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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청년들의 역설…가족·학업·일은 중시 정치기관은 불신

8월 12일
2분 분량

멕시코의 15~29세 청년들은 가족과 학업, 일자리를 여전히 삶의 중요한 가치로 여기고 디지털 문화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들의 미래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기관에 대해서는 강한 불신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공개된 멕시코 청년 관련 분석은 이들의 현실을 “독립을 원하지만 독립하기 어렵고, 사회에 관심은 있지만 제도정치는 믿지 않는 세대”​로 요약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경제적 독립의 어려움이다.

조사에서 부모나 가족에게 의존하지 않고 독립적으로 생활하는 청년은 약 8%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하더라도 충분한 소득을 얻기 어렵고 주거비와 생활비 부담이 커지면서 부모의 집을 떠나는 것이 과거보다 훨씬 어려워졌다.


이는 단순히 결혼이나 독립 시기가 늦어지는 문제가 아니라 청년들이 성인으로서 경제적·사회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과정 자체가 지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가족은 멕시코 청년들에게 여전히 가장 중요한 안전망이다.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면 부모와 친척에게 도움을 받고, 학업과 취업 과정에서도 가족의 지원에 크게 의존한다. 불안정한 노동시장과 높은 주거비 속에서 가족이 국가나 제도가 제공하지 못하는 사회적 보호 기능의 상당 부분을 대신하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고 청년들이 미래에 무관심한 것은 아니다. 교육을 더 나은 삶으로 이동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으로 보고 있으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얻는 것에도 높은 가치를 둔다. 그러나 실제 현실과 기대 사이에는 상당한 간격이 존재한다. 다른 청년층 조사에서도 76.4%가 일자리 기회 부족을 주요 문제로 꼽았고, 74.3%는 낮은 소득, 70.5%는 치안불안을 중요한 문제로 지적했다.


이 세대를 특징짓는 또 하나의 요소는 디지털 생활이다.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는 단순한 오락수단을 넘어 친구와 정보 습득, 학습, 소비는 물론 사회문제에 대한 의견을 표현하는 공간이 됐다. 젊은 세대의 사회·정치적 관심이 사라졌다기보다는 전통적인 정당이나 정부기관에서 온라인 공간과 개인적 네트워크로 이동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정치와 정치기관에 대한 불신이다.

멕시코 청년들은 사회문제에는 관심을 보이면서도 정당과 정부 등 전통적인 정치기관이 자신들의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것이라는 기대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정치 자체에 대한 무관심과는 구별할 필요가 있다.


18~29세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조사에서는 42.5%가 멕시코가 민주주의 국가가 되는 것을 ‘매우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즉 민주주의의 가치에는 의미를 두면서도 이를 운영하는 기존 제도와 정치권에 대해서는 거리를 두는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멕시코 청년들의 현재 모습은 여러 면에서 모순적이다.

가족에게서 독립하고 싶지만 경제적으로는 필요로 하고, 공부와 일을 통해 미래를 만들고 싶지만 안정적인 일자리는 부족하다. 인터넷을 통해 이전 어느 세대보다 많은 정보와 사회적 관계를 갖고 있지만 자신들의 목소리가 기존 정치제도를 통해 실제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은 약하다.


결국 문제의 핵심은 청년들이 가족이나 학업, 노동의 가치를 포기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이러한 전통적인 가치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강하지만 이를 통해 안정적인 성인생활과 경제적 자립에 도달하는 길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는 데 있다. 


멕시코 사회가 청년들에게 안정적인 일자리와 주거, 교육기회와 제도에 대한 신뢰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독립하지 못하는 청년’의 문제는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멕시코가 해결해야 할 구조적 문제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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