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정부의 20년 세금 전쟁의 전말…"320억 페소 납부로 막 내리다"
- 멕시코 한인신문
-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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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경제계와 정치권을 오랫동안 뒤흔들어 온 대형 세금 분쟁이 마침내 막을 내렸다.
멕시코 대표 재벌 가운데 한 명인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Ricardo Salinas Pliego)와 멕시코 정부 사이의 세금 소송은 약 20년에 걸친 법적 공방 끝에 대법원 판결과 세금 납부로 사실상 종결됐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단순한 세금 분쟁을 넘어 멕시코에서 국가 권력과 대기업 사이의 관계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평가된다. 살리나스 플리에고는 멕시코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업가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그루포 살리나스(Grupo Salinas)를 통해 전자제품 유통기업 Grupo Elektra, 금융회사 Banco Azteca, 방송사 TV Azteca, 통신기업 Totalplay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 기업들은 멕시코 전역에서 수천 개 매장을 운영하며 금융과 유통, 미디어 산업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세금 분쟁의 시작은 2000년대 후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멕시코 국세청(SAT)은 2008년부터 2013년 사이 살리나스 계열 기업들이 일부 주식 거래와 세금 계산 과정에서 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특히 대표 기업인 Grupo Elektra가 주식 매각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을 세금 계산에 부적절하게 반영해 세금을 과소 신고했다는 것이 정부의 주장이다.
국세청은 이에 따라 미납 세금과 이자, 벌금을 포함해 수십억 페소 규모의 세금을 부과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세금 채무 규모는 더욱 커졌고, 정부는 약 700억 페소에 달하는 세금 문제가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살리나스 측은 이러한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정부의 세금 계산이 잘못됐으며 정치적 압박이 작용했다고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섰다.
그의 기업들은 행정법원과 연방법원, 헌법소송(amparo) 등 다양한 절차를 통해 세금 부과를 무효화하려 했고, 관련 소송은 30건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은 특히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정부 시기에 정치적 논쟁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당시 정부는 대기업의 세금 회피를 강력하게 단속하겠다는 정책을 추진했으며, 살리나스 사건은 그 상징적인 사례로 언급됐다.
정부는 “재벌에게 특권은 없다”는 입장을 강조했고, 살리나스는 SNS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정부를 강하게 비판하며 갈등은 더욱 격화됐다.
분쟁의 결정적인 전환점은 멕시코 대법원(Suprema Corte de Justicia de la Nación)의 판결이었다. 대법원은 살리나스 측이 제기한 헌법소송을 대부분 기각하며 국세청의 세금 부과가 법적으로 정당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판결로 인해 기업 측이 더 이상 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여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대법원 판결 이후 멕시코 정부는 세금 납부를 강하게 요구했고, 미납이 지속될 경우 자산 압류 등 강제 집행 조치도 가능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결국 살리나스 측은 정부와 협상을 통해 수십억 페소 규모의 세금을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회사 측은 성명을 통해 세금 부과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장기간 이어진 분쟁을 종결하기 위해 납부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약 20년에 걸쳐 이어진 멕시코 최대 규모의 세금 분쟁 가운데 하나가 마무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멕시코 정부가 대기업 세금 징수를 강화하는 정책의 중요한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평가한다.
한편 살리나스 플리에고의 정치적 행보도 주목을 받고 있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SNS와 공개 행사에서 정부 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정치적 발언을 늘려 왔다. 일부 지지자들은 그를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하기도 한다.
현재까지 그는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적은 없지만 정치권에서는 그가 향후 우파 성향 정치 세력의 상징적 인물로 등장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히 미디어와 금융, 유통 산업을 동시에 장악한 그의 경제적 영향력은 멕시코 정치에서 새로운 변수로 평가된다.
세금 분쟁은 끝났지만, 리카르도 살리나스 플리에고라는 인물이 멕시코 정치와 경제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여전히 크다. 기업가로서의 영향력뿐 아니라 정치적 행보까지 더해지면서 그의 이름은 앞으로도 멕시코 공공 담론의 중심에 등장할 가능성이 높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