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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2027~2028 의약품 초대형 입찰…97%에 응찰했지만 '실제 경쟁'은 불균형

8월 20일
3분 분량

멕시코 정부가 2027~2028년 공공의료기관에 공급할 의약품을 확보하기 위한 대규모 통합 입찰에 들어갔다. 전체 766개 품목 가운데 744개 품목에 업체들이 응찰해 외형상 97.1%의 높은 참여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품목별로 실제 경쟁에 참여한 공급업체 수를 들여다보면 상황은 크게 달라진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국영 제약·의약품 유통회사 Birmex(Laboratorios de Biológicos y Reactivos de México)가 보건부 조정 아래 진행하는 이번 통합입찰 T-218은 최근 멕시코 공공의료 부문의 의약품 구매 가운데 최대 규모 중 하나다. 입찰 대상은 일반 의약품을 비롯해 항암제와 항감염제 등 총 766개 품목으로, 최대 약 35억3,600만 개​의 의약품 구매가 걸려 있다. IMSS와 ISSSTE, Pemex, Birmex를 비롯한 8개 공공기관이 공동으로 참여한다.


지난 8월 5일 제안서 개찰 결과 총 174개 입찰업체가 1,831건의 가격 제안​을 제출했으며, 이들이 제시한 제품은 284개 제조업체의 제품이었다. 전체 766개 품목 중 744개에 최소 한 곳 이상의 업체가 응찰했다. 반대로 22개 품목은 단 한 건의 제안도 받지 못했다.


단순 계산하면 입찰 대상 의약품의 97.1%가 공급업체를 확보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수치만 보면 성공적인 입찰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제는 1,831건이라는 전체 제안 숫자가 아니라 각 의약품마다 실제로 몇 개 업체가 경쟁하고 있느냐는 점이다.


전체 품목에 여러 업체가 골고루 경쟁하는 구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일부 의약품에는 다수 업체가 몰려 경쟁이 치열한 반면, 다른 품목에는 한두 업체만 참여했다. 따라서 97.1%라는 높은 ‘품목 커버리지’만으로 공급 안정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한 업체만 응찰한 의약품은 가격 경쟁이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해당 업체가 생산이나 물류 문제로 공급하지 못할 경우 대체 공급자를 즉시 확보하기 어렵다는 위험도 있다. 이번 입찰에서 멕시코 정부가 도입한 핵심 장치가 ‘동시 공급(abastecimiento simultáneo)’ 방식이다.


하나의 의약품을 한 업체에 전량 맡기는 대신 조건이 맞으면 최대 4개 업체가 물량을 나눠 공급할 수 있도록 했다. 두 업체가 선정되면 60%와 40%, 세 업체는 50%·30%·20%, 네 업체는 40%·25%·20%·15% 방식으로 물량을 분산하는 구조다. 다만 1위와 4위 업체의 가격 차이가 10%를 넘지 않아야 한다. 정부가 이 제도를 도입한 이유는 특정 제약회사 한 곳에 의약품 공급을 지나치게 의존하는 위험을 줄이기 위해서다.


공급업체에 요구하는 조건도 강화됐다. 낙찰업체는 연간 배정 물량의 최대 5%에 해당하는 재고를 별도로 확보해야 하며, 일반 주문은 15일 이내, 긴급 주문은 불과 5일 안에 납품해야 한다.


납품 지연에는 하루 2.5%의 위약금이 적용될 수 있으며 긴급 주문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주문 금액의 최대 10%에 해당하는 제재가 가능하다. 정부는 이를 통해 최근 반복돼온 공공병원의 의약품 부족 사태를 방지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처럼 엄격한 조건이 오히려 중소 공급업체의 입찰 참여를 어렵게 만들 가능성도 있다.

가격뿐 아니라 대규모 재고와 전국적인 물류능력을 동시에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Birmex의 과거 입찰 문제도 이번 과정을 지켜보게 만드는 이유다. 2025~2026년 의약품 통합구매 과정에서는 입찰과 계약을 둘러싼 문제가 발생해 일부 계약이 취소됐으며, 의약품 공급 지연과 부족 문제도 이어졌다. 멕시코 의회에서도 당시 입찰 지연 원인과 의약품 공급에 미친 영향을 공개하라고 Birmex와 보건부에 요구한 바 있다.


이번 입찰은 일정도 상당히 빠듯하다.

Birmex는 지난 7월 16일 입찰 공고를 냈으며 8월 5일 제안서를 개찰했다. 최종 낙찰 결과는 9월 14일 오후 6시 발표될 예정이다. 계약에 따른 공급은 2027년 1월 1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더구나 이번 766개 품목이 멕시코 공공의료기관에서 필요한 모든 의약품을 의미하는 것도 아니다. 별도 조달이 필요한 특허·단독공급 의약품 수백 개 품목과 백신, 의료기기 등이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이번 입찰을 평가하는 핵심은 ‘744개 품목에 제안이 들어왔다’는 97.1%라는 숫자가 실제 병원의 의약품 공급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에 있다.


입찰 참여율이 높더라도 특정 의약품에 공급업체가 한 곳뿐이라면 그 업체의 생산이나 물류에 문제가 발생하는 순간 공급 차질로 이어질 수 있다. 반대로 여러 업체가 참여한 품목은 가격 경쟁뿐 아니라 공급망을 분산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또한 낙찰 자체가 의약품 공급을 의미하지 않는다. 제조업체의 생산능력, 공급업체의 재고 확보, 약 400곳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배송 거점까지의 물류, 그리고 정부기관의 대금 지급이 정상적으로 연결돼야 실제 환자가 병원과 약국에서 약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이번 Birmex 입찰의 진정한 성패는 97.1%라는 입찰 참여율이 아니라 2027년 1월부터 필요한 의약품이 제때 병원에 도착하느냐로 판가름날 전망이다.


오는 9월 14일 발표되는 최종 낙찰 결과에서는 가격뿐 아니라 각 의약품에 몇 개 업체가 실제 공급자로 선정되는지, 그리고 공급이 취약한 22개 무응찰 품목을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확보할지가 핵심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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