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새 관세 효과 본격화…대상 수입 23.2% 감소, 중국산 타격 최대
- 멕시코 한인신문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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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부가 자국 산업 보호를 명분으로 중국 등 자유무역협정 미체결 국가의 제품에 부과한 새 관세가 실제 수입 감소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국산 제품의 수입액이 약 29% 줄었으며, 한국산도 21.9% 감소해 멕시코 시장에 진출한 아시아 기업들의 가격·공급망 전략에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멕시코 경제부 대외무역차관실에 따르면 새 관세가 적용된 1,463개 품목 가운데 자유무역협정이 없는 국가에서 수입된 상품의 총액은 2026년 1∼5월 118억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153억8,300만 달러와 비교하면 23.2% 감소한 규모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국가는 중국이었다. 새 관세 대상 중국산 제품의 수입액은 2025년 1∼5월 100억9,900만 달러에서 올해 같은 기간 72억2,800만 달러로 28.4% 감소했다. 금액으로는 불과 5개월 만에 약 28억7,100만 달러가 줄어 전체 감소액의 대부분을 중국이 차지했다.
다만 감소율만 놓고 보면 대만산 수입이 32.7% 줄어 중국보다 더 큰 하락률을 기록했다. 브라질과의 경제보완협정 적용을 받지 않는 거래도 29.6% 감소했다. 따라서 “중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는 표현은 절대금액을 기준으로는 맞지만, 비율 기준으로는 대만이 가장 컸다고 구분해야 한다.
한국산 제품도 상당한 타격을 받았다. 새 관세 대상 한국산 수입액은 지난해 1∼5월 13억7,400만 달러에서 올해 10억7,400만 달러로 줄어 21.9% 감소했다. 한국과 멕시코 사이에는 포괄적인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있지 않아 한국산 제품도 중국·인도·태국·인도네시아 등의 제품과 함께 관세 인상 대상이 됐다. 인도산 수입은 12.3%, 태국산은 6.3% 감소했다.
멕시코 정부는 2025년 12월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철강, 섬유, 의류, 플라스틱, 가구, 신발, 완구, 가전제품, 알루미늄, 유리, 종이, 화장품 등 1,400개가 넘는 품목에 대한 관세 인상안을 확정했다.
새 관세는 2026년 1월부터 시행됐으며 대부분의 품목에는 최고 35%, 일부 자동차와 섬유·의류 등에는 최고 50%가 적용됐다.
산업별로는 승용차 수입이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크게 감소했다.
2026년 1∼5월 관세 대상 경승용차 수입액은 전년 동기보다 11억8,000만 달러 줄어 29.7%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수입은 9억900만 달러 줄어 감소율이 39.5%에 달했다.
철강제품 수입도 3억9,700만 달러 감소하며 전년보다 30% 줄었다. 트레일러와 피견인차량은 54.5% 급감해 대상 업종 가운데 가장 높은 감소율을 기록했고, 신발 수입은 37.9% 감소했다. 정부가 보호대상으로 지정했던 자동차·부품, 철강, 신발 등의 수입이 일제히 줄었다는 점에서 관세가 국경 단계에서는 확실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러나 수입 감소가 곧바로 멕시코산 제품의 판매 증가나 소비 감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관세가 높아진 국가에서의 수입이 줄어든 대신,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다른 국가로 구매선을 전환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상품 수요 자체를 줄인 것이 아니라 관세를 피하기 위해 원산지와 공급국을 변경했다면 전체 소비량에는 큰 변화가 없을 수 있다.
하네트 키로스 모넥스 경제분석국장은 올해 첫 5개월의 수치가 관세정책이 무역 흐름을 명확하게 바꾸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는 주로 자유무역협정이 없는 국가로부터의 수입 감소를 뜻하며, 멕시코 산업의 생산능력이 그만큼 확대됐다는 증거로 해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다.
관세정책의 배경에는 자국 제조업 보호와 수입대체뿐 아니라 미국의 대중국 견제도 자리 잡고 있다. 멕시코는 미국·캐나다와 진행하는 북미무역협정(T-MEC·USMCA) 검토 과정에서 중국산 제품이 멕시코를 우회해 미국 시장으로 들어간다는 의혹을 해소해야 하는 압력을 받아왔다.
미국은 중국에서 생산된 완제품이 단순히 멕시코를 거쳐 미국으로 재수출되거나, 중국산 부품을 멕시코에서 조립해 T-MEC 특혜관세를 받는 사례를 우려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공식적으로 특정 국가를 겨냥한 조치가 아니며 ‘플란 메히코(Plan México)’에 따른 국내 생산·고용 확대 정책이라고 설명하지만, 중국과 자유무역협정이 없는 상황에서 실제 피해가 중국산 제품에 집중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멕시코의 관세 인상을 일방적이고 보호주의적인 조치라고 비판했다. 중국 상무부는 멕시코가 도입한 무역장벽이 300억 달러가 넘는 중국의 대멕시코 수출에 영향을 주고, 기계·전기 및 자동차 산업에 약 94억 달러의 손실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며 대응조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멕시코 정부는 관세로 국내 제조업을 보호하고 재정수입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멕시코공공재정연구센터(CIEP)는 관세와 관세법 개정에 따라 수입세 수입이 2025년 1,517억8,970만 페소에서 2026년 2,547억5,680만 페소로 실질 기준 약 60%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관세 인상 전 자유무역협정 미체결국 제품의 평균 세율은 약 10%였지만 새 제도에서는 약 35%로 높아졌다.
하지만 관세는 최종적으로 멕시코 소비자와 수입기업이 부담하는 세금이라는 반론도 크다. 멕시코 내에서 대체 생산이 불가능한 부품과 기계에 관세가 부과되면 현지 제조업체의 원가가 상승하고, 이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의류, 신발 등 완제품 가격에 전가될 수 있다.
멕시코·중국상공기술회의소 측은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의 약 75%가 소비재가 아니라 멕시코 공장에서 사용하는 자본재와 중간재라고 설명했다. 소비자가 직접 구매하는 완제품은 약 25%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기계, 생산설비, 산업용 부품, 첨단장비와 로봇 등이라는 것이다. 이런 제품의 수입을 단순히 줄일 경우 자국 산업을 보호하기보다 멕시코 제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역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중국산 자동차의 경우 수입물량과 국내 판매가 서로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중국 브랜드 차량의 2026년 1∼5월 수입은 약 43% 감소했지만, 상반기 멕시코 내 판매량은 13만7,525대로 전년 동기보다 약 30% 증가했다. 시장점유율도 14%에서 17%로 상승했다.
이는 중국 자동차회사들이 50% 관세 시행을 앞두고 2025년 말 멕시코에 차량 재고를 대량 반입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리(Geely), MG모터, 창안, 치레이 등의 판매가 증가했고 BYD는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중국 브랜드 가운데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했다. 일부 중국 업체는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관세로 발생한 비용을 소비자가격에 모두 전가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흡수하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통계는 멕시코의 새 관세가 수입 통관 단계에서는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대상 수입이 23.2% 줄고 중국산 자동차와 부품, 철강, 신발 등이 큰 폭으로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입선이 다른 국가로 이동했는지, 멕시코 생산이 실제로 늘었는지, 소비자가격이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정책의 최종 성공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한국 기업에도 이번 변화는 가볍지 않다. 한국산 관세 대상 제품의 수입이 21.9% 줄어든 만큼 멕시코 수출기업은 적용되는 세번분류와 세율, 원산지 기준을 재검토해야 한다. 멕시코에 생산시설을 두거나 멕시코와 자유무역협정을 맺은 국가의 공급망을 이용하는 방안이 유리해질 수 있지만, 형식적인 우회수출이나 원산지 조작은 강화된 멕시코 세관검사와 T-MEC 원산지 검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멕시코 정부가 이번 관세를 장기적인 산업정책으로 정착시킬지, 물가와 생산비 상승을 고려해 일부 세율을 조정할지도 주목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결과는 분명하다. 새 관세는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산 상품의 멕시코 진입을 빠르게 줄이고 있지만, 그 빈자리를 멕시코 국내 생산이 채울지, 다른 수입국이 차지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