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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정보 등록 의무화 앞두고 허점 노출, '타인 명의 유심칩’ 200페소에 버젓이 판매


멕시코 정부가 휴대전화 이용자의 개인정보와 생체정보 등록 의무화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이미 타인 명의로 등록된 유심칩(SIM 카드)이 멕시코시티 중심가에서 공개적으로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제도 실효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현지 언론 취재 결과 멕시코시티 역사 지구(Centro Histórico) 일대에서는 신원 확인 없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휴대전화 유심칩이 200페소 안팎에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유심칩은 이미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로 등록돼 있어 구매자는 본인 신원을 제공하지 않고도 즉시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안이 주목받는 이유는 멕시코 정부가 최근 범죄 대응과 통신 추적 강화를 이유로 휴대전화 회선과 이용자 개인정보 연계를 의무화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제도에 따르면 이동통신 이용자는 이름, 주소, 신분증 정보뿐 아니라 일부 경우에는 생체정보까지 통신사 데이터베이스와 연계해야 한다. 정부는 이를 통해 납치, 갈취, 조직범죄, 보이스피싱, 마약거래 등에서 사용되는 익명 전화번호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제도 시행도 전에 이미 우회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취재에 따르면 판매상들은 구매자에게 "등록은 이미 끝났다", "즉시 사용 가능하다", "추가 서류가 필요 없다"고 설명하며 유심칩을 판매하고 있다. 일부는 특정 통신사의 선불 회선을 제공하며 활성화까지 마친 상태로 판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안 전문가들은 이러한 유심칩이 범죄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경고한다.

납치범이나 갈취 조직, 전화금융사기 조직은 이미 추적을 피하기 위해 일회용 회선 사용을 선호해 왔다. 만약 타인 명의 회선이 대량 유통될 경우 수사기관은 실제 사용자를 특정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인권단체와 개인정보 보호 전문가들도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이들은 생체정보 등록 자체보다 더 큰 문제는 개인정보가 불법적으로 거래되는 환경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등록 과정이 허술할 경우 범죄조직이 노숙자, 저소득층, 이민자 등의 신분을 이용해 수천 개의 회선을 확보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멕시코는 과거에도 유사한 휴대전화 등록 제도를 시행했다가 실패한 경험이 있다.

2009년 도입된 전국이동통신사용자등록제(RENAUT)는 범죄 예방을 목적으로 모든 휴대전화 이용자 등록을 의무화했지만, 데이터 유출과 개인정보 거래가 발생하면서 결국 폐지됐다. 당시 수백만 명의 개인정보가 암시장에 유출돼 범죄에 악용된 사례가 보고됐다.


이번에 추진되는 새로운 등록 시스템 역시 같은 문제를 반복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통신업계는 제도 자체보다 불법 유심 유통망 단속이 우선이라고 주장한다.


업계 관계자들은 "범죄자는 항상 우회 방법을 찾는다"며 "등록제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고, 불법 유통시장과 개인정보 거래망을 동시에 차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멕시코 정부는 제도 시행을 예정대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당국은 등록되지 않은 회선에 대해 서비스 중단 조치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들에게도 가입자 정보 검증을 강화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시티 한복판에서 타인 명의 유심칩이 공개적으로 거래되는 현실은 정부 정책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주고 있어 "등록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등록 정보의 진위"라며 "불법 유심 시장을 방치한 상태에서는 아무리 엄격한 등록 제도도 범죄 예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휴대전화가 현대 범죄의 핵심 수단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상황에서, 멕시코가 개인정보 보호와 범죄 대응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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