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권 모레나 당원 1,200만 명 시대… 멕시코 정당 지형이 다시 쓰이고 있다
- 멕시코 한인신문
- 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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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치의 힘의 균형이 당원 수에서부터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최근 국가선거관리위원회(INE, Instituto Nacional Electoral)의 2026년 예비 당원 명부를 바탕으로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집권여당 국가재생운동(Morena, Movimiento Regeneración Nacional)은 1,201만 명의 당원을 확보하며 멕시코 최대 정당을 넘어 라틴아메리카 최대 정당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불과 2015년 60만 명 수준이던 정당이 10여 년 만에 기존 멕시코 정당체제를 완전히 뒤흔든 것이다.
모레나의 성장은 단순한 조직 확대가 아니라 멕시코 정치권력의 재편을 뜻한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가 만든 이 정당은 2018년 대선 승리 이후 대통령 권력과 복지정책, 지방조직, 의회 장악력을 결합하며 빠르게 전국 정당으로 성장했다. 현재 모레나는 32개 연방 단위 가운데 23곳을 통치하고 있으며,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정부 출범 이후에도 당의 확장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더 주목되는 것은 성장 속도다. 2023년 공식 검증 당시 모레나 당원은 232만 명 수준이었지만 2026년 예비 집계에서는 1,201만 명으로 늘었다. 3년 만에 417% 이상 증가한 셈이다.
모레나는 이 숫자를 당의 대중적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야권에서는 정부 복지정책과 당 조직이 사실상 결합되면서 정당 가입이 정치적 충성 확인처럼 작동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정당별 당원 수를 보면 멕시코의 현재 정치 지형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색상 | 정당 | 스페인어 명칭 | 당원 수 | 최근 변화 | 정치적 위치 |
🟤 | 모레나 | Morena | 12,018,000명 | 2023년 대비 417.5% 증가 | 집권여당, 좌파 민족주의 |
🟢 | 녹색당 | PVEM | 1,094,000명 | 2023년 대비 84.7% 증가 | 모레나 동맹 |
🔴 | 제도혁명당 | PRI | 844,255명 | 2023년 대비 40.2% 감소 | 구 지배정당, 중도 성향 |
🔴 | 노동당 | PT | 468,516명 | 2023년 대비 2.4% 증가 | 모레나 동맹 |
🔵 | 국민행동당 | PAN | 365,456명 | 2023년 대비 31.6% 증가 | 제1야당, 중도우파 |
🟠 | 시민운동당 | Movimiento Ciudadano | 339,781명 | 2023년 대비 11.5% 감소 | 도시형 중도 야당 |
정당별 숫자에서 가장 충격적인 변화는 제도혁명당(PRI, Partido Revolucionario Institucional)의 쇠락이다. 20세기 대부분을 사실상 일당지배 체제로 통치했던 PRI는 2023년 141만 명이던 당원이 2026년 84만 명으로 줄었다. 한때 “국가와 당이 하나”라는 말까지 들었던 정당이 이제는 모레나의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직 규모로 축소된 것이다.
국민행동당(PAN, Partido Acción Nacional)은 수치상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조직 기반은 취약하다. PAN은 2023년 27만7천 명에서 2026년 36만5천 명으로 당원을 늘렸지만, 멕시코 전체 유권자 규모와 비교하면 매우 작은 수준이다. PAN은 비센테 폭스(Vicente Fox)와 펠리페 칼데론(Felipe Calderón)을 배출하며 2000년 PRI 장기집권을 끝낸 정당이지만, 현재는 아과스칼리엔테스(Aguascalientes), 치와와(Chihuahua), 과나후아토(Guanajuato), 케레타로(Querétaro) 등 일부 지역 거점에 의존하는 정당으로 축소됐다.

당원수에 비해 멕시코 야권에서 가장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것은 PAN(국민행동당)당이다. 과거 '종신 집권당' 이라고 불렸던 PRI(제도혁명당)은 갈수록 당원수 감소를 겪고 있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차기 대선에는 주요 야3당의 단일후보는 없을것으로 보여 현 집권당인 모레나당의 독주는 계속될 전망이다.
녹색당(PVEM, Partido Verde Ecologista de México)과 노동당(PT, Partido del Trabajo)의 성장은 모레나 체제의 또 다른 특징을 보여준다. 두 정당은 독자적 대중정당이라기보다 모레나와의 선거연합을 통해 권력 접근성을 키운 동맹 정당이다. PVEM은 2023년 59만 명에서 109만 명으로 급증했고, PT도 소폭 증가하며 여권 블록 안에서 존재감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모레나가 단독 정당을 넘어 위성·동맹 정당까지 포함한 넓은 집권연합을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운동당(Movimiento Ciudadano)은 젊은 층과 도시 중산층을 겨냥하며 새로운 야권 대안으로 주목받아 왔지만, 당원 수에서는 아직 뚜렷한 확장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26년 예비 집계 기준 33만9천 명으로, 2023년보다 오히려 11.5% 감소했다. 할리스코(Jalisco)와 누에보레온(Nuevo León)이라는 경제적으로 중요한 두 주를 통치하고 있지만 전국 조직력은 아직 제한적이다.
이러한 당원 지형은 2027년 중간선거와 2030년 대선을 앞둔 멕시코 정치의 출발선을 보여준다. 모레나는 거대한 조직과 대통령 지지율, 복지정책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야권은 PAN과 PRI의 과거 이미지, Movimiento Ciudadano의 제한된 전국 조직력이라는 약점을 동시에 안고 있다.
그러나 당원 수가 곧 영구 권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PRI 역시 한때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였지만 부패와 경제위기, 사회적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결국 정권을 잃었다. 모레나도 거대한 조직을 갖춘 만큼 내부 계파 갈등, 후보 선출 갈등, 부패 의혹, 지방정부 책임론이라는 위험을 동시에 떠안고 있다.
현재 멕시코 정당 지형의 핵심은 모레나가 강하다는 사실만이 아니다. 더 중요한 것은 야권이 아직 그에 맞설 만한 조직적 대안을 만들지 못했다는 점이다.
정당 당원 명부는 오늘날 멕시코 정치의 가장 냉정한 지표다. 숫자는 말한다.
멕시코는 더 이상 PRI와 PAN이 경쟁하던 나라가 아니다. 지금의 멕시코는 모레나가 중심에 서 있고, 나머지 정당들이 그 거대한 중력권 안에서 생존 전략을 찾는 정치 체제로 이동하고 있을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