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부동산 불법 점유 범죄 급증…18개월간 4만4천 건 수사

멕시코에서 타인의 주택이나 토지를 불법으로 점유하고 소유권까지 가로채는 부동산 탈취 범죄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에 범죄가 집중되면서 정부의 부동산 등기관리와 사법당국의 대응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가공공안전시스템(SESNSP) 통계에 따르면 2025년 1월부터 2026년 6월까지 전국에서 부동산 불법 점유 및 탈취 범죄(Despojo)와 관련해 개시된 수사 사건은 4만4,343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멕시코주(Estado de México)와 멕시코시티(Ciudad de México)가 전체의 31.1%를 차지했다. 수도권 두 지역에서만 약 1만3,800건이 발생한 셈이다.
이 같은 범죄는 단순히 빈집에 무단 침입해 거주하는 수준을 넘어섰다. 일부 범죄조직은 위조된 매매계약서나 공증서류를 이용해 소유권을 주장하거나, 소유자가 장기간 집을 비운 사이 자물쇠를 교체하고 건물을 점거하는 수법을 사용한다. 심지어 허위 위임장과 신분증을 이용해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각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
범죄의 표적은 상속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주택이나 장기간 비어 있는 건물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고령자가 혼자 거주하거나 소유권 관계가 복잡한 부동산은 법적 대응이 늦어질 경우 피해가 확대될 위험이 크다.
멕시코시티에서는 올해 베니토 후아레스(Benito Juárez) 구의 델바예(Del Valle) 지역에서 부동산 불법 점유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주민들의 불안이 커졌다. 이 지역은 부동산 가격이 높은 주거지역으로, 오래된 단독주택과 신규 아파트 개발이 혼재해 있다. 피해 주민들은 조직적인 부동산 점유 행위에 대한 신속한 수사와 재산권 보호를 요구하고 있다.
이에 클라라 브루가다(Clara Brugada) 멕시코시티 시장은 지난 8월 부동산 탈취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범정부 협력체계를 발표했다. 시 검찰청(Fiscalía General de Justicia)은 신속한 사건 처리와 조직범죄 수사를 담당할 전담 조직을 강화하고, 등기소와 공증기관 등 관련 기관의 정보 공유를 확대하기로 했다.
시 검찰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5일부터 9월 15일까지 부동산 탈취 관련 신규 수사 사건은 435건 접수됐다. 이 가운데 101건이 실제 불법 점유 사건으로 확인됐으며, 기존 사건을 포함해 267개 부동산에 대한 확보 및 반환 조치가 이루어졌다. 법원에 넘겨진 사건은 183건에 달했다.
멕시코시티 의회도 부동산 탈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했다.
지난해 11월 관련 법률을 개정해 일반적인 불법 점유 범죄의 징역형 범위를 6년에서 11년으로 높이고, 신분 도용이나 허위 법률행위를 통한 부동산 탈취도 명확한 처벌 대상으로 규정했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자와 장애인 등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범죄에 대해서는 가중처벌하도록 했다.
그러나 처벌 강화만으로는 피해를 막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부동산공공등기소(Registro Público de la Propiedad), 지적관리기관(Catastro), 공증인(Notario Público), 검찰과 지방정부가 각각 보유한 정보가 신속하게 연결되지 않으면 위조서류를 이용한 소유권 이전이나 불법 거래를 사전에 차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모든 부동산 분쟁이 형사범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임대료 체납이나 가족 간 상속 분쟁은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민사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으며, 불법 점유 여부는 정당한 점유권과 범행 경위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주택 소유자들에게 등기부상 소유권을 정기적으로 확인하고, 상속받은 부동산은 공증과 등기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장기간 비워두는 건물이나 임대 부동산 역시 계약서와 세금 납부 기록, 소유권 관련 서류를 철저히 관리할 필요가 있다.
멕시코의 부동산 탈취 범죄는 오랫동안 반복돼 온 문제지만, 정부의 대응은 최근 들어서야 본격화됐다. 피해자가 법적 소유권을 입증하더라도 실제 건물을 되찾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현실에서, 범죄 예방과 신속한 재산권 회복을 위한 행정·사법기관의 협력이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