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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초아칸 신부, 고압세척기로 '성수세례'…온라인서 갑론을박


루벤 페레스 루비오 신부가 흰색 픽업트럭 위에서 고압세척기를 이용해 신자들에게 성수를 뿌리고 있다. 사진은 현장에서 촬영된 영상 갈무리.


멕시코 미초아칸주(Michoacán)의 한 가톨릭 신부가 전통적인 성수채 대신 고압세척기를 이용해 수십 명의 신자에게 성수를 뿌리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소셜미디어에서 뜨거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미초아칸주 동부 콘테펙(Contepec)에서 사목하는 루벤 페레스 루비오(Rubén Pérez Rubio) 신부다. 최근 틱톡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확산한 영상에는 페레스 루비오 신부가 흰색 픽업트럭 화물칸에 올라 휴대용 고압세척기(히드롤라바도라·hidrolavadora)를 들고 길가에 모인 신자들을 향해 성수를 분사하는 모습이 담겼다.


이번 장면은 콘테펙의 수호성인인 성 야고보 사도(Santiago Apóstol)를 기념하는 축제 기간에 촬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 게시물에는 정확한 장소가 표시되지 않았지만, 행사 참석자들과 지역 주민들은 촬영지가 케레타로주와 경계를 맞댄 콘테펙이며 영상 속 성직자가 페레스 루비오 신부라고 확인했다.


인구 약 3만5,000명의 콘테펙에서는 매년 7월25일 성 야고보 사도 축일을 전후해 미사와 거리 행렬, 음악 공연, 각종 전통행사가 열린다.


영상에서 신부는 트럭이 천천히 이동하는 동안 거리 양쪽을 향해 물줄기를 번갈아 뿌렸다. 강한 물줄기를 맞은 여성과 어린이, 노인들은 피하거나 불쾌해하기보다는 웃음을 터뜨리고 두 손을 들어 올리거나 박수를 치며 축복을 받았다. 신부는 성수를 뿌리면서 “나의 크나큰 자비가 여러분 모두에게 은총을 내려 주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


일반적인 가톨릭 예식에서는 사제가 성수채를 성수에 적신 뒤 신자들에게 가볍게 뿌리는 방식으로 축복한다. 그러나 이번 행사에는 많은 주민과 방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모든 참석자가 성수를 받을 수 있도록 고압세척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에서 사용된 장비는 독일 업체 케르허(Kärcher)의 휴대용 세척기와 유사한 것으로 보이며, 차량이 이동하는 중에도 비교적 넓은 범위에 물을 뿌릴 수 있는 방식이었다.


해당 영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자 온라인 반응은 엇갈렸다. 긍정적인 의견을 낸 이용자들은 “신자 수가 많은 상황에서 모두에게 성수가 닿게 한 실용적인 선택”이라며 신부의 창의성을 높이 평가했다. 한 이용자는 “결국 더 넓은 범위에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성수가 닿도록 방법을 찾은 것이므로 잘못된 일은 아니다”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그를 “현대적인 신부”라고 부르며 “그러면 고해성사도 이메일이나 전화로 하면 되느냐”는 농담을 남겼다.


반면 일부 신자와 네티즌들은 고압세척기가 종교의식의 엄숙함을 훼손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성수를 축복의 상징이라기보다 축제의 재미를 위한 도구처럼 사용했으며, 물을 지나치게 많이 소비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이용자는 “사람들은 기도 내용보다 언제 물줄기가 자신에게 올지만 기다렸을 것”이라고 꼬집었고, 또 다른 이용자는 이 같은 행동이 종교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장 영상만 놓고 보면 참석자 대부분은 이를 엄숙한 전례를 조롱하는 행동이 아니라 수호성인 축제의 즐거운 축복 행사로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참석자들은 물줄기를 피해 달아나기보다 트럭 주변으로 모여들었으며, 웃음과 박수로 신부에게 호응했다. 전통적인 종교의식이 대규모 군중과 소셜미디어 시대를 만나 변화하는 한 단면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페레스 루비오 신부는 영상이 확산한 이후 자신의 행동과 온라인 논쟁에 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미초아칸 지역 교구 역시 현재까지 징계나 공식 조사 방침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고압 성수 세례’는 짧은 영상 하나로 종교적 전통의 엄숙함과 현대적 소통 방식 사이의 경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일으켰지만, 정작 현장에서 축복을 받은 콘테펙 주민들에게는 성 야고보 사도 축제를 더욱 잊기 어렵게 만든 유쾌한 순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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