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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테킬라 산업, 수출 35억 달러에도 아가베 가격 폭락…생산농가 위기

1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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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의 대표적인 수출 주류인 테킬라(Tequila) 산업이 해외시장에서 연간 35억 달러 이상의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지만, 원료인 아가베(Agave) 생산농가들은 심각한 가격 폭락과 판매난에 직면하고 있다. 코로나19 대유행 당시 급증한 테킬라 수요를 기대하고 재배면적을 대폭 늘렸으나, 최근 소비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원료 공급이 수요를 크게 웃돌고 있기 때문이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은 10월 16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아가베 과잉생산 문제가 심각하다며 연방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통령은 한때 ㎏당 30~35페소에 거래되던 아가베가 현재 일부 지역에서는 1~6페소에 팔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고가격과 비교하면 가격이 80~97%가량 떨어진 셈이다.


정부는 코로나19 당시 테킬라 소비 증가에 맞춰 할리스코(Jalisco)뿐 아니라 여러 지역에서 아가베 재배가 확대됐지만, 이후 테킬라 수요가 정체되거나 감소하면서 가격이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중간상인의 유통구조도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생산농가와 협의하기 전에 실질적인 지원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연방 농업농촌개발부(Secretaría de Agricultura y Desarrollo Rural·SADER) 자료에 따르면 할리스코주의 아가베 재배면적은 2019년 6만9,737헥타르에서 2025년 13만3,954헥타르로 92% 증가했다. 아가베 가격이 급등하자 일부 농민들은 옥수수와 밀, 수수 재배지를 아가베 농장으로 전환했다.


문제는 아가베가 수확할 때까지 일반적으로 5~8년이 걸린다는 점이다. 가격이 높을 때 심은 아가베가 수년 뒤 한꺼번에 출하되면서 공급 과잉이 발생했고, 현재는 수확비와 운송비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농가들이 나타나고 있다. 계약재배 농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을 받는 반면, 중간상인을 통해 판매하는 농가는 ㎏당 1페소 안팎의 가격을 제시받는 사례도 보고됐다.


테킬라 산업 자체는 여전히 멕시코의 주요 수출산업이다. 농업농촌개발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테킬라 수출액은 35억1,380만 달러로, 2020년의 23억3,710만 달러보다 약 50% 증가했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년간 누적 수출액은 116억9,700만 달러에 달한다.


테킬라규제위원회(Consejo Regulador del Tequila·CRT)의 2025년 잠정 집계에 따르면 연간 생산량은 5억8,353만 리터로 전년보다 17.7% 증가했다. 수출량도 약 4억780만 리터에 이르렀다. 다만 정부 농업부의 별도 통계에서는 2025년 수출량을 3억9,710만 리터로 발표해 기관별 집계에 차이가 있다.


최대 수출시장은 압도적으로 미국이다. 2025년 미국으로 수출된 테킬라는 약 3억3,100만~3억3,300만 리터로 전체 수출량의 약 82%를 차지했다. 미국 다음으로는 스페인, 독일, 캐나다, 영국, 콜롬비아, 프랑스, 일본, 이탈리아, 호주 등이 주요 수입국으로 꼽힌다.


2025년 국가별 수출량을 보면 스페인이 약 707만 리터로 2위, 독일이 666만 리터로 3위, 캐나다가 615만 리터로 4위를 기록했다. 영국은 약 513만 리터, 콜롬비아는 448만 리터를 수입했다. 미국과 다른 국가 사이의 격차가 매우 커 테킬라 산업이 미국 소비시장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026년 들어서도 생산과 수출은 계속되고 있다. 테킬라규제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생산량은 4억200만 리터를 넘어섰으며, 수출량은 약 2억8,800만 리터였다. 이 가운데 미국으로 수출된 물량은 2억3,290만 리터로 전체의 약 81%를 차지했다.


그러나 수출물량이 유지된다고 해서 시장 상황이 안정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미국증류주협회(Distilled Spirits Council of the United States)에 따르면 2025년 미국의 테킬라·메스칼 판매액은 약 64억 달러로 전년보다 4.1% 감소했다. 이는 미국 내 소매시장 매출로 멕시코의 수출액과는 다른 통계다. 멕시코 테킬라업계도 올해 판매량이 약 3.5%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현재 멕시코에는 220개 안팎의 테킬라 제조업체와 3,294개 브랜드, 약 4만3,400명의 아가베 생산자가 등록돼 있다. 테킬라 원산지 명칭(Denominación de Origen Tequila)은 할리스코주 전역과 과나후아토(Guanajuato), 미초아칸(Michoacán), 나야리트(Nayarit), 타마울리파스(Tamaulipas)의 지정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에만 사용할 수 있다.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도 드러나고 있다. 멕시코에서 생산된 테킬라가 해외 유명 주류기업의 브랜드와 유통망을 통해 판매되면서 최종 소비자가 지불하는 가격과 농민이 받는 원료가격 사이에 큰 격차가 발생한다. 고급 테킬라 시장이 성장하더라도 그 이익이 반드시 아가베 재배농가로 돌아가는 것은 아니다.


환경 문제 역시 심각해지고 있다. 할리스코주의 급격한 아가베 재배 확대 과정에서 일부 산림과 기존 농경지가 아가베 농장으로 바뀌었으며, 토양 침식과 농약 사용 증가, 생태계 훼손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과잉생산이 장기화하면 수확을 포기하는 농가가 늘어나면서 농촌경제와 토지 관리에도 추가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 있다.


멕시코 정부는 생산농가 지원과 유통구조 개선, 가격 안정 대책을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인 정부 매입가격이나 보조금 규모, 시행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테킬라 산업의 과제는 단순히 수출량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미국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새로운 수출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원료 생산량을 실제 수요에 맞게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5~8년의 재배기간이 필요한 아가베의 특성상 단기적인 가격 지원만으로는 공급 과잉을 해결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연간 35억 달러가 넘는 수출산업으로 성장한 멕시코 테킬라는 세계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지만, 정작 그 출발점인 아가베 농가들은 생산비조차 회수하기 어려운 위기에 놓여 있다.


수출산업의 성장과 농촌경제의 안정이 함께 이뤄질 수 있는지가 멕시코 테킬라 산업의 새로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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