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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데이터센터 72% 케레타로에 집중…'디지털 수도' 부상 속 전력난 우려


멕시코 중부 케레타로(Qretaro)주가 전국 데이터센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멕시코데이터센터협회(MexDC)에 따르면 현재 멕시코에서 운영되는 데이터센터의 전체 설비용량은 279메가와트(MW)이며, 이 가운데 72%에 해당하는 202MW가 케레타로에 집중돼 있다. 이는 데이터센터의 단순한 시설 수가 아니라 서버와 냉각장치 등을 가동할 수 있는 전력 기준 설비용량을 의미한다.

케레타로의 데이터센터는 주로 콜론(Colón), 엘 마르케스(El Marqués), 페드로 에스코베도(Pedro Escobedo) 지역의 산업단지에 자리 잡고 있다. ODATA를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 텔멕스 계열의 트리아라(Triara), KIO 네트워크, 아마존웹서비스(AWS), 에퀴닉스(Equinix), 아센티(Ascenty)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클라우드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시설을 운영하거나 대규모 확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수도권인 멕시코시티와 멕시코주 일대의 데이터센터 용량은 27.6MW로 전국의 9.8%에 그쳤으며, 누에보레온주 몬테레이가 24MW로 8.6%를 차지했다. 과달라하라는 약 5%, 과나후아토주는 3.1%, 유카탄주는 2.5MW로 전국 설비용량의 0.89%에 머물렀다. 데이터센터 산업이 사실상 케레타로 한 지역에 과도하게 집중된 셈이다.


데이터센터는 온라인 쇼핑, 은행 거래, 소셜미디어, 동영상 서비스, 인공지능, 기업용 클라우드와 정부 전산망에서 생산되는 방대한 정보를 저장하고 처리하는 물리적 시설이다. 일반적으로 ‘클라우드’라고 표현하지만 실제 데이터가 공중이나 위성에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수천 대의 서버와 통신장비를 갖춘 대형 건물 안에 보관된다.


케레타로가 멕시코의 ‘클라우드 수도’로 선택된 가장 큰 이유는 지리적 위치다. 멕시코시티에서 약 180∼220㎞ 떨어져 있으면서도 국토를 남북으로 연결하는 57번 연방고속도로와 인접해 있다. 베라크루스항과 라사로 카르데나스항까지 각각 약 6시간, 미국 국경까지 약 8시간이면 도달할 수 있다. 광섬유 통신망과 산업단지, 국제공항을 보유하고 있으며 멕시코시티보다 지진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도 중요한 투자 요인으로 꼽힌다.


케레타로 데이터센터 산업은 2019년을 전후해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전자상거래, 원격근무, 영상회의와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난 데 이어 최근에는 생성형 인공지능이 대규모 연산 능력을 요구하면서 시설 확장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현재 약 181MW 규모의 추가 시설이 건설되고 있으며, 업계는 2031년까지 케레타로를 포함한 멕시코 데이터센터 설비용량이 1,300∼1,700MW 수준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미국 데이터센터 기업 클라우드HQ는 케레타로에 48억 달러를 투자해 최대 6개 건물로 구성된 초대형 캠퍼스를 건설할 계획이다. 2027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사업에는 물을 사용하지 않는 냉각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ODATA 역시 QR03 캠퍼스의 초기 설비용량을 24MW로 조성한 뒤 최대 300MW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AWS는 케레타로에 멕시코 클라우드 리전을 구축하기 위해 50억 달러 규모의 장기 투자를 발표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도 클라우드 및 인공지능 인프라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데이터센터 집중은 심각한 전력 확보 문제를 낳고 있다. 인공지능용 서버는 기존 서버보다 훨씬 많은 전력을 사용하며,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의 약 40%가 서버의 열을 식히는 냉각설비에 투입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케레타로에서는 현재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전력이 200∼300MW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며, 일부 전문가들은 이를 주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보고 있다.


앞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1,300MW 이상으로 증가할 경우 기존 전력망만으로는 안정적인 공급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업계는 변전소와 고압 송전탑 등 케레타로의 전력 인프라 건설에 약 5억5천만 달러를 투자하고, 완공된 시설을 연방전력청(CFE)에 넘기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국가에너지통제센터(Cenace)의 전력 접속 승인과 각종 규제 절차가 장기간 소요되는 점은 투자 확대의 주요 장애물이다.


물 사용 문제도 논란이 되고 있다. 케레타로는 멕시코에서 물 부족과 지하수 고갈 위험이 가장 큰 지역 가운데 하나다. 케레타로자치대학교(UAQ)와 환경단체들은 데이터센터가 서버 냉각에 사용하는 물의 실제 규모가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며 우려를 제기한다. 물을 적게 사용하는 공랭식 냉각방식을 채택하면 전력 소비가 늘고, 전력 효율이 높은 증발식 냉각방식을 사용하면 물 소비가 증가하는 구조적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케레타로에 설치된 시설 대부분이 냉각수를 폐쇄형 회로로 순환시키는 공랭식 냉각장치를 사용하기 때문에 호텔이나 병원, 대형 쇼핑센터보다 물 사용량이 많지 않다고 주장한다. 반면 학계와 시민사회는 개별 시설의 취수량과 전력 사용량, 폐열 및 전자폐기물 처리 실적이 충분히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업계의 주장만으로 환경 영향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고용 효과를 둘러싼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센터 건설 단계에서는 전기·통신·건축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지만, 자동화된 시설 특성상 운영이 시작된 뒤에는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만 필요하다. 대규모 투자액과 전력·토지 사용량에 비해 장기적인 직접 고용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업계는 데이터센터가 통신, 사이버보안, 클라우드 서비스, 인공지능, 전기설비 유지관리 등 연관 산업을 성장시키는 기반시설이며, 멕시코 전체 생태계에서 약 1만5천 개의 일자리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케레타로는 멕시코의 산업도시를 넘어 중남미를 대표하는 디지털 인프라 거점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 데이터센터 설비용량의 72%가 한 지역에 몰리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물 관리, 환경정보 공개, 지역사회에 돌아가는 경제적 이익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데이터센터 투자가 케레타로의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이 될지, 아니면 이미 부족한 전력과 수자원을 둘러싼 갈등을 심화시킬지는 향후 정부의 에너지 정책과 기업의 투명한 운영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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