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대선이 불과 13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집권당인 모레나당(Morena)이 후보를 선출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엘파이스 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대통령은 지난 금요일 자신이 창당한 모레나당에 3개월 이내에 후보를 선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엘 파이스는 모레나 상원의원 및 당의 잠재적 후보 3명과 함께 국립궁전에서 열린 회의에서 이 같은 요청을 했다고 이 모임에 참석한 두 명의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현재, 대권 출마에 근접한 인물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멕시코시티 시장, 마르셀로 에브라르드(Marcelo Ebrard) 외무장관, 아단 아우구스토 로페스 에르난데스(Adán Augusto López Hernández) 내무장관, 모레나의 상원 지도자인 리카르도 몬레알(Ricardo Monreal) 상원의원 등이다.
이들은 모레나(Morena)가 2024년 당 대선후보를 선출하기 위해 실시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하겠다고 밝혔으며, 현재 정부 고위직에 있으면서도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레나당의 대표인 마리오 델가도(Mario Delgado)는 경선 결과가 12월에야 발표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의 요청(지시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수 있음)으로 인해 예정보다 일찍 인선 절차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이 코로나19에 감염된 후 회복하는 동안 지난주 정부의 오전 기자회견을 주재한 로페스 에르난데스(López Hernández) 내무장관이 대통령 후보 경쟁에서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셰인바움 시티 시장과 에브라르드 외무장관이 모레나 후보 지명을 확보할 유력한 경쟁자로 여겨지고 있다.
모레나 동맹 정당인 노동당의 호세 헤라르도 페르난데스 노로냐(José Gerardo Fernández Noroña) 의원도 여당의 지명을 받겠다고 밝혔지만, 그는 유력한 경쟁자로 간주되지 않고 있다.
집권당인 모레나당이 최종적으로 선택한 후보는 야3당 연합인 '멕시코를 위해(Va por México)'가 내세울 공동 후보와 맞붙게 된다.
강력한 여당후보에 대해 단일후보를 내지 못하면 '필패' 할 것이라는 위기감속에서 출범한 주요 야3당 연합체 Va por mexico (멕시코를 위해). 각 당의 대표가 출마할 가능성이 높지만 의외의 인물이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현재의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야당 인물들이 모두 여당 후보들에 비해 현저하게 낮은 지지도를 보이고 있어 야당은 인물난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 주요 3당인 국민행동당(PAN), 제도혁명당(PRI), 민주혁명당(PRD)으로 구성된 좌우 단일 후보는 누가 될지는 아직까지 불분명하다.
이같은 야당의 상황을 두고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작년 10월에 야당 후보의 (매우) 긴 목록을 제시하면서 총 43 명이 대통령직 경쟁에 관심을 표명했거나 잠재적 인 경쟁자라고 밝힌 바 있다.
분열된 야당을 간접 비판한 것으로 현 집권당의 재집권에 대한 자신감 표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시민운동당(MC)도 상하 양원을 교체하는 2024년 6월 2일 선거에 후보를 출마시킬 것이라고 밝혔으며 사무엘 가르시아 누에보 레온 주지사가 잠재적인 MC당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셰인바움이나 에브라르드를 후보로 내세운 모레나가 두 번 연속 대통령에 당선(재집권)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엘파이스에 따르면,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후보 지명 과정에서 여당의 결정을 기다리는 동안 인내심을 가져달라고 촉구했다. 대통령이 2018년에 세 번째 연속 후보로 출마하기 전까지는 국가 최고직에 선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자신을 예로 들면서다.
이런 가운데,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멕시코시티 시장으로 재직할 당시 환경부 장관을 지낸 셰인바움 현 멕시코시티 시장을 암묵적으로 지지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러나 자칭 민주주의자라고 자처하는 AMLO 대통령은 자신이 선호하는 인물이 선출될 겨우 이는 모레나당의 인선 과정의 결과로 '국민이 선택한 후보'라고 공개적으로 주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즉, 자신의 지지와는 상관없이 선출된 후보는 국민들이 판단한 것으로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제스처인 셈이다. 탈락한 후보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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