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뒤집힌 멕시코 권력지도… 모레나 '정치 쓰나미'가 바꾼 32개 주의 운명
- 멕시코 한인신문
- 3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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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정치 지형이 지난 10년 동안 극적으로 재편됐다. 불과 한 세대 전까지만 해도 전국 대부분의 주(州)를 장악했던 제도혁명당(PRI), 국민행동당(PAN), 민주혁명당(PRD)은 급격한 쇠퇴를 겪었고, 대신 2014년 창당한 신생 정당 모레나(Morena)는 연방정부는 물론 지방권력까지 장악하며 사실상 멕시코 정치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016년 무렵을 기준으로 보면 당시 집권당이었던 PRI는 15개 주를 통치했고, PAN은 12개 주, PRD는 5개 주에서 주지사를 배출하며 32개 주를 사실상 나눠 지배하고 있었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현재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세 정당이 직접 통치하는 주는 손에 꼽을 정도로 줄어든 반면, 모레나와 연립 세력은 전국 대부분의 주정부를 장악하며 압도적인 정치적 우위를 확보했다.
그러나 현재는 완전히 바뀐 정치지형을 보여주고 있다.
정당 | 현재 주지사 수 | 대표 주 |
Morena | 23명 | 멕시코시티, 멕시코주, 푸에블라, 베라크루스, 치아파스, 소노라 등 |
PAN (국민행동당) | 4명 | 과나후아토, 아과스칼리엔테스, 치와와, 케레타로 |
PRI (제도혁명당) | 2명 | 코아우일라, 두랑고 |
Movimiento Ciudadano (MC) | 2명 | 할리스코, 누에보레온 |
PVEM (녹색당) | 1명 | 산루이스포토시 |
합계 | 32명 | 멕시코 32개 주(멕시코시티 포함) |
현재, 각 정당별 소속 주지사, 집권당과 동맹세력을 합치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정치 전문가들은 이를 ‘모레나 쓰나미(Tsunami Morena)’라고 부른다.
이 변화의 출발점은 2018년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의 대선 승리였다.
오랜 기간 기존 정당들이 반복해 온 부패와 특권 정치에 실망한 유권자들이 대대적인 정권교체를 선택했고, 그 흐름은 지방선거에서도 이어졌다. 이후 모레나는 사회복지 확대, 연금 지원, 장학금 지급, 최저임금 인상 등 서민 중심 정책을 앞세워 정치적 기반을 빠르게 넓혔다.
기존 정당의 몰락에는 내부 문제도 적지 않았다. PRI는 장기간 집권 과정에서 누적된 부패 이미지와 기득권 정치의 상징으로 인식되기 시작했고, PAN은 지역별 영향력은 유지했지만 전국적인 확장성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한때 진보 진영을 대표했던 PRD는 핵심 인사들이 대거 모레나로 이동하면서 조직력과 지지층이 크게 약화됐고, 현재는 과거의 영향력을 거의 상실한 상태다.
특히 PRD의 쇠퇴는 모레나 성장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모레나는 PRD 출신 정치인과 시민운동 세력을 흡수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정부와 의회, 연방정부까지 영향력을 확대했다. 정치권에서는 “모레나는 새로운 정당이지만 인적 구성의 상당 부분은 기존 좌파 정치세력의 재편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경제적 요인도 민심 변화에 영향을 미쳤다.
코로나19 이후 생활비 상승과 빈부격차 확대 속에서 저소득층을 겨냥한 현금 지원 정책은 강력한 정치적 효과를 발휘했다. 고령자 연금과 학생 장학금, 농촌 지원 프로그램을 직접 체감한 유권자들은 모레나에 대한 지지를 이어갔고, 이는 지방선거에서도 연속적인 승리로 이어졌다.
하지만 모레나의 압도적 우세가 곧 영구적인 지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치안 악화와 조직범죄, 공공의료, 재정 건전성, 경제 성장률 둔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카르텔 폭력과 지방정부 치안 실패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으며, 중산층과 기업계에서는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투자 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야권 역시 재편을 모색하고 있다. PAN은 일부 북부 주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며 차세대 지도자 발굴에 나서고 있고, PRI는 지역 조직 재건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두 정당 모두 과거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젊은 유권자의 지지를 회복하지 못한다면 전국적 경쟁력을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PRD는 독자 생존보다 다른 야권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2027년에 17개 주에서 주지사를 새로 선출하게되는데 이 선거는 모레나의 지배력이 유지될지, 야권이 반격의 발판을 마련할지를 가를 최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이 선거 결과가 2030년 대선 구도와 멕시코의 향후 권력 지형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30년 대선을 앞두고는 새로운 변수도 등장하고 있다. 일부 기업인과 무소속 성향 인사들이 잠재적 대권주자로 거론되고 있으며, 야권 단일후보론도 꾸준히 제기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전국 조직력과 지방 권력, 의회 기반을 모두 갖춘 모레나가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평가가 많다.
전문가들은 멕시코 정치가 향후 ‘모레나 대 반(反)모레나’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과거처럼 PRI와 PAN, PRD가 각각 독립적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고 있으며, 앞으로는 모레나의 장기 집권을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연합이 등장할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10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권력 이동은 이제 현실이 됐다. 한때 전국을 장악했던 기존 정당들은 역사상 가장 큰 위기를 맞았고, 모레나는 지방과 중앙을 아우르는 새로운 지배 정당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멕시코 유권자들은 과거에도 정권을 과감히 교체해 온 경험이 있다.
따라서 오늘의 ‘정치 쓰나미’가 영원한 질서로 굳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거대한 변화의 전조가 될지는 앞으로의 경제 상황과 치안, 그리고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