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도 '청소년 SNS 최소 연령' 도입 검토…호주·프랑스 뒤따를까
- 멕시코 한인신문
- 11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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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미성년자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는 방안을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최근 교육부와 대통령실 발언을 계기로, 멕시코도 호주와 프랑스처럼 법으로 ‘최소 이용 연령’을 정하는 나라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다만 현 단계는 즉각적인 금지 조치가 아니라, 학교·가정·전문가·입법부가 참여하는 공론화와 제도 설계 단계에 가깝다는 것이 멕시코 언론들의 공통된 해석이다.
논의의 출발점은 마리오 델가도 교육부 장관의 발언이다. 그는 멕시코 언론 및 AFP 인터뷰에서 정부가 호주의 제도를 참고해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접근 제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엘우니베르살은 멕시코 정부가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보호를 위해 접근 제한을 고려하고 있으며, 사회 각계와의 협의를 거쳐 6월까지 규제 제안으로 연결하는 방안을 보고 있다고 전했다.
델가도 장관은 “국가는 미성년 교육에 대한 보호 책임이 있으며, 플랫폼 기업들이 충분한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만큼 일정한 한계를 생각해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번 논의는 멕시코 정부가 이달 초 연 ‘스크린 너머(Más allá de las pantallas)’ 포럼과도 직접 연결돼 있다. 교육부는 3월 4일 이 포럼을 통해 디지털 기술이 학습과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국가 교육 체계 차원에서 공식 토론에 부쳤다.
교육부는 이 포럼이 단순한 기술 비판이 아니라, 연결권 보장과 디지털 리터러시, 비판적 사고, 교육적 동반을 함께 다루는 국가적 숙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멕시코 언론은 이 포럼을 사실상 향후 규제 논의의 출발점으로 해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도 이 문제를 공개 의제로 끌어올렸다. 3월 11일 대통령 정례 기자회견에서 그는 아동·청소년이 플랫폼에서 지나치게 많은 시간을 보내는 현실이 불안과 정서적 부담을 키울 수 있다며, 국가적 차원의 토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즉, 대통령실과 교육부가 모두 “당장 전면 금지”보다는 “규제 필요성에 대한 공적 논의”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점이 확인된 셈이다.
멕시코 언론이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해외 선례다. 호주는 2025년 12월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계정 개설을 막는 법을 시행했고, 플랫폼이 이를 막지 못할 경우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했다.
프랑스 하원도 2026년 1월 15세 미만의 소셜미디어 이용을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고, 상원 심의를 남겨두고 있다. 멕시코의 논의는 바로 이 두 사례를 직접 참고하고 있으며, 스페인·노르웨이·폴란드·인도네시아 등에서도 유사한 제한이 확산되는 흐름 속에 놓여 있다.
실제로 호주 사례는 멕시코 내부 논쟁에 강한 영향을 주고 있다. 엘에코노미스타는 호주 대사관 교육 담당자가 멕시코 토론 과정에서, 자국의 제한 조치가 학교 분위기 개선과 사이버 괴롭힘 감소, 학생 집중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다만 최근 로이터 보도는 호주에서 법 시행 두 달이 지난 뒤에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20% 이상이 틱톡과 스냅챗을 계속 사용하고 있어, 연령 확인 기술과 실제 집행의 실효성에는 여전히 의문이 남아 있다고 짚었다. 이는 멕시코가 같은 길을 택하더라도 법 제정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임을 보여준다.
멕시코 국내에서도 이미 비슷한 입법 움직임은 존재한다. 멕시코시티 의회에는 15세 미만 학생의 학교 내 휴대전화·SNS 사용을 제한하는 구상이 올라와 있고, 일부 제안은 공공 디지털 공간에서 부모 동의와 제도적 감독 아래 ‘조건부 사용’을 허용하는 방식까지 포함하고 있다.
누에보레온에서도 15세 미만 계정 개설을 제한하고 부모 통제를 의무화하는 연방 법 개정 제안이 추진됐다. 즉, 연방정부 차원의 국가 규제가 나오기 전부터 지방 차원에서는 이미 보다 구체적인 제한 모델이 시험대에 오른 상태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다.
라호르나다는 법학·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을 인용해, 미성년자의 스마트폰이나 SNS 사용을 금지하는 것만으로는 개인정보와 권리를 제대로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핵심이 단순 금지가 아니라, 데이터 보호 체계 강화, 플랫폼 책임 명확화, 아동 권리 중심의 공공정책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멕시코의 쟁점은 “금지할 것인가”만이 아니라 “어떤 권리 원칙과 집행 수단으로 규제할 것인가”에 있다.
이 논의를 떠받치는 배경 데이터도 적지 않다.
라호르나다는 2024년 멕시코에서 12세에서 17세 사이 인터넷 이용자 가운데 약 296만 명이 온라인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전했다. 같은 보도는 이 연령대의 인터넷 접근률이 90%를 넘고, 소셜미디어 참여 비율도 70%대를 기록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보건 당국이 문제를 단순한 가정교육 차원이 아니라 공공정책 의제로 올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현재까지 멕시코 정부가 공식적으로 제시한 ‘최종 연령선’은 없다. 일부 보도는 호주식 16세 미만 제한 가능성을 거론했고, 다른 국내 입법안은 15세 또는 12세 기준을 제시했다. 따라서 “멕시코가 곧바로 16세 미만 SNS를 금지한다”는 식의 단정은 아직 이르다. 다만 여러 매체의 보도를 종합하면, 정부는 최소 연령 설정, 부모 동의, 학교 내 사용 제한, 플랫폼의 연령 확인 의무, 정신건강 보호 장치 등을 한 묶음으로 놓고 제도 설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결국 멕시코의 이번 논쟁은 기술 규제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모델의 문제에 가깝다.
아이들의 정신건강과 학습권을 지키기 위해 국가가 어디까지 개입해야 하는지, 부모의 역할과 플랫폼 기업의 책임을 어디까지 법으로 강제할 수 있는지, 그리고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 것인지가 핵심이다.
호주와 프랑스가 이미 길을 열었지만, 멕시코가 같은 방향으로 갈지, 아니면 보다 완화된 ‘조건부 접근’ 모델을 택할지는 앞으로 몇 달간의 공론화와 입법 논의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