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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해안선 가장 길고 사람은 가장 드문 곳…숫자로 본 바하칼리포르니아 수르


멕시코 북서부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Baja California Sur)는 숫자로 보면 멕시코에서 가장 독특한 주 가운데 하나다. 태평양과 코르테스해(Sea of Cortés)를 양쪽에 끼고 있는 이 주의 해안선은 2,131㎞로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가장 길다. 멕시코 전체 해안선의 무려 22.8%가 이 한 주에 몰려 있으며, 두 번째로 긴 이웃 바하칼리포르니아보다도 약 42% 길다.

그러나 땅과 바다가 넓은 것과 달리 사람은 놀라울 정도로 적다. 2020년 인구조사 이후 증가분을 감안해도 전체 인구가 아직 100만명에 미치지 못하며, 멕시코에서는 콜리마 다음으로 인구가 적다. 평균 인구밀도는 ㎢당 약 12명으로 전국 최저 수준이다. 서울이나 멕시코시티와는 비교 자체가 어려울 정도로 광활한 지역에 주민들이 흩어져 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극단적인 모습은 주 안에서도 나타난다. 물레헤(Mulegé)는 면적이 약 3만3천㎢로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큰 기초자치단체(municipio)지만 인구밀도는 ㎢당 고작 2명 정도다. 가장 큰 도시인 산타 로살리아(Santa Rosalía)의 인구도 1만4천명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반면 관광산업이 집중된 남쪽은 전혀 다른 세상이다. 주도 라파스(La Paz)는 약 25만명, 카보 산 루카스(Cabo San Lucas)는 약 20만3천명으로 성장했다. 특히 카보 산 루카스는 2010~2020년 사이 인구가 거의 3배로 늘어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가 됐다. 현재 라파스·카보 산 루카스·산호세 델 카보 등 3개 도시가 주 전체 인구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한다.


이 같은 인구 집중을 만들어낸 가장 큰 원동력은 관광이다.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에서는 관광산업이 주 GDP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멕시코 전체에서 관광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과 비교하면 압도적으로 높다. 1950년대부터 라파스와 로스 카보스(Los Cabos)가 휴양지로 개발되기 시작했고, 1970년대 이후 정부 관광개발기금(Fonatur)이 로스 카보스 개발을 지원하면서 국제적인 휴양지로 급성장했다.


지난해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를 찾은 관광객은 약 452만3천명이었다. 이 가운데 로스 카보스가 약 377만명으로 전체의 83%, 라파스가 57만5천여 명을 차지했다. 두 지역을 합치면 주 관광객의 약 96%가 집중된다. 반대로 코몬두(Comondú), 로레토(Loreto), 물레헤 등 나머지 3개 지역을 찾은 관광객은 모두 합쳐도 4%에 불과하다.


호텔 숫자에서도 이러한 격차가 그대로 드러난다. 2025년 기준 주 전체에는 508개 호텔, 2만9,245개 객실이 있었는데 로스 카보스가 호텔 수로는 37%에 불과하면서도 객실은 2만2,254개, 전체의 76%를 보유하고 있다. 물레헤의 숙박시설이 평균 약 15개 객실을 가진 것과 달리 로스 카보스의 호텔은 평균 100개 이상의 객실을 갖춘 대형 리조트 중심이다. 2025년 말 로스 카보스의 평균 객실료는 1박 440달러 이상으로 집계됐다.


관광산업의 급성장은 주민 구성까지 바꾸고 있다. 현재 주민 10명 가운데 약 4명은 다른 주에서 이주해온 사람들로 추산된다. 게레로, 시날로아, 멕시코시티, 오아하카, 베라크루스, 할리스코 등에서 호텔·식당·건설·관광업의 일자리를 찾아 이동한 인구가 상당하다.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는 역사적으로도 젊은 주다. 1974년에야 정식 주가 됐으며, 당시에는 코몬두·라파스·물레헤 3개 municipio뿐이었다. 로스 카보스는 1981년, 로레토는 1992년에 각각 별도의 municipio로 자리 잡으면서 현재의 5개 행정구역 체제가 형성됐다.


앞으로 가장 주목되는 곳은 카보 산 루카스다. 현재 성장 속도가 이어지면 주도 라파스를 제치고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최대 도시가 될 가능성이 높다. 급격한 인구 증가에 비해 도로·상하수도·주택 등 기반시설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문제가 커지면서 카보 산 루카스를 로스 카보스에서 분리해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의 여섯 번째 municipio로 만들자는 움직임까지 나오고 있다. 다만 실현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결국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는 멕시코 해안선의 22.8%를 가진 땅에 100만명도 살지 않으면서, 연간 450만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는 곳이다. 광대한 사막과 세계적인 해양생태계, 그리고 로스 카보스의 초호화 관광산업이 공존하는 이러한 극단적인 숫자들이 오늘날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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