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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즈텍은 스페인인을 신으로 믿지 않았다" 정복을 정당화한 식민지 역사 왜곡 논란


수백 년 동안 교과서와 대중문화에서는 멕시카(Mexica·통상 아즈텍으로 알려진 민족) 제국이 스페인 정복자 Hernán Cortés 를 신으로 착각해 제국이 무너졌다고 설명해 왔다. 그러나 최근 역사학계에서는 이 서사가 사실상 스페인 식민 세력이 만들어낸 정치적 신화였다는 연구가 힘을 얻고 있다.

대표적인 논쟁은 “멕시카인들이 정복자인 코르테스를 깃털뱀 신 케찰코아틀(Quetzalcóatl)의 귀환으로 믿었다”는 주장이다. 오랫동안 서구 역사관의 핵심처럼 받아들여졌지만, 현대 연구자들은 이를 뒷받침할 1차 사료가 거의 없다고 지적한다.


Camilla Townsend 교수는 “원주민들이 스페인인을 진지하게 신으로 믿었다는 의미 있는 증거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이 신화의 출발점은 1552년 스페인 역사가 Francisco López de Gómara 의 기록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실제 멕시코를 방문한 적도 없었지만, 코르테스의 비서 겸 전기 작가로 활동하며 “원주민들이 스페인인을 신처럼 여겼다”는 서술을 퍼뜨렸다. 이후 이 이야기는 유럽 사회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흥미로운 점은 정작 코르테스 자신이 스페인 국왕에게 보낸 편지들에서는 “멕시카인들이 자신을 신으로 믿었다”는 내용을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역사학자들은 이것이 후대 식민주의자들이 정복을 정당화하기 위해 덧붙인 서사일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실제 멕시카인들은 스페인군의 철제 무기, 화약, 기병 전술 등에 충격을 받았지만, 이를 곧바로 “신성한 존재”로 해석하지는 않았다는 것이 현대 학계의 중론이다. 오히려 그들은 빠르게 기술 격차를 이해하고 대응 전략을 고민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Miguel León-Portilla 를 비롯한 멕시코 역사학자들도 “케찰코아틀 귀환 신화와 코르테스를 직접 연결한 기록은 부족하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소수의 스페인 병력이 어떻게 거대한 멕시카 제국을 무너뜨릴 수 있었을까. 역사학자들은 핵심 요인으로 세 가지를 꼽는다.


첫째는 유럽의 군사 기술 우위다. 철검·화승총·대포·군마는 당시 메소아메리카 전쟁 방식과 차원이 달랐다. 둘째는 전염병이다. 천연두를 비롯한 유럽 질병은 면역이 없던 원주민 사회를 초토화했다.

셋째이자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토착 동맹군이었다.

특히 틀락스칼라(Tlaxcala) 세력은 멕시카 제국과 적대 관계였으며 수만 명 규모 병력을 코르테스 측에 제공했다. 실제로 스페인군 자체는 수백 명 수준에 불과했다.


학자들은 “원주민이 스스로 정복당하기를 원했다”는 식의 ‘백인 신(white gods)’ 서사가 식민주의를 미화하는 역할을 했다고 비판한다. 이는 유럽 제국주의가 자신들의 침략을 “문명화 사명”처럼 포장하는 데 유용하게 쓰였다는 것이다. Anna Della Subin 역시 “정복자들이 신격화되었다는 이야기는 제국주의적 상상력을 강화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늘날 멕시코 학계에서는 “아메리카 발견”이라는 표현 자체도 재검토되고 있다.

이미 수천만 명의 사람들이 문명을 이루고 살고 있었는데, 유럽 중심 시각이 원주민 역사를 지워버렸다는 비판이다.


결국 “멕시카가 스페인인을 신으로 믿었다”는 이야기는 단순한 역사 오류를 넘어, 식민 지배가 어떻게 기억과 서사를 재구성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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