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만 페소 투입한 멕시코 '테우안테펙 개발거점'…가동 기업은 아직 '0곳'

멕시코 정부가 남부 지역 경제 활성화와 니어쇼어링 투자 유치를 위해 야심차게 추진해온 테우안테펙 지협(Istmo de Tehuantepec) 14개 ‘복지개발거점(Polos de Desarrollo para el Bienestar·Podebi)’에 막대한 공공자금이 투입됐지만, 현재 실제 가동을 시작한 기업은 단 한 곳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Reforma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확보한 테우안테펙 지협 해양회랑(CIIT) 자료에 따르면, 현재 14개 Podebi 가운데 산업단지 개발을 담당할 사업자가 확보된 곳은 4곳에 불과하다. 이들마저 대부분 연구·설계, 토목공사 또는 기초 엔지니어링 단계에 머물러 있다.
CIIT는 정보공개 답변에서 현재 유효한 4개 개발사업 가운데 기업이 실제 입주해 영업을 시작했거나, 향후 입주를 계약으로 확정했다고 보고한 사례가 한 건도 없다고 밝혔다.
AMLO 정부의 남부 개발 핵심 프로젝트
Podebi 사업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전 대통령 정부에서 추진됐다.
테우안테펙 지협의 베라크루스주 코아트사코알코스(Coatzacoalcos)와 오악사카주 살리나 크루스(Salina Cruz)를 철도와 항만으로 연결하고, 그 주변에 산업단지를 조성해 멕시코 남부를 새로운 제조·물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정부는 이 지역에 청정에너지, 물류, 농산업, 제조업 등의 기업을 유치하고 세제 혜택과 기반시설을 제공해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를 창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정부 공식 프로젝트 자료에도 테우안테펙 지협 영향권에 총 14개의 Podebi를 조성한다는 계획이 명시돼 있다.
프로젝트가 성공할 경우 태평양과 멕시코만을 연결하는 철도·항만 물류망을 기반으로 파나마 운하를 보완하는 국제 물류축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기대도 제기됐다. 멕시코는 2019년 이후 철도와 항만 등을 포함한 테우안테펙 회랑 인프라에 최소 700억 페소를 투입한 것으로 최근 보도됐다.
개발거점 직접 확인되는 공공투자만 약 4억8,200만 페소
그러나 산업단지 자체의 개발 속도는 기대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연방정부는 10개 Podebi의 사전투자 연구에 최소 3,480만 페소를 투입했다. 이 자금은 국가인프라기금(FONADIN)이 지원했으며 이미 집행됐다.
여기에 산업단지 조성과 관련된 공공 인프라 사업을 합하면 Podebi에 직접적으로 확인되는 공공투자는 약 4억8,200만 페소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철도와 항만 등 테우안테펙 회랑 전체 기반시설에 투입된 자금은 이보다 훨씬 크다. 2022년 한 해에만 인터오세아니코 철도(Tren Interoceánico)의 선로와 항만 등 기반시설 개선에 100억 페소가 책정됐다. 다만 철도와 항만 투자는 산업단지만을 위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를 전부 Podebi 투자액으로 계산해서는 안 된다.
14곳 가운데 실제 기업 가동은 ‘0’
가장 큰 문제는 막대한 기반시설 투자에도 불구하고 산업단지에 실제 생산활동을 하는 기업이 아직 없다는 점이다. 현재 14개 Podebi 가운데 산업단지를 개발할 사업자가 있는 곳은 4개에 불과하며 이들 역시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Reforma는 전했다.
CIIT의 정보공개 답변은 더욱 명확하다. 현재 유효한 4개 개발사업자가 Podebi 내부에 이미 입주해 가동 중인 기업이나 향후 가동을 계약상 확정한 기업을 보고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다.
이는 정부가 기대했던 ‘산업단지 조성→기업 입주→생산→고용창출’ 가운데 아직 첫 단계조차 완전히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개발사업자들도 계획 축소
일부 사업에서는 민간 개발사업자의 계획 변경도 나타나고 있다.
보도에 따르면 Desarrolladora Multimodal Istmo de Tehuantepec(DMIT)는 당초 코아트사코알코스 지역의 2개 Podebi를 포함한 여러 개발권을 확보했으나 현재는 살리나 크루스 사업만 유지하는 상황이다.
당초 민간사업자가 장기간 개발권을 받아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기업에 부지를 임대하는 방식이 추진됐지만, 정부는 올해 4월 관련 제도를 변경해 개발권뿐 아니라 토지 매각이나 임대 방식도 가능하도록 사업 구조를 확대했다. 실제 4월 23일 연방관보(DOF)에 발표된 개정안에는 개발거점별로 양도·임대 등의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후 세제 혜택 적용 규정 역시 새로운 개발방식에 맞춰 수정됐다.
인터오세아니코 철도에도 추가 부담
Podebi의 성공을 위해서는 산업단지만큼이나 철도망의 안정적인 운영이 중요하다.
특히 코아트사코알코스와 살리나 크루스를 연결하는 Línea Z는 멕시코만과 태평양을 횡단하는 핵심 노선이다. 정부는 2019년 이후 이 노선 재건에 최소 160억 페소를 투입했지만, 지난해 12월 여객열차 탈선사고로 14명이 사망했다. 이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올해 6월 해당 구간의 선형을 변경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는 산업단지 조성과 함께 물류 인프라 자체에도 추가적인 공사와 투자가 필요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는 한편으로 대규모 투자유치 전망 제시
다만 이번 보도를 테우안테펙 개발사업 전체가 실패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
셰인바움 정부는 Podebi를 포함한 전국의 새로운 산업개발거점 사업을 계속 확대하고 있다.
정부의 제2차 국정보고서를 인용한 최근 보도에 따르면 현 정부가 추진하는 전국 25개 Polos del Bienestar 가운데 14곳이 기술적 승인을 받았고, 6곳은 개발사업자·금융·투자계획 등을 확보한 것으로 보고됐다.
정부가 예상하는 투자 규모는 174억9,100만 달러에 이른다. 다만 이는 테우안테펙의 기존 14개 Podebi에서 현재 실제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는 의미와는 다르다. 따라서 정부가 발표하는 ‘투자 예정·투자 약정’과 실제 산업단지에 입주해 생산을 시작한 기업 수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
현재 확인된 상황만 놓고 보면 AMLO 정부가 남부 멕시코의 산업화를 목표로 시작한 테우안테펙 14개 개발거점은 철도·항만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2026년 9월 현재 실제 가동 기업 ‘0곳’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셈이다.
향후 민간기업의 실제 입주가 본격화되지 않는다면 멕시코 정부가 내세운 15만 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테우안테펙을 국제적인 산업·물류 중심지로 육성한다는 계획 역시 상당한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