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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달라하라 '물 파산' 위기…수돗물 오염, 되돌릴 수 없을 수도


멕시코 제2의 대도시 과달라하라가 단순한 물 부족을 넘어 생태계가 스스로 회복하기 어려운 ‘물 파산’(bancarrota hídrica) 상태에 들어섰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장기간 이어진 수질오염과 지하수 과잉 채취, 노후 상수도망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일부 피해는 이미 되돌리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과달라하라대학교(Universidad de Guadalajara·UdeG)의 수자원 전문가 아르투로 글레아손(Arturo Gleason)은 물 위기는 훼손된 환경을 복원할 가능성이 남아 있는 상태지만, 물 파산은 깨끗한 수자원 자체가 사라져 회복 가능성부터 따져야 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과달라하라 광역권 곳곳에서는 수돗물에서 악취가 나고 물빛이 갈색으로 변하거나 침전물이 섞여 나온다는 신고가 이어졌다.


과달라하라의 수질오염은 도시 형성 초기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17세기에 설치된 최초의 공공 배수시설은 생활 오물을 산후안데디오스강(Río San Juan de Dios)으로 흘려보냈고, 이 강은 19세기 말 거대한 노천 하수도로 변했다. 이후 강을 지하 수로로 덮어 오늘날의 칼사다 인데펜덴시아(Calzada Independencia)를 만들었지만 오염 문제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았다.


당시 주민들은 아테마학강(Río Atemajac)과 아구아 블랑카(Agua Blanca), 아구아 아술(Agua Azul), 산안드레스(San Andrés), 메히칼칭고(Mexicaltzingo), 로스콜로모스(Los Colomos) 등 인근 샘에서 생활용수를 공급받았다. 그러나 도시 인구가 급증하고 엘살토(El Salto)를 중심으로 산업단지가 형성되면서 기존 수원만으로는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1957년부터는 차팔라호(Lago de Chapala)의 물을 노천 수로로 끌어오기 시작했고, 1991년에는 이를 상수도관과 연결했다. 현재 과달라하라에서 사용하는 물의 약 63%는 차팔라호에서 공급되며, 22%는 과잉 채취 상태인 지하수에서 나온다. 나머지 14%는 칼데론댐(Presa Calderón), 라 레드댐(Presa La Red), 엘살토댐(Presa El Salto), 엘사포티요댐(Presa El Zapotillo)으로 구성된 댐 수계에서 공급되고, 약 1%만 샘물에 의존한다.


1990년대 말부터 과달라하라에 새로운 수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지만 정치적 갈등과 기술·환경 문제로 사업이 잇따라 중단됐다. 대표적으로 엘사포티요댐의 방벽 높이를 105m로 건설하는 계획은 테마카풀린(Temacapulín), 아카시코(Acasico), 팔마레호(Palmarejo) 마을을 침수시킬 수 있다는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2021년 2월 10일 칼데론댐과 라 레드댐이 고갈되면서 특히 도시 북부에서 단수가 반복됐다. 과달라하라의 예수회대학교(Instituto Tecnológico y de Estudios Superiores de Occidente·ITESO) 연구진은 이날을 과달라하라의 ‘물 제로의 날’(Día Cero del Agua)로 부른다. 이후 주정부는 급수차(pipas)와 공공 물탱크(tinacos públicos)를 배치하고 지역별 제한급수(tandeos)를 시행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마련하지 못했다.


수질오염도 심각하다. 산티아고강(Río Santiago)의 엘살토와 후아나카틀란(Juanacatlán) 구간에는 처리되지 않은 생활하수와 산업폐수가 계속 유입되고 있다. 이 강은 레르마-차팔라-산티아고-태평양 수계(Cuenca Lerma-Chapala-Santiago-Pacífico)에 속하며 멕시코에서 두 번째로 긴 수계 가운데 하나다.


연방정부의 국가 수질측정망(Red Nacional de Medición de Calidad del Agua)이 2025년에 채취한 일부 시료에서는 분변성 대장균이 물 100㎖당 46만 개에서 최대 4,600만 개까지 검출됐다. 질병 위험이 낮다고 판단하는 기준인 100개보다 수천 배에서 수십만 배 높은 수치다. 용존산소량도 리터당 최대 2.53㎎에 그쳐 수생 생물의 생존에 필요한 최소 기준인 5㎎에 크게 미달했다.


할리스코 주정부는 광역상하수도기관(Sistema Intermunicipal de los Servicios de Agua Potable y Alcantarillado·SIAPA)이 공급한 오염수 문제를 인정하고 수질 개선과 시설 현대화를 위한 32개 조치를 발표했다.


과달라하라 광역권 종합 물 관리 전략계획(Plan Estratégico de Gestión Integral del Agua para el Área Metropolitana de Guadalajara)에 따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약 422억1,700만 페소를 정수, 하수처리, 배수 및 상수도 기반시설에 투입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정부가 제출한 계획이 구체적인 사업 일정과 재원 조달 방안, 실행 우선순위를 제시하지 못한 채 기존 자료와 사업안을 모아 놓은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계획서 자체도 시설의 노후 정도와 운영 기록, 수원의 실제 공급 능력 등에 관한 자료가 불완전하고 서로 통일돼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수원을 끌어오는 데만 집중해서는 과달라하라의 물 파산을 막을 수 없다고 지적한다. 산업폐수와 불법 방류를 차단하고 산티아고강을 정화하는 한편, 노후 상수도망 교체와 지하수 채취 제한, 빗물 재활용을 동시에 추진하지 않으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더라도 수질오염과 물 부족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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