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분마다 송유관이 뚫렸다"…멕시코 국영석유사, 끝나지 않는 연료 절도와 전쟁

멕시코 국영석유회사 PEMEX(Petróleos Mexicanos) 의 송유관이 2025년 한 해 동안 평균 50분마다 한 번씩 불법 천공(도관 절개) 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 언론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공식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PEMEX 송유관에서 적발된 불법 연결 지점(tomas clandestinas) 은 총 10,591건으로 집계됐다. 단순 계산하면 약 49.6분마다 1건씩 발생한 셈이다. 이는 전년 11,774건보다 약 10% 감소한 수치지만, 멕시코 정부가 수년째 “후아치콜(huachicol·연료 절도)” 척결을 선언해 온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심각한 수준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후아치콜’은 무엇인가
멕시코에서 huachicol 은 원래 가짜 술을 뜻했지만, 현재는 연료 절도 범죄 전체를 의미한다.
범죄조직은 PEMEX 송유관 위치를 파악한 뒤 야간에 도관을 뚫고 밸브와 호스를 설치해 휘발유·디젤·LP가스를 빼낸다. 이후 탱크로리 차량이나 비밀 저장소로 옮겨 암시장에 유통한다. 이 범죄는 단순 절도가 아니라 조직범죄 자금원, 지방 공무원 부패, 폭발·화재 위험, 세수 손실, 정유 공급망 혼란과 직결되는 국가안보 문제로 간주된다.
어디서 가장 많이 발생했나
2025년 기준 주요 피해 지역은 다음과 같다.
지역 | 불법 천공 건수 |
Hidalgo | 2,785건 |
Estado de México | 759건 |
Baja California | 497건 |
특히 Hidalgo 는 멕시코 최대 연료 절도 거점으로 남아 있으며, 수도권 인접성과 물류 접근성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LP가스 도난은 오히려 급증
휘발유·디젤뿐 아니라 LP가스 도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연구기관 IGAVIM에 따르면 PEMEX 가스 인프라에서 발생한 불법 연결은 2024년 953건, 2025년 1,161건으로 21.8% 증가했다. 약 7시간 33분마다 한 번꼴로 가스관이 뚫린 셈이다.
PEMEX는 어떻게 감지하나?
연료 절도범들이 밤에 몰래 도관을 뚫는데도 PEMEX가 어떻게 이를 알아내는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실제로는 다음처럼 여러 기술이 동시에 사용되고있다.
1. 압력 센서 (Pressure Monitoring)
송유관 내부 압력은 일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누군가 도관을 뚫으면 압력이 갑자기 떨어진다.
PEMEX 중앙 관제실은 특정 구간 압력 강하가 나타나면 즉시 경보를 받는다.(정상 압력 800 psi → 갑자기 690 psi→ 누출 또는 도난 의심)
2. 유량 비교 시스템 (Flow Balance)
한 지점에서 보낸 연료량과 다음 지점에서 도착한 양을 비교한다.
A지점 송출 100,000리터-B지점 도착 96,500리터, 중간에서 3,500리터 손실 발생 → 도난 가능성제기. 이 방식은 가장 기본적인 감지 시스템이다.
3. SCADA 원격 관제망
대형 파이프라인은 보통 SCADA(Supervisory Control and Data Acquisition) 시스템으로 통제된다. PEMEX 역시 압력, 온도, 밸브 개폐, 펌프 상태, 유량을 실시간 감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군·경찰·기술팀에 통보된다.
4. 드론·헬기·지상 순찰
특히 위험 지역에서는 군용 드론, 헬리콥터 열감지 카메라, 육군 차량 순찰, 현장 탐지견 등이 투입된다. 멕시코 군은 실제로 송유관 인근 농지와 외곽지대를 순찰하며 불법 탱크로리 이동도 감시한다.
5. 위성·열화상 감시 (신규 기술)
최근에는 야간 열영상, 지표 진동 감지, 위성 영상 변화 탐지, AI 패턴 분석 등 차세대 기술도 검토되고 있다. 예를들어 갑자기 특정 농지에 대형 차량이 반복 진입하면 의심 신호.
왜 막기 어려운가
멕시코 전역의 송유관망은 매우 방대해 수천킬로미터에 달할 정도로 방대하다. 여기에 부패한 회사내부 직원의 공모로 관로 지도, 압력 정보, 순찰 시간등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연료 절도가 생계형 범죄로 뿌리내리면서 송유관이 통과하는 주변지역의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범죄에 가담하고 있다는 점도 한 몫 하고 있다. 특히, Cártel Jalisco Nueva Generación(신세대 카르텔)과 Cártel de Sinaloa 등 주변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조직범죄 자금원으로 지목돼 왔다.
PEMEX 손실은 얼마나 큰가
정확한 연간 손실액은 해마다 다르지만, 연료 자체 손실, 설비 수리비, 화재·폭발 피해, 공급 차질, 세금 손실까지 합치면 수십억 달러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후아치콜과의 전쟁”을 선언했지만, 현실은 여전히 50분마다 송유관이 뚫리는 나라다. PEMEX는 센서, 관제망, 군 순찰, AI 기술까지 총동원하고 있으나, 범죄조직은 더 빠르게 적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싸움은 단순 절도 단속이 아니라 국영기업 생존과 국가 재정, 에너지 안보를 둘러싼 전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