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명의 목숨 앗아간 '렙사멘 학교' 참사 9년…29년형 확정됐지만 피해배상은 다시 원점
- 멕시코 한인신문
- 2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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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9월 19일 오후 1시 14분, 규모 7.1의 강진이 멕시코 중부를 강타하면서 멕시코시티 틀랄판의 사립학교 엔리케 렙사멘 학교(Colegio Enrique Rébsamen) 건물 일부가 무너졌다. 수업 중이던 어린이 19명과 교직원 등 성인 7명, 모두 26명이 잔해에 매몰돼 숨졌다. 군과 해군, 소방대, 구조견과 시민 자원봉사자들이 며칠간 구조작업을 벌였지만 참사는 대규모 인명피해로 끝났다.
수사가 진행되면서 붕괴는 단순한 자연재해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재였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학교 건물은 여러 차례 증축됐으며, 최상층에는 학교 소유주이자 교장이었던 모니카 가르시아 비예가스(Mónica García Villegas)가 사용한 주거공간이 설치돼 있었다. 전문가들은 상부 구조물의 과도한 무게와 불충분한 보강, 부실한 구조안전 확인이 지진 피해를 키웠다고 판단했다.
건축허가와 토지이용, 구조안전증명서에도 다수의 불일치와 irregularidad가 확인됐다.
학교는 교육기관과 지방정부의 허가 아래 운영됐지만 실제 건물의 안전성과 불법 증축 여부를 통제해야 할 행정기관의 감독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멕시코 국가인권위원회(CNDH)는 연방교육부와 멕시코시티 정부, 틀랄판 당국의 감독 실패가 학생과 교직원의 생명권과 아동 권리를 침해했다고 결론 내렸다.
참사 직후 가르시아 비예가스는 행방을 감췄다. 검찰은 과실치사와 허위·위조 문서 사용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고, 인터폴 적색수배와 함께 결정적 제보에 500만 페소의 포상금을 내걸었다. 수사기관은 멕시코시티와 여러 주에서 은신처를 추적했지만 1년 7개월 동안 그를 검거하지 못했다.
그는 2019년 5월 11일 멕시코시티 칼사다 데 틀랄판 인근 식당에서 체포됐다. 검찰은 익명의 이메일 제보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검거했다고 발표했지만, 당시 변호인단은 가족과 당국 사이의 협의를 통한 사실상의 자진 출석이었다고 주장했다. 체포된 가르시아 비예가스는 여성교도소 산타 마르타 아카티틀라에 수감됐다.
재판에서는 지진이라는 자연현상과 건물 소유주의 관리 책임을 어떻게 구분할지가 핵심 쟁점이 됐다. 검찰은 그가 학교 운영자이자 건물 소유주로서 학생들의 안전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으며, 위험한 증축과 구조적 결함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학교 운영을 계속했다고 주장했다. 변호인 측은 지진의 불가항력성과 건축전문가, 행정당국의 책임을 강조했다.
2020년 법원은 어린이 19명과 성인 7명의 사망과 관련해 26건의 과실치사 유죄를 인정하고 징역 31년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형량은 36년 4개월로 늘어났지만, 암파로(amparo) 재판을 통해 범죄 분류와 형량 산정 방식이 다시 검토됐다. 여러 차례 판결 변경 끝에 멕시코시티 고등법원은 2026년 1월 가르시아 비예가스에게 최종적으로 징역 29년 5개월 22일을 선고했다. 그는 현재도 산타 마르타 아카티틀라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다.
학교 구조안전을 책임졌던 건축전문가들도 처벌받았다.
건축책임자 후안 마리오 벨라르데 가메스는 위험한 건물의 안전성을 보증한 책임으로 2021년 징역 208년을 선고받았다. 또 다른 책임자 프란시스코 아르투로 페레스 로드리게스는 장기간 도피하다 2022년 오악사카에서 체포됐고, 2025년 과실치사 혐의로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행정당국의 책임 문제도 끝나지 않았다. CNDH는 교육·건축·지방행정기관의 감독 부실을 공식적으로 지적했으며, 2023년 멕시코시티 정부와 관계기관은 희생자 추모공간을 개관하고 유가족에게 사과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추모비와 사과만으로는 정의가 완성될 수 없다며 모든 책임자의 처벌과 실질적인 피해배상을 요구해 왔다.
최근 사건의 쟁점은 약 1,100만 페소에 달하는 피해배상금 지급 문제다.
가르시아 비예가스는 현금이나 다른 자산이 없다며 옛 렙사멘 학교 부지를 배상 대신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 측은 이 토지의 가치가 약 3,000만 페소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해당 부지는 이미 범죄 관련 재산을 국가에 귀속시키는 소유권 소멸소송(extinción de dominio)의 대상이어서 개인이 자유롭게 처분할 수 없는 상태다. 법원은 토지를 배상 수단으로 인정하지 않고 그의 다른 부동산과 은행계좌를 추적하는 강제집행 절차를 진행하도록 했다.
유족들은 법적으로 사용할 수 없는 토지를 제시한 것은 실질적인 배상안이 아니라고 반발하고 있다. 전체 배상액을 희생자 26명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약 42만∼44만 페소에 불과하지만, 이마저도 언제 지급될지 알 수 없다.
렙사멘 참사는 지진만이 아니라 불법 증축, 건축전문가의 부실한 안전보증, 교육기관과 지방정부의 감독 실패가 겹쳐 발생한 복합적 인재였다. 학교 소유주에게 29년이 넘는 형이 선고됐지만 유족들이 요구해 온 완전한 진실규명과 실질적인 피해배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형사재판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렙사멘 참사의 정의는 여전히 미완성으로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