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를 보라색으로 물들이는 봄의 상징 'Jacaranda'…도시 곳곳에서 장관
- 멕시코 한인신문
- 4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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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봄이 시작될 무렵이면 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는 거대한 보라색 꽃으로 뒤덮인다.
도시 곳곳의 가로수와 공원에 심어진 하카란다(Jacaranda) 나무가 일제히 꽃을 피우면서 수도 전체가 보랏빛으로 물드는 장관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멕시코시티 주민들에게 봄의 시작을 알리는 대표적인 자연 풍경이자 관광객들에게도 가장 인상적인 도시 풍경 중 하나로 꼽힌다.
하카란다의 개화 시기는 보통 2월부터 4월 사이이며, 특히 3월과 4월에 절정을 이룬다. 이 시기에는 거리와 공원, 대로가 보라색 꽃으로 덮이며 바닥에도 꽃잎이 카펫처럼 깔려 독특한 도시 풍경을 만들어낸다.
최근에는 기온 상승과 기후 변화로 인해 개화 시기가 조금씩 앞당겨지는 현상도 관측되고 있다.
일부 해에는 1월 말이나 2월 초부터 꽃이 피기 시작해 과학자들이 기후 변화와의 연관성을 연구하기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하카란다가 원래 멕시코 토종 나무가 아니라는 점이다.
이 나무는 남아메리카가 원산지이며, 20세기 초 일본 출신 조경가 마쓰모토 타쓰고로(Tatsugoro Matsumoto)가 멕시코에 도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벚꽃나무 대신 멕시코 기후에 더 잘 적응하는 나무로 하카란다를 추천했고, 이후 수도 곳곳에 식재되면서 오늘날 도시의 대표적인 봄 풍경이 됐다.
현재 멕시코시티에는 수천 그루 이상의 하카란다 나무가 심어져 있으며, 매년 봄이면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꽃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장소를 찾아 나선다.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는 파세오 데 라 레포르마(Paseo de la Reforma) 거리다. 멕시코시티의 중심 대로인 이곳은 양쪽에 하카란다 가로수가 늘어서 있어 봄철이면 도심 전체가 보랏빛 터널처럼 변한다. 특히 독립기념탑(Ángel de la Independencia) 주변은 사진 촬영 명소로 유명하다.
또 다른 인기 장소는 콘데사(Condesa)에 위치한 파르케 멕시코(Parque México)와 파르케 에스파냐(Parque España)이다. 이 지역은 산책로와 공원 주변에 하카란다가 밀집해 있어 봄철이면 시민들이 산책과 사진 촬영을 위해 많이 찾는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가 위치한 시우다드 우니베르시타리아(Ciudad Universitaria) 역시 하카란다 명소로 꼽힌다. 넓은 캠퍼스와 건축물 주변에 꽃이 만개하면서 보라색 풍경이 펼쳐져 학생들과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도심 속 최대 녹지인 차풀테펙 공원(Bosque de Chapultepec)도 하카란다를 감상하기 좋은 장소다. 공원 전체에 꽃이 피면서 봄철 산책과 피크닉을 즐기는 시민들로 붐빈다.
이 밖에도 로마(Roma)와 폴랑코(Polanco), 나르바르테(Narvarte) 지역의 거리들 역시 하카란다 가로수로 유명하며, 특히 나르바르테의 콘셉시온 베이스테기(Concepción Beistegui) 거리는 보라색 꽃 터널처럼 보이는 풍경으로 잘 알려져 있다.
하카란다의 개화는 단순한 자연 현상을 넘어 도시 문화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봄철이 되면 SNS에는 보라색 거리 사진이 대량으로 올라오고, 사진작가와 관광객들이 도시를 찾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또한 이 나무는 벌과 벌새 같은 수분 곤충과 새들을 끌어들이는 생태적 역할도 한다.
전문가들은 하카란다가 멕시코시티의 도시 정체성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연 경관이 됐다고 평가한다. 비록 외래종이지만, 수십 년 동안 도시 환경과 문화 속에 깊이 자리 잡으면서 이제는 수도의 봄을 대표하는 풍경이 된 것이다.
매년 봄, 멕시코시티가 보라색으로 물드는 이 짧은 기간은 시민들에게 계절의 변화를 가장 아름답게 보여주는 순간으로 남는다. 꽃이 떨어져 거리에 보라색 카펫을 만들기 전까지 약 한 달 남짓 이어지는 이 장관은, 멕시코 수도가 자연과 도시 풍경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계절을 맞이했음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