬 많아진다.
예를 들어 200만 페소짜리 주택을 구입하면서 20%를 계약금으로 지급한다면 40만 페소의 현금이 필요하다. 300만 페소 주택이라면 60만 페소다. 여기에 취득과 관련한 부대비용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평범한 근로자가 월급의 일부를 저축해 이 정도의 초기 자금을 만드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문제는 저축하는 동안 주택가격도 함께 오른다는 것이다. 어렵게 목표했던 계약금을 모았을 때는 원하는 지역의 주택가격이 이미 상승해 필요한 계약금 규모가 다시 커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결국 소득 증가율과 저축 속도가 주택가격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 내 집 마련 시점은 계속 뒤로 밀리게 된다.
특히 멕시코시티와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등 대도시에서는 직장과 교통, 학교 등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지역의 주택가격이 높아 중산층에게도 부담이 크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을 찾으면 도시 외곽으로 이동해야 하고, 그 경우 장거리 출퇴근과 교통비 증가라는 또 다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멕시코 정부도 이러한 주택 접근성 문제를 구조적인 과제로 보고 있다. 정부의 주택 관련 정책자료에 따르면 주택 건설비 상승과 토지가격, 금융 접근성 등의 문제가 겹치면서 적절한 가격대의 주택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수요가 존재하는 지역과 실제 공급되는 주택의 위치 및 가격 사이의 불일치도 문제로 지적된다.
주택 공급 자체가 감소한 것도 부담을 키우고 있다. 정부 자료에 따르면 멕시코의 주택 생산은 2010년부터 2023년 사이 62% 이상 감소했다. 건축자재와 인건비, 장비 임대료 및 토지가격 상승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급 감소는 결국 주택가격과 구매자의 부담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금융기관은 신청자의 소득과 신용기록, 기존 부채, 고용 안정성 등을 심사하고 주택가격 전액이 아닌 일정 비율만 대출한다. 결국 구매자는 은행이 대출하지 않는 부분을 자신의 자금으로 채워야 한다.
여기에 높은 대출금리까지 겹치면 계약금을 적게 내고 대출금액을 늘리는 것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초기 부담은 줄어들지만 대출 원금이 커지면서 매월 상환액과 전체 이자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주택 구매자는 역설적인 상황에 놓인다.
계약금을 많이 준비하면 대출 부담은 줄지만 집을 사기까지 더 오랜 기간 저축해야 하고, 계약금을 적게 준비하면 당장 주택을 살 가능성은 높아지지만 이후 장기간 높은 월 상환액을 부담해야 한다.
Infonavit이나 Fovissste와 같은 공공 주택금융제도가 존재하지만 모든 사람이 원하는 지역과 가격대의 주택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 Fovissste 관련 정부 분석에서도 주택 구매 수요와 적절한 주택 공급 사이에 상당한 격차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에서는 대출을 받을 자격이 있어도 해당 금액으로 구입할 적절한 주택이 부족한 상황이다.
결국 멕시코의 주택 문제는 단순히 “은행이 돈을 빌려주느냐”의 문제가 아니다.
집값, 소득, 저축 능력, 계약금, 금리와 주택 공급이 동시에 얽혀 있는 구조적인 문제다.
특히 젊은 세대와 생애 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계약금은 가장 높은 첫 번째 장벽이 되고 있다.
월 상환금을 감당할 정도의 소득이 있더라도 수십만 페소의 현금을 먼저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주택 구입을 준비할 때 매월 갚을 수 있는 대출금만 계산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택가격의 일정 비율에 해당하는 계약금과 거래 부대비용까지 포함해 초기 자금 계획을 세워야 실제 구매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결국 멕시코에서 ‘내 집 마련’의 관건은 대출 승인 이전에 시작된다. 주택가격 상승 속에서 계약금으로 사용할 목돈을 얼마나 빨리 확보할 수 있느냐가 주택 소유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