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가장 안전한 주' 바뀌었다…코아우일라 첫 1위

멕시코에서 주민들이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주가 바뀌었다. 오랫동안 치안 우수지역으로 꼽혀온 유카탄과 최근 선두를 차지했던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를 제치고 북부 국경지역 코아우일라(Coahuila)가 처음으로 전국 1위에 올랐다.
멕시코 통계청 INEGI가 최근 발표한 ‘2026년 전국 범죄피해 및 공공안전 인식조사(ENVIPE 2026)’에 따르면 코아우일라(Coahuila)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주가 범죄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한 18세 이상 주민은 27.8%로 전국 32개 주 가운데 가장 낮았다. 반대로 계산하면 약 72.2%가 주 전체를 범죄 때문에 불안한 곳으로 평가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전국 평균 불안 인식률은 74.0%에 달했다.
이번 조사는 INEGI가 지난 2월 16일부터 4월 10일까지 전국 약 10만2천 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했다. 범죄피해 통계는 2025년에 발생한 범죄를 대상으로 하고, 치안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은 2026년 2~4월을 기준으로 조사했다. 따라서 이번 결과는 단순한 경찰 범죄통계가 아니라 실제 주민들이 자신이 사는 지역의 치안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전국 단위 조사다.
코아우일라에 이어 유카탄이 불안 인식률 35.5%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낮았고, 아과스칼리엔테스가 41.0%로 3위를 차지했다. 반대로 주민들의 불안감이 가장 높은 곳은 멕시코주로 90.0%에 달했으며, 모렐로스 88.7%, 타바스코 87.6%가 뒤를 이었다.
코아우일라의 변화는 1년 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ENVIPE 2025에서 코아우일라 주민의 불안 인식률은 37.7%였다. 올해는 27.8%로 9.9%포인트 떨어졌다. 주민 100명 가운데 범죄 때문에 자신의 주를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년 사이 약 10명 줄어든 셈이다.
지난해 전국 1위는 코아우일라가 아니었다. ENVIPE 2025에서 가장 낮은 불안 인식률을 기록한 곳은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로 37.4%였고, 코아우일라가 37.7%로 2위, 유카탄이 39.6%로 3위였다. 따라서 코아우일라는 1년 만에 2위에서 처음으로 전국 선두에 올라선 것이다.
더 긴 기간으로 보면 멕시코의 ‘가장 안전하다고 느끼는 주’의 변화도 흥미롭다. 오랫동안 대표적인 안전지역은 유카탄이었다. 국제경제평화연구소(IEP)의 2026년 분석에 따르면 유카탄은 2015년부터 2022년까지 이 지표에서 전국 선두를 유지했으나 이후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가 앞서기 시작했다.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는 최근 3년 동안 가장 낮은 ‘폭력에 대한 두려움’ 지표를 기록했고, 2025년 ENVIPE에서도 불안 인식률 37.4%로 1위를 차지했다.
코아우일라의 장기적인 개선 폭은 더 크다. IEP 분석에 따르면 2015년 코아우일라 주민의 74.9%가 자신이 사는 주를 불안하다고 평가했지만 2025년에는 37.7%까지 내려왔다. 10년 동안 사실상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것으로, 같은 기간 멕시코 32개 주 가운데 가장 큰 개선폭이었다.
코아우일라 주정부는 이번 결과를 주정부와 지방경찰, 멕시코군, 국가방위대 등 연방 치안기관의 공조를 강화해온 ‘Modelo Coahuila’의 결과라고 평가하고 있다. 마놀로 히메네스 코아우일라 주지사는 이번 조사 결과가 코아우일라 역사상 처음으로 전국 1위를 기록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주정부가 제시하는 정책적 평가이며, INEGI 조사는 특정 치안정책이 순위 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판정하는 조사는 아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코아우일라가 미국 텍사스와 긴 국경을 맞대고 있는 북부 국경주라는 사실이다. 멕시코 북부지역은 마약밀매와 조직범죄, 미국으로 연결되는 밀수경로 등의 영향으로 치안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해 왔다. 이런 지리적 조건을 가진 코아우일라가 주민 체감치안에서 유카탄과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를 앞섰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그러나 ‘코아우일라가 멕시코에서 가장 안전한 주’라는 표현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이번 1위는 살인율이나 강도 발생률 등 모든 객관적 범죄지표를 종합해 코아우일라가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다고 판정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정확하게는 ENVIPE 2026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주가 범죄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한 주민 비율이 전국에서 가장 낮았다는 뜻이다.
실제로 다른 기준을 적용하면 순위도 달라진다. IEP의 ‘Mexico Peace Index 2026’처럼 살인, 폭력범죄, 조직범죄, 총기범죄, 수감 등의 여러 지표를 종합하는 조사에서는 유카탄이 전국 1위이고 코아우일라는 6위다. 따라서 ‘체감안전도 1위’와 ‘종합적인 치안·평화지수 1위’는 구분해야 한다.
이번 ENVIPE가 보여주는 전국적인 상황 역시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멕시코 전체에서는 성인 인구의 74.0%가 자신이 거주하는 주를 범죄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했다. 2025년 한 해 동안 18세 이상 인구 10만 명당 범죄피해자는 2만3,473명으로 추정됐고, 전체 범죄는 약 3,380만 건으로 추산됐다. 이 가운데 신고되지 않았거나 신고됐더라도 수사기록이 개설되지 않은 이른바 ‘암수범죄(cifra oculta)’ 비율은 무려 93.4%에 달했다.
결국 올해 조사에서 나타난 가장 큰 변화는 코아우일라의 부상이다. 2025년 바하칼리포르니아수르 1위, 코아우일라 2위, 유카탄 3위였던 순위가 2026년에는 코아우일라 1위, 유카탄 2위, 아과스칼리엔테스 3위로 바뀌었다.
한때 멕시코에서 가장 위험한 북부지역 가운데 하나로 거론됐던 코아우일라가 이제 주민 체감치안에서 전국 최상위에 올라섰다. 다만 이번 결과가 일시적인 변화인지, 아니면 멕시코의 새로운 ‘안전지역’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인지는 앞으로 실제 범죄발생률과 살인율, 피해자 수 등 객관적인 치안지표가 함께 개선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