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수도권 35년간 90% 팽창…도시 면적 21%가 비정규 주거지역

멕시코시티와 주변 지역을 포함한 수도권이 지난 35년간 급격히 팽창하면서 무허가 주거지 확산과 교통난, 환경훼손 등 심각한 도시문제에 직면했다. 특히 도시화 면적의 21%가 토지 소유권이나 개발허가 등에 문제가 있는 비정규 주거지역으로 파악돼 대책 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멕시코 수도권 광역도시계획(Programa de Ordenación de la Zona Metropolitana del Valle de México·POZMVM)에 따르면 수도권 도시화 면적은 1990년 15만6,561헥타르에서 2025년 29만6,859헥타르로 약 90% 증가했다. 새롭게 도시화된 면적만 약 1,403㎢로 서울시 면적의 두 배를 넘는다.
같은 기간 도시화 면적은 연평균 1.84% 증가한 반면 인구 증가율은 0.95%에 그쳤다. 인구보다 도시가 훨씬 빠르게 확장되면서 주택과 직장 사이의 거리가 멀어지고 도로와 상하수도, 대중교통 등 기반시설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가장 심각한 문제는 비정규 주거지역(Asentamientos Humanos Irregulares)의 확산이다. 현재 약 6만2,668헥타르가 해당 지역으로 분류되며, 전체 도시화 면적의 21%를 차지한다. 이는 주택 다섯 채 중 한 채가 불법이라는 뜻이 아니라, 토지이용 규제나 소유권 등에 문제가 있는 주거지역의 면적이 전체의 5분의 1에 이른다는 의미다.
이러한 현상의 근본 원인으로는 높은 주택가격과 저렴한 택지 부족이 지목된다. 멕시코시티 중심부의 주택가격이 상승하면서 저소득층은 상대적으로 값싼 외곽 토지를 찾아 이동했지만, 일부 지역은 정식 개발이 허용되지 않거나 상하수도와 도로 등 기본시설조차 갖추지 못한 상태였다.
주민들의 재산권도 불안정하다. 토지 매매계약서나 영수증을 보유하고 있어도 정식 소유권 증서(Escritura Pública)가 없는 경우가 있으며, 소유권이 확인되더라도 주택 건설이 허용되지 않는 토지일 수 있다. 이 때문에 장기간 거주한 주민조차 주택 매매와 상속, 금융거래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환경과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 무분별한 주택 건설은 산림과 농지, 지하수 함양지역을 훼손하고 있으며, 급경사지와 하천 주변에 형성된 주거지는 집중호우 때 산사태와 침수 위험에 노출된다. 특히 배수시설과 방재시설이 부족한 외곽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생명과 재산이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다.
교통 부담 역시 커지고 있다. 외곽 주민 상당수는 직장과 학교까지 장시간 이동해야 하며, 일부 지역에서는 편도 출퇴근 시간이 90분을 넘는다. 저렴한 주택을 마련하더라도 교통비와 이동시간이 늘어나면서 실질적인 생활비 부담은 오히려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정부는 광역도시계획을 통해 비정규 주거지역의 실태를 조사하고, 안전한 지역은 기반시설 확충과 소유권 정규화를 추진하는 한편 재난 위험이 높은 지역은 주민 이주를 검토할 방침이다. 교통 접근성이 좋은 지역에 저렴한 주택을 공급하고 사회적 임대주택을 확대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다만 토지의 지적가격(Valor catastral) 조정과 개발 제한을 둘러싸고 재산세 인상 및 재산권 침해 우려가 제기되면서 정부는 관련 조항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당국은 광역도시계획이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단계로, 세금 인상이나 토지 수용을 직접 결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수도권의 구조적 문제는 단순한 도시 팽창이 아니라 주택 공급과 도시계획의 불균형이다. 높은 주택가격에 밀려난 주민들이 외곽의 불안정한 토지에 정착하고, 정부가 뒤늦게 기반시설을 공급하는 방식이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기존 주거지역의 안전한 정비와 함께 교통망 주변의 저렴한 주택 공급을 확대하지 않는 한 무허가 주거지 확산을 막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