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재계, 2027년 최저임금 인상폭 물가 상승률 수준으로 제한 요구

멕시코 최대 경제단체인 경제단체협의회(CCE)가 2027년 최저임금 인상률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제한할 것을 정부에 제안했다. 지난 수년간 지속된 두 자릿수 임금 인상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높이고 고용 창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CCE의 호세 메디나 모라(José Medina Mora) 회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최저임금이 이미 근로자의 기본생활비를 충당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했다며, 앞으로는 물가상승률에 1~2%포인트를 추가하는 정도로 인상폭을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멕시코 정부는 2019년부터 저임금 근로자의 구매력을 회복하고 빈곤을 줄이기 위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해 왔다. 이에 따라 일반 최저임금은 2018년 하루 88.36페소에서 2026년 315.04페소로 약 256% 상승했다.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임금 인상이 이루어지면서 저소득층의 실질 구매력도 개선됐다.
그러나 재계는 이러한 정책이 기업의 경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중소기업과 음식점, 호텔, 소매업, 제조업 등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종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이 제품 가격 상승이나 신규 채용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멕시코 정부가 추진하는 주 48시간 근로제의 40시간 단축 정책도 기업들의 우려를 키우고 있다. 근로시간이 줄어들면 기업은 추가 인력을 채용하거나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임금 인상과 맞물려 운영비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재계는 특히 미국 국경 지역의 수출용 조립공장인 마킬라도라 산업을 사례로 들며 인건비 상승이 멕시코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최근 일부 지역의 공장 폐쇄와 고용 감소에는 미국의 수요 변화와 국제 무역환경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어 이를 최저임금 인상만의 결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반면 노동계는 최저임금 인상폭을 물가상승률 수준으로 제한할 경우 근로자의 실질소득 개선이 정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주거비와 식료품 가격이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저임금 근로자의 생활 수준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가상승률 이상의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하루 315.04페소인 일반 최저임금을 기준으로 내년에 4%를 인상하면 하루 327.64페소, 월 약 9,829페소가 된다. 반면 12% 인상하면 하루 352.84페소, 월 약 10,585페소로 두 경우의 월급 차이는 약 756페소에 달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그동안 최저임금의 실질 구매력을 지속적으로 높이겠다는 정책 기조를 유지해 왔다. 이에 따라 정부가 재계의 인상폭 제한 요구를 얼마나 수용할지가 주목된다.
2027년 최저임금은 오는 12월 정부와 노동계, 사용자 대표가 참여하는 국가최저임금위원회(CONASAMI)의 협상을 통해 결정되며, 확정된 임금은 내년 1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번 논쟁은 근로자의 생활 수준 개선과 기업의 경쟁력 유지라는 두 가지 과제 사이에서 멕시코 정부가 어떤 균형점을 선택할 것인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경제정책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