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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교육 위기 경고…"10년 후퇴한 학습 수준"

멕시코 교육의 후퇴는 더 이상 통계상의 경고가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문제로 번지고 있다.

유네스코와 OECD가 최근 몇 년간 발표한 자료, 그리고 이를 인용한 멕시코 주요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멕시코는 기초 독해력과 수리력, 과학 성취도 전반에서 뚜렷한 정체 또는 후퇴를 겪고 있다. 특히 2022년 PISA(국제 학업성취도 평가 프로그램/Programme for International Student Assessment) 결과는 멕시코 교육이 팬데믹의 충격을 단순히 회복하지 못한 수준을 넘어, 장기적 학습 손실이 구조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은 “멕시코가 가난해서 성적이 낮다”는 식의 단순한 설명으로는 현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다. 멕시코는 중상위 소득국으로 분류되지만, 학생들의 학업 성취는 그에 상응하지 못한다. 최근 멕시코 언론들은 유네스코 분석을 인용해 초등 단계의 읽기 능력조차 악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초등 2·3학년 학생의 최소 읽기 역량 보유 비율은 67%에서 63%로 낮아졌고, 초등학교를 마칠 때 최소 독해 역량에 도달한 비율도 43%에서 42%로 떨어졌다. 같은 보도들은 초등학교 10곳 중 7곳에 인터넷이나 학생용 컴퓨터가 없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이 문제는 국제 비교에서 더욱 선명해진다. OECD의 멕시코 국가 노트에 따르면, 멕시코 15세 학생의 2022년 PISA 평균 점수는 수학 395점, 읽기 415점, 과학 410점으로 모두 OECD 평균을 밑돌았다. OECD 평균은 수학 472점, 읽기 476점, 과학 485점이었다.


즉 멕시코는 세 영역 모두에서 국제 경쟁력을 잃고 있는 셈이다.

더욱 뼈아픈 것은 수학에서 2022년 하락이 2003~2009년에 겨우 쌓아 올린 개선분 대부분을 되돌렸고, 점수가 2003년 또는 2006년 수준에 다시 가까워졌다는 OECD의 평가다.


멕시코 PISA 성적 변화 (연도별 추이)

연도

읽기 점수

수학 점수

과학 점수

2009

425

419

416

2012

424

413

415

2015

423

408

416

2018

420

409

419

2022

415 ↓

395 ↓

410 ↓

멕시코 교육의 문제점은 국가별 학생평가 프로그램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이중에서 수학이 가장 크게 하락했는데 약 14점에 이른다. 대부분 감소추세이며 전체적으로 OECD 평균 대비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소득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가난하기 때문에 학업성취도가 낮다"는 그동안의 해석은 현실과 전혀 다른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읽기와 과학은 장기적으로 큰 폭의 등락은 아니었지만, “뚜렷한 진전 없이 역사적 평균 주변에 머물렀다”는 점에서 정체가 분명하다. OECD는 멕시코의 2022년 결과가 세 과목 모두에서 대체로 2012년과 유의미하게 다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다시 말해 “10년 전 수준에서 거의 벗어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유네스코의 문제 제기는 여기서 더 나아간다.

유네스코 산티아고 지역사무소는 PISA 2022 결과를 두고 중남미와 카리브 지역 다수 국가에서 “낮은 학습 수준의 광범위한 정체”가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또한 이 지역 학생 상당수가 수학, 읽기, 과학에서 오늘날 사회가 요구하는 최소 역량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멕시코는 이 지역 평균의 일부로 이 같은 구조적 위기의 한복판에 있다. 유네스코는 팬데믹 이전부터 이미 학습 정체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코로나19는 그 취약성을 더욱 노출시켰다고 진단했다.


그렇다면 “멕시코가 2022년에 10년 후퇴했다”는 표현은 어디까지 사실일까.

엄밀하게 보면 과장과 사실이 섞여 있다. 수학에서는 OECD가 직접 “최근 하락이 2003~2009년의 성과를 대부분 되돌렸고, 점수를 2003년이나 2006년에 가깝게 돌려놨다”고 평가했기 때문에, 사실상 10년 이상 후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하지만 읽기와 과학은 “10년 전과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즉 세 과목 모두가 급락했다고 보기보다는, 수학은 분명한 후퇴, 읽기와 과학은 장기 정체로 보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문제는 점수 자체보다 학습의 밑바닥이 무너지고 있다는 데 있다.

OECD는 멕시코에서 수학 최소 역량(Level 2 이상)에 도달한 학생 비율이 34%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읽기는 53%, 과학은 49%였다. 이는 절반 안팎 또는 그 이하의 학생만이 “기본적 문제 해결과 이해” 수준에 도달했다는 뜻이다. 상위권 학생층도 매우 얇다. 읽기에서 상위 성취자 비율은 1%에 불과했고, 수학 최상위권도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이었다. 교육 시스템이 상위층 육성에도, 하위층 구제에도 모두 실패하고 있다는 뜻이다.


중요한 것은 이 후퇴가 단지 교실 안의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독해력 약화는 노동시장 생산성과 직접 연결된다. 글을 정확히 읽고 핵심을 추론하며 정보를 비교하는 능력은 현대 경제에서 가장 기본적인 역량이다. 수학과 과학의 저성취는 더 치명적이다.


멕시코가 니어쇼어링의 수혜국으로 제조업과 첨단 산업 유치를 늘리고 있지만, 산업 고도화에 필요한 기술 인력의 기반은 학교에서부터 만들어진다. 교육이 정체되면 고부가가치 산업은 들어와도 국내 인재가 그 기회를 충분히 흡수하지 못한다. 결국 성장의 과실은 제한되고, 불평등은 고착된다. 이 점에서 PISA는 교육 통계이면서 동시에 산업 경쟁력 지표다.


팬데믹은 분명 결정적 충격이었다. 그러나 모든 것을 코로나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유네스코는 2019년 지역 평가에서도 이미 정체 신호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다시 말해 코로나19는 문제의 출발점이 아니라, 원래 취약했던 시스템을 무너뜨린 가속 장치였다. 농촌, 저소득층, 원주민 공동체,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학생들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는 점도 유네스코가 반복해서 강조한 부분이다. 멕시코의 교육 위기는 평균 점수 하락보다 “누가 더 크게 뒤처졌는가”의 문제이기도 하다.


최근 멕시코 언론들이 유네스코 분석을 크게 다룬 것도 같은 맥락이다.

기사들은 단지 읽기 성취도 하락만이 아니라, 학교 인터넷·기기 부족, 중등학교 미진학 청소년 증가, 상급학교 이행률 정체 등을 함께 묶어 보도했다. 이는 독해력 후퇴가 단독 현상이 아니라 교육 시스템 전체의 병목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교육은 초등 독해력에서 무너지기 시작해 중등 이탈, 고교 미진학, 노동시장 취약성으로 이어지는 사슬 구조를 가진다.


멕시코 정부가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는 분명하다.

첫째, 초등 단계의 읽기 능력 회복이 가장 시급하다. 모든 학습의 기반이기 때문이다.

둘째, 디지털 격차 해소가 필수다. 학교 인터넷과 기기 보급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학습 회복도, 미래형 교육 전환도 어렵다.

셋째, 교사 연수와 수업 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 평가 결과는 학생만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결과다.

넷째, 성취 하위층을 겨냥한 정밀 개입이 필요하다. 평균을 올리는 정책보다, 학습 최저선 아래에 있는 학생을 끌어올리는 정책이 우선돼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 개혁은 단기 캠페인이 아니라 10년 단위 국가 전략이 되어야 한다. 멕시코가 잃어버린 10년을 회복하려면 그만큼의 인내와 일관성이 필요하다.


이번 PISA와 유네스코 경고는 멕시코 교육의 실패를 확인하는 보고서에 그쳐서는 안 된다. 이것은 국가의 미래 생산성, 사회 이동성, 민주주의의 질과 직결된 구조적 경고다. 읽기와 수학, 과학의 약화는 단지 시험 점수의 문제가 아니라, 다음 세대가 어떤 삶을 살 수 있는가의 문제다.


지금 멕시코에 필요한 것은 “왜 떨어졌는가”를 두고 논쟁하는 일이 아니라, “어떻게 회복할 것인가”를 국가 의제로 만드는 일이다. 교육의 후퇴는 느리게 진행되지만, 그 대가는 오래 남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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