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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던 월드컵, 승리와 함께 "폭발했다"


멕시코 시민들 거리로 쏟아져 나와 환호… 수도 전체가 거대한 축구 경기장으로 변신


멕시코가 2026 FIFA 월드컵 개막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을 2-0으로 꺾는 순간, 조용하던 월드컵은 단숨에 거대한 축제로 변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멕시코시티는 묘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CNTE 교원노조 시위가 이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월드컵 개최 비용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소칼로 광장에서는 팬 페스티벌 개장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나왔고, 정부는 연일 "모든 것이 통제되고 있다"고 강조해야 했다.


그러나 훌리안 키뇨네스가 전반 9분 월드컵 첫 골을 터뜨리는 순간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다.

멕시코시티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8만여 관중은 거대한 함성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고, 경기장 밖 소칼로 광장에 설치된 FIFA 팬 페스티벌에서도 수만 명의 시민들이 일제히 국기를 흔들며 환호했다.


후반들어 추가골을 터트리며 승부를 결정짓자 이때부터는 사실상 축제가 시작됐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멕시코 국기를 어깨에 두른 젊은이들, 얼굴에 녹색·흰색·빨간색을 칠한 어린이들, 자동차 창문 밖으로 몸을 내민 채 "¡México! ¡México!"를 외치는 시민들이 수도 곳곳을 가득 메웠다.


특히 독립기념탑(Ángel de la Independencia) 주변은 늘 그렇듯, 자연스럽게 승리 축하의 중심지가 됐다. 자동차들은 경적을 울리며 도심을 순환했고, 시민들은 국기를 흔들며 거리 한복판에서 노래를 불렀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비교적 차분했던 수도는 몇 시간 만에 완전히 다른 도시가 됐다.


소칼로 광장 역시 거대한 축구장의 연장선이 됐다. 당초 시위와 안전 문제로 우려가 제기됐지만, 수많은 축구팬들이 모였지만 큰 충돌 없이 운영됐다. 대형 스크린 앞에서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서로 포옹하며 환호했고, 낯선 사람들끼리도 함께 노래를 부르며 기쁨을 나눴다.


이번 승리는 단순한 조별리그 1승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멕시코는 그동안 월드컵 개막전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하는 징크스에 시달려 왔다. 그러나 이번 남아공전 승리로 오랜 개막전 무승 기록을 끊어냈고, 개최국으로서의 부담감도 상당 부분 덜어냈다. 멕시코 언론들은 "월드컵 개막전의 저주가 끝났다"고 승리한 멕시코팀에 후한 점수를 주었다.


더욱 의미 있는 것은 경기 결과가 멕시코 사회 전체의 분위기를 바꿔놓았다는 점이다.

개막전 전날까지 언론의 주요 관심사는 시위, 치안, 교통 혼잡, 월드컵 준비 상황 등이었다. 그러나 승리 이후 시민들의 관심은 오로지 축구로 향했다. 일부 시위와 사회적 갈등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승리가 확정된 후부터는 멕시코 전역이 하나의 응원단이 됐다.


멕시코 정부와 FIFA도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있다.

개막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세계가 우려했던 혼란 대신 축제의 모습이 국제 방송을 통해 전 세계로 송출됐기 때문이다. FIFA가 준비한 개막식과 팬 페스티벌, 그리고 경기장의 뜨거운 열기는 "축구를 사랑하는 나라 멕시코"의 이미지를 다시 한번 각인시켰다.


월드컵은 이제 막 시작됐다. 몇 주 동안 시위와 논란으로 가려졌던 월드컵 열기는 멕시코의 승리와 함께 한순간에 폭발했고, 조용하던 수도는 다시 한번 축구의 나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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