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대통령, 자국인 총격 사망에 "강력한 법적 대응" 선언… 미·멕 외교 갈등 고조
- 멕시코 한인신문
- 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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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의 총격으로 멕시코 국적자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멕시코 정부가 외교적 항의를 넘어 미국 사법당국을 상대로 직접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대통령은 "더 이상 외교적 항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미국 내 형사 고발과 민사소송을 포함한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해 재외 멕시코인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7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발생한 총격 사건이다.
미국 이민당국은 단속 과정에서 멕시코 국적의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Lorenzo Salgado Araujo·52)가 차량으로 요원을 들이받으려 해 정당방위 차원에서 총격을 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유족과 목격자들은 이러한 설명을 강하게 부인하며 독립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이후 공개된 미국 언론 보도에서는 살가도가 당초 단속 대상자가 아니었을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사건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정례 기자회견에서 "멕시코 국민이 미국에서 부당한 폭력과 인권침해를 당하는 것을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며 "정부는 가능한 모든 법적 수단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사건을 개별 사고가 아니라 미국 이민단속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구조적 문제로 규정하면서, 재외국민 보호를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외교부는 이에 따라 미국 연방 법무부와 관할 검찰에 형사 고발을 추진하는 한편, 민간이 운영하는 이민자 구금시설을 상대로 민사소송도 제기할 방침이다.
외교부의 로베르토 벨라스코(Roberto Velasco) 북미담당 차관은 "그동안 외교 경로를 통해 반복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충분한 개선이 이뤄지지 않았다"며 법적 대응으로 수위를 높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멕시코 정부는 주미 대사관과 휴스턴 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건 대응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족 지원과 수사 상황 점검도 병행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이번 사건이 단발성 사례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공식 집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현재까지 ICE 구금시설에서 사망한 멕시코인은 14명, 단속 과정에서 사망한 멕시코인은 3명으로 모두 17명의 멕시코 국민이 목숨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들 사건 전체에 대해 미국 사법당국의 책임 규명을 요구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미국 국토안보부(DHS)는 ICE 요원들이 법 절차와 무력 사용 규정을 준수하고 있으며 구금시설 역시 인도적 기준에 따라 운영되고 있다고 반박했다. 총격 사건 역시 요원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발생한 정당방위였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사건의 구체적인 경위는 국토안보부 감찰실과 연방수사국(FBI)이 각각 조사 중이며, 텍사스주 해리스카운티 검찰도 자체 수사를 추진하고 있다.
휴스턴에서는 사건 이후 수백 명의 시민과 이민자 단체가 시청 앞과 연방 구금시설 주변에서 시위를 열고 독립적인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미국 연방 하원의원과 지역 정치인들도 사건의 투명한 조사를 촉구하면서 연방정부의 설명만으로는 국민적 의혹을 해소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안은 단순한 총격 사건을 넘어 미국과 멕시코 간 외교 현안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양국은 현재 이민 문제와 국경 관리, 마약 단속, 무역 협력 등 다양한 현안을 동시에 협의하고 있는 가운데, 멕시코 정부가 미국 법원에서 직접 형사 고발과 민사소송을 추진하겠다고 공식 선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향후 미국 사법당국의 수사 결과와 멕시코 정부의 실제 소송 제기 여부에 따라 양국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