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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의료의 두 얼굴 "진료비는 미국의 10분의 1, 그러나 "약이 없다"


멕시코 영문 매체가 최근 "멕시코에서 의료 서비스를 이용해 보셨나요?"라는 제목으로 외국인 거주자들의 의료 경험을 조사하는 설문을 시작했다. 언뜻 보면 단순한 독자 참여 행사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설문은 멕시코 의료체계가 지금 어떤 전환점에 서 있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멕시코 의료는 오랫동안 외국인 은퇴자들과 장기 체류자들에게 “가성비가 뛰어난 의료 시스템”으로 알려져 왔다. 미국에서는 수만 달러가 드는 수술을 멕시코에서는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받을 수 있고, 사립병원 수준도 상당히 높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공공병원의 긴 대기시간, 의약품 부족, 지역 간 의료격차, 복잡한 행정절차가 끊임없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의료체계 대개혁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멕시코에는 사실상 3개의 의료체계가 존재한다

멕시코 의료를 이해하려면 먼저 구조를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외국인은 멕시코 의료가 하나의 시스템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여러 체계가 동시에 존재한다.

의료기관

대상

IMSS

민간기업 근로자

ISSSTE

공무원

IMSS-Bienestar

무보험자·비정규직

민간병원

본인 부담 또는 보험 가입자

현재 IMSS는 6천만 명 이상을 담당하고 있으며 ISSSTE는 약 900만 명의 공무원과 가족들을 관리한다. 여기에 IMSS-Bienestar가 비정규직과 저소득층을 담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들 기관이 서로 다른 체계로 운영되면서 국민들이 같은 국가 안에서도 다른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받는다는 점이다.

왜 많은 멕시코인들이 돈을 내고 사립병원으로 가는가

놀라운 통계가 있다. 2022년 조사에 따르면 의료서비스가 필요했던 멕시코인 가운데 56%가 공공의료 자격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립병원을 선택했다.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대기시간이다. 일부 공공병원에서는 전문의 진료를 받기 위해 수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MRI나 CT 같은 검사 역시 몇 주에서 몇 달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있다. 또한 약품 부족 문제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환자들은 진료를 받은 뒤에도 병원 약국에 약이 없어 외부 약국에서 직접 구매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반면 사립병원은 빠른 진료와 현대적 시설을 제공한다. 멕시코시티, 몬테레이, 과달라하라 등 대도시의 사립병원은 미국이나 유럽 수준에 가까운 시설을 갖춘 곳도 많다. 이 때문에 미국인과 캐나다인들이 의료관광(Medical Tourism)을 위해 멕시코를 찾는 경우도 꾸준히 늘고 있다.

셰인바움 정부의 대수술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는 현재 멕시코 의료 역사상 가장 큰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Servicio Universal de Salud(보편적 건강서비스)"다.

정부는 IMSS, ISSSTE, IMSS-Bienestar를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목표는 단순하다.

국민이 어떤 보험에 가입돼 있든 가까운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현재는 IMSS 가입자가 ISSSTE 병원에서 진료받기 어렵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이를 통합해 전국 단일 의료망을 구축하려 하고 있다.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멕시코 의료가 안고 있는 가장 큰 문제

전문가들은 크게 네 가지를 꼽는다.

의약품 부족으로 최근 몇 년 동안 가장 많이 지적된 문제다. 정부는 공급망 개혁을 추진했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부족 현상이 보고되고 있다. 다음은 전문의 부족이다. 농촌지역과 지방도시는 전문의 확보가 어렵다. 특히 정신건강 분야는 심각하다. 정신과 의사 수는 중남미 최저 수준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지역간 격차도 문제다. 멕시코시티와 몬테레이, 과달라하라에서는 고급 의료서비스를 쉽게 받을 수 있지만 치아파스(Chiapas), 게레로(Guerrero), 오악사카(Oaxaca) 일부 지역은 상황이 크게 다르다. 이같은 이유로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의료현실에 대해 신뢰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는, 제도가 존재해도 국민들이 믿지 못하면 결국 사립병원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외국인들은 멕시코 의료를 어떻게 보는가

멕시코에 거주하는 미국인과 캐나다인들 사이에서는 평가가 상당히 긍정적이다.

특히, 저렴한 진료비, 빠른 사립병원 서비스, 우수한 전문의 수준, 미국보다 낮은 처방약 가격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은퇴 후 멕시코로 이주한 미국인들 상당수는 의료비 절감을 주요 이유 가운데 하나로 꼽는다.

멕시코 의료의 미래

현재 멕시코는 의료개혁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 미국보다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의료를 제공할 수 있는 잠재력도 갖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의약품 부족, 병상 부족, 전문의 부족, 복잡한 행정체계라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적 건강서비스가 성공한다면 멕시코는 중남미 최대 규모의 통합 의료체계를 갖게 된다. 반대로 실패한다면 지금의 이중구조는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는 단순한 독자 이벤트가 아니다. 그것은 지금 멕시코가 던지고 있는 질문과 같다. “멕시코 의료는 과연 국민과 외국인 모두가 신뢰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는가?” 그 답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진행될 의료개혁의 성패가 결정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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