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전 정부 예산 651억 페소 사용처 미확인…여당, 논란 속 결산안 승인

멕시코 로페스 오브라도르(Andrés Manuel López Obrador) 전 대통령 집권 마지막 해인 2024년 연방정부 예산 가운데 약 651억7,000만 페소의 지출 내역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집권 여당 모레나(Morena)와 연립 정당들이 결산안을 승인하면서 공공재정의 투명성을 둘러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멕시코 하원(Cámara de Diputados)은 27일 본회의에서 찬성 321표, 반대 117표로 2024년도 연방정부 결산안(Cuenta Pública 2024)을 승인했다. 모레나와 노동당(PT), 녹색생태당(PVEM)이 찬성한 반면 국민행동당(PAN), 제도혁명당(PRI), 시민운동당(MC)은 반대했다.
연방최고감사원(Auditoría Superior de la Federación·ASF)의 감사 결과, 2024년 공공예산 집행에서 지적된 금액은 약 671억7,000만 페소에 달했다. 이 가운데 약 20억 페소만 회수되거나 소명됐으며, 나머지 651억7,000만 페소는 여전히 사용 내역에 대한 추가 확인이 필요한 상태다. 전체 지적액의 약 97%가 해소되지 않은 셈이다.
미소명 금액 가운데 연방정부가 직접 집행한 예산은 약 58억 페소이며, 나머지 593억6,000만 페소는 주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이전된 재정지원금에서 발생했다. 전체의 91%가 지방정부 집행 예산에 집중된 것이다.
연방정부 직접 집행분에서는 경제개발 분야가 약 37억2,000만 페소로 가장 많았고, 사회개발 분야 14억900만 페소, 일반 행정 분야 6억7,300만 페소 순이었다. 야당은 국영석유회사 페멕스(Pemex)와 인프라통신교통부(SICT), 보건 분야의 예산 집행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다.
국민행동당의 엑토르 사울 테예스(Héctor Saúl Téllez) 의원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정부의 6년 임기 동안 해명되지 않은 감사 지적액이 약 990억 페소에 달한다고 주장하며 철저한 조사를 요구했다.
반면 여당은 감사 지적액이 곧 횡령이나 부정 사용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모레나 측은 대부분의 미소명 금액이 지방정부의 예산 집행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결산안 승인 이후에도 감사와 소명 절차는 계속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감사원이 지적한 금액은 증빙서류 부족이나 계약·지출 내역의 불일치 등으로 발생할 수 있어 전액을 재정 손실로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아직 명확하게 소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재정 관리와 감독체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남는다.
2024년 멕시코 연방정부의 총지출은 약 9조2,050억 페소로 전년보다 실질 기준 7.5% 증가했다. 같은 해 경제성장률은 1.5%에 그쳤으며, 순차입 규모는 약 2조2,330억 페소에 달했다.
이번 결산안 승인은 로페스 오브라도르 전 정부의 재정 운영을 둘러싼 정치적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부패 척결과 재정 건전성을 강조했던 전 정부의 정책 기조를 고려할 때 미소명 예산의 규모와 처리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하원의 결산안 승인이 감사 지적사항에 대한 면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앞으로 감사원이 미소명 금액 가운데 얼마를 정상 지출로 인정하고, 얼마를 환수하거나 법적 책임 대상으로 확정하는지가 이번 논란의 핵심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