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종과 살인의 고통 위에 세워진 장례업 사기
- 멕시코 한인신문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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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가장 폭력 범죄가 심각한 지역 가운데 하나인 과나후아토(Guanajuato) 주에서 일부 장례업체들이 실종·살인 피해자 가족들의 절박함을 이용해 부당이익을 챙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충격을 주고 있다.
현지 언론 MILENIO 조사에 따르면 일부 장례업체들은 “무료 장례 서비스”와 “정부 지원금 대행”을 내세워 유족들에게 접근한 뒤, 각종 수수료와 추가 비용을 요구하거나 정부 보조금을 가로채는 방식으로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자 가족 상당수는 갑작스러운 살인과 실종 사건으로 경제적·정신적 충격 상태에 놓여 있어, 복잡한 행정 절차와 법률 지식 부족 때문에 업체들의 요구를 그대로 따르는 경우가 많다고 현지 인권단체들은 지적한다.
일부 업체는 “정부가 장례비를 지원한다”며 접근한 뒤 실제보다 높은 비용을 청구하거나, 무료라고 설명한 서비스에 뒤늦게 추가 요금을 부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일부 유족들은 장례 절차가 끝난 뒤 자신도 모르게 정부 피해자 지원금이 업체 측으로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문제의 배경에는 과나후아토의 극심한 폭력 상황이 있다. 과나후아토는 최근 몇 년 동안 멕시코에서 가장 많은 살인사건이 발생한 지역 가운데 하나다. 2026년 1월에도 전국 최다 수준의 고의살인 건수를 기록했다.
폭력 증가와 함께 장례 지원 비용도 급증하고 있다. 과나후아토 피해자지원위원회(CEAV)에 따르면 정부가 지원한 장례 건수는 2022년 275건에서 2024년 1,515건으로 폭증했다. 장례 지원 예산 역시 같은 기간 780만 페소에서 3,900만 페소 이상으로 증가했다.
특히 집단 암매장지나 유기된 시신에서 발견된 실종 피해자들의 경우 DNA 확인과 시신 운송, 장례 절차가 복잡해지면서 유족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여러 기관을 오가며 절차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장례업체들이 사실상 중간 브로커 역할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권단체들은 현재 멕시코 장례업계 규제가 매우 느슨하다고 비판한다. 지역별 허가 기준이 다르고 감독기관도 분산돼 있어, 피해자 가족들이 사기 피해를 입어도 제대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멕시코에서는 장례업체 관련 스캔들이 잇따르고 있다. 치와와와 티후아나에서는 장례업체가 시신을 불법 보관하거나 화장을 하지 않은 채 유족에게 허위 설명을 한 사건도 발생했다.
전문가들은 멕시코에서 폭력이 일상화되면서 죽음 자체가 하나의 산업으로 변질되고 있다고 경고한다. 실종과 살인, 집단 암매장 증가가 법의학·장례·보안·보험 시장까지 확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과나후아토처럼 범죄조직 충돌이 심한 지역에서는 유족들이 장례 절차보다 안전 자체를 먼저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가족들은 보복을 두려워해 조용히 장례를 치르거나 시신 인수 자체를 포기하기도 한다.
현지 시민단체들은 정부가 피해자 지원금 관리와 장례업체 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한 실종·살인 피해자 가족들을 위한 무료 법률지원과 공공 장례 시스템 확대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폭력이 반복될수록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인간의 존엄”이라며, 멕시코가 단순한 치안 대책을 넘어 피해자 보호와 사회적 회복 시스템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