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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공항 제3터미널 다시 수면 위로… 월드컵 보수공사 넘어 장기 확장 논의 본격화


멕시코시티 국제공항(AICM, Aeropuerto Internacional de la Ciudad de México)의 제3터미널(Terminal 3) 건설 가능성이 다시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2026 FIFA 월드컵을 앞두고 진행된 대규모 리모델링 1단계가 마무리된 직후, 공항 측이 향후 3단계 사업에서 새로운 터미널 건설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수십 년째 반복돼 온 수도권 항공 인프라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AICM의 후안 호세 파디야 올모스(Juan José Padilla Olmos) 공항장은 최근 제3터미널 가능성에 대해 “매우 야심차고 필요한 프로젝트”라고 평가하면서도, 성급한 발표가 아니라 면밀한 연구와 다학제 전문가위원회 구성이 선행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3터미널이 단순히 건물 하나를 추가하는 문제가 아니라 활주로, 유도로, 주기장, 접근도로, 항공사 운영시설, 정비시설, 수하물 시스템 전체를 다시 설계해야 하는 '복합 프로젝트' 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언은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이 AICM 리모델링 1단계 완공을 발표한 직후 나왔다. 현재 공항 보수사업은 월드컵을 앞두고 터미널, 대합실, 주차장, 활주로, 유도로, 전기설비, 접근도로 등을 개선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전체 투자 규모는 약 80억 페소로 발표됐다. 공사는 해군부(Secretaría de Marina)가 담당하고 있으며, 당초 75개 사업을 통해 이용객 경험과 운영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제3터미널 논의는 월드컵용 보수공사와는 성격이 다르다. 현재 진행 중인 리모델링이 낡은 기존 시설을 정비하는 단기 처방이라면, 제3터미널은 AICM의 만성적인 포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장기 처방이다. AICM은 이미 수년 전부터 활주로와 터미널 수용능력 한계에 도달했다는 지적을 받아 왔으며, 최근에는 운항 횟수 제한과 혼잡, 지연, 수하물 처리 문제, 접근 교통 문제까지 겹치며 이용객 불만이 커졌다.


항공업계에서는 이미 올해 초부터 제3터미널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해 왔다. 아에로멕시코(Aeroméxico)의 안드레스 코네사(Andrés Conesa) 최고경영자는 제3터미널이 장기적으로 AICM 혼잡을 완화할 수 있는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그의 구상에 따르면 새 터미널은 제2터미널(Terminal 2) 인근에 건설하는 방안이 현실적이며, 이를 위해서는 아에로멕시코 정비시설 이전이 필요할 수 있다. 반면 제1터미널(Terminal 1) 인근은 연료 저장시설과 기존 인프라가 밀집해 있어 터미널 신설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제3터미널이 논의되는 배경에는 AIFA(Aeropuerto Internacional Felipe Ángeles)의 현실도 있다. 전임 정부는 산타루시아(Santa Lucía)에 AIFA를 건설해 AICM의 포화 문제를 완화하겠다고 설명했지만, 국제선과 주요 환승수요는 여전히 AICM에 집중되어 있다. 화물 일부가 AIFA로 이전됐고 항공 당국이 수도권 공항 시스템(Sistema Aeroportuario Metropolitano)을 추진하고 있지만, 외국인 관광객과 비즈니스 승객, 대형 항공사 네트워크의 중심은 여전히 베니토 후아레스 국제공항(Aeropuerto Internacional Benito Juárez)이다.


문제는 제3터미널이 실제 착공까지 가기에는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는 점이다.

가장 큰 한계는 공간이다. AICM은 도시 한복판에 위치해 확장 여지가 제한적이다. 터미널을 새로 짓더라도 활주로 수가 늘어나지 않으면 항공기 이착륙 처리능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을 수 있다. 현재 AICM의 병목은 터미널 공간뿐 아니라 활주로 운용, 유도로 혼잡, 슬롯 제한, 지상교통 접근성까지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재원도 문제다. 기존 리모델링에는 AICM 자체 수입을 활용한 80억 페소가 투입되고 있지만, 제3터미널은 그보다 훨씬 큰 재정이 필요할 가능성이 높다. 2025년 예산 자료에서는 AICM이 2026년 공사와 장비에 2,883만 페소가 아니라 28억8,300만 페소 규모를 요청했고, 사전투자 연구비 1억5,660만 페소까지 포함하면 30억 페소 이상이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는 기존 시설 보수와 장비 교체 중심의 예산으로, 새 터미널 건설비와는 별개의 문제다.


정치적 변수도 작지 않다. 멕시코는 이미 텍스코코(Texcoco) 신공항 취소와 AIFA 건설을 거치며 수도권 공항 정책에서 큰 논쟁을 경험했다. 제3터미널 추진은 사실상 “기존 AICM을 다시 키워야 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 AIFA의 역할과 정부의 공항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을 재점화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제3터미널 논의가 다시 힘을 얻는 이유는 현실적인 수요 때문이다.

월드컵을 앞두고 AICM에서는 이미 공사와 혼잡, 택시와 차량호출앱 갈등, 시설 노후화 문제가 동시에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제1터미널 인근 보행교 시설물이 떨어져 운전자가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하면서 공항 인프라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 공항은 월드컵을 앞두고 75개 보수사업을 진행 중이지만, 국제행사를 계기로 기존 한계가 더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현재로서는 제3터미널이 확정된 사업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공항 측 표현도 “가능성 검토”와 “3단계 리모델링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수준에 가깝다. 그러나 중요한 변화는 그동안 항공업계가 주장하던 장기 확장론을 공항 당국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AICM의 제3터미널은 아직 설계도, 예산, 착공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수도권 항공 인프라의 구조적 한계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가 다시 공식 테이블에 올라왔다는 의미가 있다.


멕시코시티 국제공항은 월드컵을 앞두고 임시 화장과 보수공사를 거치고 있지만, 근본적인 질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AIFA와 AICM을 함께 운영하는 현재의 수도권 공항 시스템이 정말 충분한지, 아니면 결국 AICM 안에 새로운 터미널을 더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이다.


제3터미널 논의는 단순한 공항 건물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멕시코가 앞으로 20년 동안 수도권 항공수요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를 묻는 국가 인프라 전략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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