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교도소발 전화갈취 '통신망 끊기' 총력…휴대전화 2,500대 압수· 4,621개 번호 차단

멕시코 정부가 교도소를 거점으로 이뤄지는 전화 갈취(extorsión)를 차단하기 위해 휴대전화와 인터넷 장비를 대대적으로 압수하고, 교도소 내 이동통신 신호 자체를 무력화하는 조치를 확대하고 있다.
연방 및 주정부가 공개한 교도소 단속과 갈취 수사 결과를 종합하면 지금까지 최소 휴대전화 2,500대와 모뎀 13대가 압수됐다. 이는 압수 장비의 종류와 수량을 구체적으로 공개한 사례만 합산한 것이어서 실제 규모는 더 클 가능성이 있다.
특히 정부는 단순히 휴대전화를 압수하는 데서 벗어나 교도소에서 외부로 전화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통신 인프라 자체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전환하고 있다.
당국 조사에서는 전국 교정시설 가운데 12개 교도소에서 신고된 갈취 전화번호의 56%가 집중적으로 사용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에 따라 해당 시설을 중심으로 이동통신 안테나 제거, 3G·4G 서비스 차단, 신호억제장치(inhibidores de señal) 설치 등이 진행되고 있다.
할리스코주의 푸엔테 그란데(Puente Grande) 교도소 단지에서는 보다 강력한 통신 차단 시스템이 설치되고 있다. 이 장비는 기존 이동통신뿐 아니라 2G·3G·4G·5G와 블루투스, GPS 신호까지 차단하도록 설계돼 교도소 안에서 휴대전화를 몰래 확보하더라도 외부와 통신하기 어렵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 같은 조치는 법적 의무이기도 하다. 지난해 제정된 멕시코의 새로운 ‘갈취범죄 예방·수사·처벌에 관한 일반법’은 교정시설이 휴대전화 통화뿐 아니라 음성·데이터·영상 전송을 차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는 경우 중대한 행정상 책임까지 물을 수 있다.
또 교도소에서 갈취 전화가 걸려온 사실이 확인되면 법원의 사전 통제를 거쳐 해당 전화번호와 연결된 IMSI(가입자 식별번호)와 IMEI(휴대전화 단말기 식별번호)를 차단·무효화할 수 있도록 했다. 번호만 바꿔 다시 사용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기 위한 조치다.
베라크루스에서는 갈취 전화번호 4,621개 차단
전화번호 자체를 없애는 작업도 병행되고 있다.
베라크루스주에서는 국가 갈취대응전략(Estrategia Nacional contra la Extorsión)이 시작된 이후 갈취에 사용된 전화번호 4,621개를 무력화했다. 이와 함께 갈취 혐의로 49명을 체포했으며 이 가운데 6명은 당국이 지정한 주요 수사 대상이었다. 2026년 들어서도 단속은 계속되고 있다. 베라크루스 검찰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갈취에 사용된 전화번호 4천 개 이상을 차단했다고 밝혔다.
이는 교도소 안에서 발견되는 휴대전화만 제거해서는 전화 갈취 조직을 근절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범죄조직이 여러 SIM카드와 단말기를 교체하면서 계속 범행할 수 있기 때문에 ‘단말기 압수→전화번호 차단→IMEI·IMSI 무효화→교도소 통신신호 차단’을 동시에 추진하는 방식이다.
휴대전화가 어떻게 교도소 안까지 들어가나
대규모 압수량은 동시에 멕시코 교정시설의 구조적인 문제도 보여준다. 수감자가 원칙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휴대전화와 SIM카드, 충전기, 모뎀 등이 반복적으로 교도소 내부에서 발견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여러 교도소에서 실시된 불시점검에서는 휴대전화뿐 아니라 충전기와 이어폰, 인터넷 연결 장비, 흉기와 마약 등이 함께 발견됐다. 시날로아주 아오메의 Goros II 교도소에서도 인터넷 신호가 연결된 휴대전화가 압수됐다.
정부가 압수에 그치지 않고 아예 통신신호를 차단하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휴대전화 반입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전화기가 들어가더라도 작동하지 않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실명 등록도 갈취 대책의 한 축
교도소 밖에서도 통신망을 이용한 범죄를 추적하기 위한 제도 개편이 진행되고 있다.
정부는 2025년부터 통신사업자들과 함께 이동전화 이용자 등록제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Telcel, Movistar, AT&T, Bait, Altán 등이 참여했으며 정부는 갈취와 사기 등에 사용되는 익명 전화번호를 줄이는 것을 주요 목적으로 제시했다. 개인정보는 통신회사가 보관하고 정부가 직접 보유하지 않는 구조로 설계됐다.
결국 멕시코 정부의 갈취 대응은 과거처럼 범인을 체포하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범죄조직이 사용하는 ‘통신 인프라’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확대되고 있다. 휴대전화 2,500대와 모뎀 13대 압수, 베라크루스에서만 4,621개 갈취 전화번호 차단, 주요 교도소의 이동통신 신호 차단이 모두 같은 전략의 일부다.
특히 교도소 내부에서 외부 시민에게 전화를 걸어 가족 납치나 조직범죄 연루 등을 가장해 돈을 요구하는 범죄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는 앞으로 교도소 내부 휴대전화 반입 차단과 통신신호 억제, 범죄 전화번호 및 단말기 식별번호 차단을 동시에 강화할 방침이다.
멕시코에서 갈취 전화를 받았을 경우에는 돈을 보내거나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말고 전화를 끊은 뒤 익명신고 전화 089를 이용해 신고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