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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보러 가려다 '빚더미' 오르는 멕시코 팬들

6월 13일
2분 분량

신용카드 할부·개인대출까지 동원… “한 달 월급보다 비싼 티켓”에 가계 부담 커져


2026 FIFA 월드컵이 멕시코에서 화려하게 막을 올렸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또 다른 현실이 펼쳐지고 있다. 바로 월드컵 경기를 직접 보기 위해 신용카드 빚과 대출을 감수하는 팬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멕시코 금융업계와 소비자 단체들은 월드컵 관련 지출이 가계 재정에 상당한 부담을 주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대표팀 엘 트리(El Tri)의 경기를 직접 관람하려는 팬들 사이에서 신용카드 할부와 개인대출 이용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현지 금융기관 조사에 따르면 월드컵을 직접 관람하려는 팬들의 상당수가 티켓 구매, 교통비, 숙박비, 식비 등을 충당하기 위해 신용카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일부는 장기 할부 프로그램까지 이용하고 있다.


문제는 비용 규모다. 이번 월드컵은 역대 최고 수준의 티켓 가격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FIFA의 수요 기반 가격 정책으로 인해 일부 인기 경기의 티켓 가격은 수천 달러까지 치솟았다. 미국에서 열리는 일부 경기와 결승전 티켓은 1만 달러를 넘는 사례도 보고됐다.


멕시코의 중산층 가정 입장에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멕시코 대통령인 Claudia Sheinbaum 역시 개막전 경기장에 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면서 "티켓 가격이 매우 비싸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VIP 좌석은 약 3,000달러 수준에 달했으며, 이는 많은 멕시코 국민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금액이다.


금융 전문가들은 월드컵 소비가 단순히 입장권에 그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예를 들어 멕시코시티 시민이 과달라하라나 몬테레이에서 열리는 경기를 관람하려면 교통비와 숙박비가 추가된다. 미국 개최 경기까지 포함하면 항공권과 비자 비용까지 발생한다. 결국 한 번의 월드컵 원정 응원 비용이 수만 페소에 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팬들은 이를 인생에 한 번뿐인 기회로 여기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멕시코가 미국, 캐나다와 공동 개최하는 대회이며, 멕시코는 역사상 처음으로 세 번째 월드컵 개최국이 됐다. 상당수 팬들은 "다음에 자국에서 월드컵을 볼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에 재정적 부담을 감수하고 있다.


특히 멕시코 대표팀이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으며 좋은 출발을 보이자 팬들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개막전 이후 전국 주요 도시의 스포츠 바와 팬존, 광장에는 수많은 시민들이 몰렸고, 관련 소비도 크게 증가했다.


반면 경제학자들은 지나친 감성 소비를 우려한다. 멕시코는 여전히 높은 가계부채와 금리 부담 문제를 안고 있으며, 신용카드 평균 금리가 연 40%를 넘는 상품도 적지 않다. 월드컵 티켓을 할부로 구매할 경우 실제 지불 금액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또 다른 문제는 월드컵 특수에 대한 기대와 현실의 차이다.

정부는 수백만 명의 관광객 유입과 대규모 경제 효과를 전망하고 있지만, 일부 호텔과 여행업계에서는 지나치게 높은 숙박료와 항공권 가격 때문에 예상보다 관람객 증가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에는 일부 개최 도시의 호텔 예약률이 기대보다 낮다는 보도도 나왔다.


결국 이번 월드컵은 멕시코 국민들에게 축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대표팀 승리를 보기 위해 수천 페소를 지출하고, 어떤 사람은 신용카드를 긁고, 어떤 사람은 몇 달 동안 할부금을 갚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팬들에게 월드컵은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추억에 대한 투자다.

문제는 그 추억의 가격이 점점 더 비싸지고 있다는 점이다.

2026년 월드컵은 경기장 안에서는 축구의 축제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팬들의 지갑과 신용한도를 시험하는 또 하나의 경쟁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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