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초등학교에서 '수학책'이 사라졌다…학력저하 논란

멕시코 초등학생들에게 현재 ‘Matemáticas’라는 독립된 정규 무료 수학교과서가 지급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근 학생들의 수학 성적 부진과 맞물려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멕시코 교육부(SEP) 산하 국가무료교과서위원회(CONALITEG)의 현행 초등학교 무료교과서 목록에는 과거와 같은 독립적인 수학교과서가 없다. 대신 수학은 ‘Saberes y Pensamiento Científico’ 등 통합교육 영역과 프로젝트형 교재에 포함돼 다른 과목과 함께 교육되고 있다.
이는 2023년 본격 도입된 ‘누에바 에스쿠엘라 멕시카나(Nueva Escuela Mexicana·NEM)’ 교육과정에 따른 변화다. 과거 초등학생들은 ‘Desafíos Matemáticos’라는 별도의 수학교재를 사용했지만, 새 교육체계에서는 수학을 과학과 현실 문제, 공동체 프로젝트 등과 연계해 가르치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따라서 “멕시코 초등학교에서는 수학을 가르치지 않는다”는 표현은 사실과 다르다. 수학은 여전히 교육과정에 포함돼 있다. 문제는 숫자와 연산, 분수, 기하 등 학년별 수학 내용을 체계적으로 반복 학습할 수 있는 독립 교과서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최근 멕시코 학생들의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수학 성적이 낮은 수준을 보이면서 이러한 교육방식에 대한 비판도 커지고 있다. 특히 수학은 기초연산부터 분수, 비율, 대수 등으로 단계적으로 이어지는 누적형 과목인 만큼 프로젝트 중심의 통합교육만으로 충분한 기초학습과 반복훈련이 가능한지를 놓고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교육격차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가정은 별도의 문제집이나 사교육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할 수 있지만 무료교과서와 공립학교 수업에 의존하는 학생들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만 멕시코 학생들의 수학 성적 부진을 독립 수학교과서 폐지만의 결과라고 단정할 근거는 없다. 코로나19 기간의 학습손실과 빈곤, 교사의 전문성, 학교시설, 지역 및 가정환경에 따른 교육격차 등 다양한 요인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다.
결국 논쟁의 핵심은 수학을 다른 과목과 통합했느냐가 아니라 새로운 교육방식으로 멕시코 어린이들의 실제 수학 실력이 향상되고 있느냐에 있다.
교육은 좋지 않은 결과를 감춘다고 개선되지 않는다. 학생들의 학습능력이 떨어졌다면 원인을 인정하고 문제가 있는 교육과정과 교재를 수정해야 한다. 멕시코가 이제 답해야 할 질문은 분명하다. 통합교육이 아이들의 수학 실력을 높이고 있는지, 아니면 독립적인 수학교과서를 다시 교실로 가져와야 하는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