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 삼바다' 미국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150억 달러 범죄수익 몰수 명령
- 멕시코 한인신문
- 1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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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시날로아 카르텔의 공동 창설자이자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마약 밀매 조직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꼽혀온 이스마엘 ‘엘 마요’ 삼바다 가르시아가 미국 법원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미국 뉴욕 동부연방지방법원의 브라이언 코건 판사는 20일 삼바다에게 종신형을 선고하고 마약 밀매로 얻은 범죄수익 150억 달러에 대한 몰수 명령도 내렸다. 이 금액은 일반적인 벌금이나 피해배상금이라기보다 범죄수익을 환수하기 위한 금전 몰수판결이다.
삼바다는 2025년 8월 유죄인정 합의를 체결하면서 150억 달러 상당의 몰수 명령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다만 미국 당국이 현재까지 확인하거나 압류한 재산 규모는 공개되지 않아 실제로 150억 달러 전액을 회수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베이지색 수감자용 셔츠 차림으로 법정에 나온 삼바다는 선고에 앞서 준비해 온 글을 읽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는 “내 행동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진다. 내가 심각한 피해를 입혔으며 내가 한 일에는 어떠한 정당화도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안다”며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사과했다.
삼바다는 이어 “나는 자비를 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이 아니다. 과거에 내가 한 일을 바꿀 수는 없지만 책임은 질 수 있다”며 “이와 같은 전쟁에서는 누구도 승리할 수 없다. 다음 세대에는 다른 길을 선택하라고 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멕시코에서 계속되는 카르텔 간 폭력을 언급하며 “폭력은 끝나야 한다. 누구도 이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건 판사는 삼바다에게 적용된 범죄조직 지휘 혐의가 법적으로 의무적인 종신형 대상이어서 다른 형량을 선택할 여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법적 의무 여부와 관계없이 종신형이 그의 범죄에 적합한 처벌이라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코건 판사는 “피고인에게 귀속되는 마약의 양은 거의 상상하기 어려운 수준이며, 우리가 확인할 수 있는 살인 사건의 숫자만으로도 의회가 이 범죄에 의무적 종신형을 정한 이유가 충분히 설명된다”고 말했다.
76세인 삼바다는 2025년 8월 시날로아 카르텔을 이끄는 ‘지속적 범죄기업’의 핵심 지도자로 활동한 혐의와 조직범죄처벌법인 리코법(RICO)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다. 미국 법무부가 사형을 구형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이뤄진 합의였지만, 종신형 자체는 피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 삼바다의 변호인 프랭크 페레스는 그가 검찰 수사에 협조하거나 멕시코 정치인과 공무원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이른바 ‘밀고자’ 합의를 체결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에 따르면 삼바다는 1989년부터 2024년 1월까지 약 35년간 시날로아 카르텔의 최고 지도자로 활동하며 코카인과 헤로인, 메스암페타민, 펜타닐을 포함한 막대한 양의 마약을 미국으로 밀반입했다. 삼바다 자신도 수십 년 동안 수백만㎏의 코카인을 미국으로 운반한 조직을 지휘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그에게 적용된 혐의에는 마약 밀매뿐 아니라 돈세탁, 살인, 납치와 공무원 매수도 포함됐다.
미 검찰은 삼바다가 카르텔의 사업을 보호하고 경쟁 조직과 내부 배신자를 제거하기 위해 살인을 지시했으며, 멕시코의 경찰과 군인, 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해 수십 년간 체포를 피했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삼바다가 관련된 범죄행위가 모두 85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삼바다는 2016년 세 번째 탈옥 이후 체포돼 미국으로 인도된 호아킨 ‘엘 차포’ 구스만과 달리 공개석상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산악지역과 농촌을 기반으로 조직을 운영하고 중간관리자를 통해 지시를 내리면서 평생 한 번도 교도소에 수감되지 않은 카르텔 지도자로 알려졌다. 폭력적인 이미지를 앞세웠던 엘 차포와 비교해 삼바다는 조직 내부 조정과 정치권·수사기관 매수, 국제 마약 유통망 관리에 능한 전략가로 평가됐다.
삼바다의 도피생활은 2024년 7월 25일 뜻밖의 방식으로 끝났다. 그는 엘 차포의 아들 호아킨 구스만 로페스와 함께 소형 비행기를 타고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테레사의 비행장에 도착한 직후 연방 당국에 체포됐다. 삼바다는 자신이 멕시코 시날로아주에서 회의에 참석하라는 구스만 로페스의 초대를 받고 현장에 갔다가 무장괴한들에게 습격당해 납치됐으며, 수갑이 채워진 채 비행기에 강제로 태워졌다고 주장했다. 미국 검찰은 이후 구스만 로페스가 삼바다를 납치해 미국으로 데려온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구스만 로페스는 이를 통해 자신의 형사사건에서 미국 당국의 선처를 얻으려 했으나, 미국 정부는 납치를 승인하지 않았으며 그 대가로 어떠한 혜택도 제공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구스만 로페스 역시 마약 밀매와 납치 관련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했지만 아직 형은 선고받지 않았다.
삼바다의 체포는 시날로아 카르텔 내부의 세력 균형을 무너뜨렸다. 삼바다에게 충성하는 ‘라 마이사다’ 세력과 엘 차포의 아들들이 이끄는 ‘로스 차피토스’ 사이에 전면적인 무력충돌이 벌어지면서 시날로아주 쿨리아칸을 중심으로 살인과 납치, 실종, 도로봉쇄가 급증했다. 삼바다는 이번 선고공판에서도 자신이 체포된 뒤 계속된 조직 간 전쟁을 염두에 둔 듯 폭력 중단을 촉구했다.
삼바다 측은 고령과 악화된 건강을 고려해 최고 보안등급 교도소 대신 의료시설을 갖춘 연방교도소에 수감해 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은 그가 여러 진행성 질환과 인지기능 저하 증세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건 판사도 연방교정국에 삼바다가 충분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의료 교도소에 수감되도록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최종 수감시설은 법원이 아니라 연방교정국이 결정한다.
코건 판사는 2019년 엘 차포에게 가석방 없는 종신형과 추가 징역 30년을 선고한 판사이기도 하다. 이번 판결로 한때 시날로아 카르텔을 함께 이끌었던 두 명의 역사적 지도자가 모두 미국 연방교도소에서 남은 생을 보내게 됐다. 엘 차포는 현재 콜로라도주의 최고 보안등급 연방교도소 ADX 플로렌스에 수감돼 있다.
뉴욕 동부연방검찰의 조지프 노첼라 검사장은 “삼바다는 거의 40년 동안 미국 사회에 치명적인 마약을 퍼뜨리고 수십억 달러의 이익을 얻었으며 자신의 길을 막는 사람들의 살인을 지시했다”며 “그는 남은 생을 미국 교도소에서 보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법무부는 이번 판결을 시날로아 카르텔 지도부에 대한 역사적인 승리로 평가했지만, 삼바다의 종신형이 분열된 카르텔의 활동과 멕시코 내 폭력을 실제로 약화시킬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