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세계 10대 경제대국 복귀 불투명…투자 부족에 성장동력 약화

멕시코가 세계 10대 경제대국으로 복귀하겠다는 목표를 내세웠지만, 현재의 경제성장 속도로는 적어도 2031년까지 실현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과 거대한 제조업 기반을 갖추고도 경제규모를 한 단계 끌어올리지 못하는 가장 큰 원인은 만성적인 투자 부족이라는 분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13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멕시코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1.5%, 2027년에는 1.8%에 머물 것으로 예상됐다. 2028년에는 2.2%까지 높아지지만 2029년부터 2031년까지는 연간 2.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전망을 토대로 산정한 멕시코의 세계 경제순위는 지난해 15위에서 올해 13위로 올라서지만, 2030년과 2031년에도 12위 수준에 머물 것으로 분석된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가 국가경제발전계획인 '플란 멕시코(Plan México)'를 통해 추진하는 세계 10대 경제대국 진입 목표가 현 정부 임기 내 달성되기 어렵다는 의미다.
멕시코는 1999년부터 2004년까지 세계 10대 경제대국에 포함됐으며, 비센테 폭스 전 대통령 집권 초기에는 세계 8위까지 올라간 바 있다. 그러나 이후 20여 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연평균 2% 안팎에 머물면서 다른 신흥경제국에 비해 성장 속도가 둔화됐다.
경제전문가들은 가장 큰 문제로 민간투자 위축을 지적한다. 금융회사 카피탈(Kapital)의 알레한드라 마르코스 이사는 최근 2년간 기업들의 신규 투자와 생산시설 확충이 부진하면서 경제성장 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관세정책과 미국·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T-MEC)의 불확실성이 기업들의 투자 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다. 자동차와 전자제품 등 미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은 무역환경이 명확해질 때까지 신규 공장 건설과 설비투자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투자환경도 문제로 지적된다. 치안 불안과 법적 불확실성, 전력 및 산업용수 부족, 복잡한 행정절차 등이 기업들의 투자 부담을 높이고 있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UNAM)의 경제학자 클레멘테 루이스 두란은 공공투자와 민간투자가 동시에 부족한 상황에서 생산능력 확대가 지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저성장 구조는 멕시코에 진출한 한국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미국 수출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자동차 부품과 전자업체들은 관세정책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으며, 내수시장에 의존하는 기업들도 소비와 투자 둔화에 따른 부담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셰인바움 정부는 플란 멕시코를 통해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와 국내 제조업 육성, 산업단지 조성 등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단순한 투자 유치 발표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치안 개선, 법적 안정성 확보 등 기업이 실제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한다.
다만 세계 경제순위는 달러로 환산한 명목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환율과 물가 변동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순위 하락이 반드시 경제규모 축소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간 낮은 성장률이 지속되면 고용과 소득 증가에도 한계가 생길 수 있다.
멕시코는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미국과 인접하고 이미 국제적인 제조업 생산기지로 자리 잡았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점을 실질적인 경제성장으로 연결하려면 민간투자 회복과 생산성 향상이 필수적이다.
IMF의 이번 전망은 멕시코가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세계 10대 경제대국 복귀 여부도 결국 정부의 경제발전 목표가 아닌 실제 투자 확대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