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0억 페소 투입한 멕시코 '대양횡단철도'…운영비 97%를 정부 보조금에 의존
- 멕시코 한인신문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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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전 대통령의 핵심 국책사업인 대양횡단철도(Tren Interoceánico)가 개통 2년여 만에 심각한 재정·운영상의 문제에 직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물 운송량과 승객이 당초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는 데다 철도시설 문제와 사고까지 겹치면서 운영비의 97%를 정부 재정으로 충당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l Universal 신문이 재무부(SHCP)와 연방예산 자료를 분석한 결과, 테우안테펙 지협 철도사업에 투입된 비용은 현재까지 약 620억 페소에 달한다. 사업 초기 예상했던 약 200억 페소의 3배가 넘는 규모다. 그러나 자체 영업수입으로 충당할 수 있는 운영비는 약 3%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연방정부 지원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철도는 태평양의 Salina Cruz, Oaxaca와 멕시코만의 Coatzacoalcos, Veracruz를 철도로 연결해 화물을 운송하는 사업이다. AMLO 정부는 이를 항만·산업단지와 결합해 장기적으로 파나마운하를 보완하는 국제 물류통로로 육성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화물 수요다. 2023년 말 상업운행을 시작한 이후 국영 Ferrocarril del Istmo de Tehuantepec(FIT)이 운송한 화물은 지금까지 약 110만 톤에 그쳤다. 비교 대상으로 제시된 민간 철도회사 Ferromex가 연간 6천만 톤 이상을 운송하는 것과 상당한 격차가 있다.
현재 대양횡단철도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기업 고객도 13개사 정도에 불과하다. Cemex와 ADN Energía 등이 시멘트와 코크스 등 산업용 원자재 운송에 이용하고 있지만, 2023년 12월부터 2025년 12월까지 발생한 영업수입은 약 1억7,700만 페소에 머물렀다. 올해 예상수입 역시 6,500만 페소 수준이다.
여객수요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상업노선의 이용객은 월평균 약 5천 명에 불과해 수익사업보다는 사실상 공공서비스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정 부담이 커지자 정부도 예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 2025년에는 당초 251억2,290만 페소였던 관련 예산이 38억2,830만 페소로 84.7% 삭감됐다. 올해 역시 당초 230억5,160만 페소 규모에서 하반기 기준 48억7,940만 페소로 축소됐다.
시설과 안전 문제도 논란이다. El Universal은 지금까지 8건의 운행 관련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오악사카에서 발생한 열차 탈선사고로 14명이 숨지고 100명 이상이 부상했으며, 사고 이후 Salina Cruz 역은 8개월째 폐쇄된 상태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철도 자체의 구조적 문제도 지적하고 있다. 멕시코 이베로아메리카나대학(Universidad Iberoamericana)의 마누엘 델 모랄 교수는 기존의 오래된 철도 노선을 현대 화물철도에 맞게 충분히 재설계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분석했다.
노선에는 연속적인 급곡선과 경사구간이 있어 고속운행이 어렵고, 일부 지역은 연약한 점토질 지반을 통과해 지속적인 선로 정렬과 유지보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사용되는 일부 기관차와 객차가 20~40년 된 장비라는 점도 지적됐다.
대양횡단철도 구상 자체는 100년이 넘었다. 테우안테펙 지협 철도는 포르피리오 디아스 시대인 1907년 공식 개통됐지만 1914년 파나마운하가 개통되면서 국제 물류통로로서 경쟁력을 잃었다. AMLO 정부는 2020년부터 노선을 대대적으로 복원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물류축으로 부활시키려 했다.
현재 가장 큰 문제는 단순한 적자보다 막대한 국가재정을 투입했음에도 이를 이용할 화물과 기업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항만과 철도, 산업단지가 하나의 국제 물류망으로 작동해 충분한 화물을 끌어들이지 못한다면 정부가 앞으로도 상당한 운영비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현 단계의 실적만으로 사업 전체가 실패했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대양횡단회랑은 단순한 여객철도가 아니라 항만·철도·산업단지를 장기간에 걸쳐 연결하는 물류·산업개발 프로젝트이기 때문이다. 향후 기업 유치와 화물량 증가 여부가 사업의 성패를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 620억 페소를 투입한 AMLO 정부의 대표적인 국가 프로젝트가 현재 자체수입으로 운영비의 3%밖에 충당하지 못한다는 사실은 현 셰인바움 정부에 상당한 재정적·정치적 부담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