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저축하고도 결국 빚낸다"...멕시코 개학비용 1인당 1만2천 페소…
- 멕시코 한인신문
- 2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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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에서 새 학년을 맞는 일이 서민 가정에 또 하나의 ‘경제적 고비’가 되고 있다. 학용품과 교복, 신발 가격이 일제히 오른 데다 학교가 요구하는 각종 물품과 분담금까지 겹치면서 자녀 한 명을 학교에 보내기 위해 1만2천 페소가 넘는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는 8월 31일 새 학기 시작을 앞두고 멕시코시티 역사센터의 학용품 상가에는 조금이라도 싼 가격에 물건을 구하려는 학부모들이 몰리고 있다. 일부 가정은 몇 달 전부터 돈을 모았지만 결국 부족한 금액을 대출로 충당하고 있다.
실제로 중학생 딸을 둔 한 아버지는 두세 달 전부터 조금씩 저축했지만 학용품을 사고 나니 운동화와 교복 등을 살 돈이 부족해 결국 돈을 빌렸다고 현지 언론에 털어놨다.
전국소상공인연합(ANPEC)에 따르면 2026~2027학년도 개학 준비에 필요한 기본 비용은 학생 한 명당 최대 1만2,422페소로 추산된다. 지난해 1만916페소에서 1년 만에 약 1,500페소, 13.8% 증가했다. 학용품만 평균 3,802페소로 12.3% 올랐고, 교복과 신발은 약 4,895페소로 11.25% 상승했다. 여기에 학교분담금과 청소용품 비용까지 추가된다.
부담은 공책이나 연필에 그치지 않는다. 일부 학교는 학부모들에게 화장지, 손 세정제, 소독용품, 바닥청소제, 쓰레기봉투 등까지 준비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아이가 성장하면서 지난해 교복과 신발을 다시 사용할 수 없는 경우에는 새 학기가 시작되기도 전에 가계지출이 급격히 늘어난다. 실제 현장에서 만난 학부모들은 비싼 가방을 다시 사용하고 지난해 남은 색연필과 연필까지 챙기며 한 푼이라도 아끼고 있다.
특히 서민 가정을 힘들게 하는 것은 이른바 ‘자발적이지만 사실상 의무적인 학교분담금(cuotas voluntarias)’이다. 취재에 응한 학부모들에 따르면 학교에 따라 200~1,000페소가 요구되며, 일부 학부모들은 돈을 내지 않으면 자녀 등록을 받아주지 않는다는 말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한 학부모는 초등학교 분담금이 지난해 300페소에서 올해 500페소로 올랐고, 중학교 자녀에게는 600페소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1만2,422페소가 새 학기 교육비의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점이다. ANPEC은 개학 후 교통비와 점심·간식비만 학생 한 명당 매월 최대 4천 페소가 추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두 자녀를 둔 가정이라면 개학 준비비만 약 2만5천 페소에 이르고 이후 매달 식비와 교통비가 계속 발생한다.
결국 멕시코 저소득·서민 가정에게 ‘개학’은 단순히 아이가 학교로 돌아가는 날이 아니다. 몇 달 전부터 돈을 모으고, 지난해 물건을 다시 쓰고, 다른 생활비를 줄여도 부족하면 결국 빚을 내야 하는 가계의 연례적인 재정 부담이 되고 있다.
정부도 부담을 인식해 PROFECO를 통해 전국 54곳에서 개학용품 할인행사를 마련하고 학용품·교복·신발·가방 등에 대한 할인과 각종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학용품과 교복 가격이 불과 1년 사이 두 자릿수로 상승한 상황에서, 자녀 교육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부모들에게 개학 준비는 갈수록 버거운 숙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