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텔 이후의 멕시코 치안…'엘 멘초' 사망이 남긴 국가적 과제
- 멕시코 한인신문
- 4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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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현대 치안사의 중대한 전환점으로 평가되는 사건이 올해 초 발생했다. 멕시코 최대 범죄 조직 가운데 하나인 할리스코 신세대 카르텔(CJNG)의 수장 네메시오 오세게라 세르반테스, 이른바 ‘엘 멘초(El Mencho)’가 군 작전에서 사망한 것이다.
이 사건은 멕시코 정부의 범죄 대응 전략에 새로운 국면을 열었지만 동시에 국가 치안 구조의 복잡한 현실을 드러내는 계기가 되었다.
멕시코 군은 올해 2월 할리스코 지역에서 대규모 작전을 실시해 CJNG 지도부를 겨냥한 공격을 진행했고, 그 과정에서 오세게라 세르반테스가 사망했다. 그는 오랫동안 미국과 멕시코 정부가 가장 위험한 범죄 조직 지도자 가운데 한 명으로 지목해 온 인물이었다.
그러나 그의 사망 직후 상황은 예상보다 훨씬 복잡하게 전개됐다.
CJNG 조직원들은 여러 주에서 동시에 폭력 행동을 벌였고 도로 봉쇄, 차량 방화, 총격 사건 등이 이어졌다. 이른바 ‘블랙 선데이(Domingo Negro)’라 불리는 사건으로 멕시코 여러 지역의 도시 기능이 일시적으로 마비되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응이 멕시코 범죄 조직의 구조적 특징을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CJNG는 단순한 범죄 조직을 넘어 군사적 조직 체계를 갖춘 네트워크로 발전해 왔다. 지도자가 사망해도 조직이 즉시 붕괴하지 않는 이유도 바로 이러한 구조 때문이다.
실제로 CJNG는 최근 10여 년 동안 멕시코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한 범죄 조직으로 평가된다.
이 조직은 마약 밀매뿐 아니라 연료 절도, 무기 거래, 인신매매, 갈취 등 다양한 범죄 활동을 통해 막대한 자금을 축적해 왔다.
‘엘 멘초’의 사망 이후 멕시코 정부는 전국적인 치안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범죄 조직이 활동해 온 서부 지역과 국경 지역에서는 군과 국가방위대의 순찰이 강화됐다.
이 사건은 멕시코 사회에 오래된 질문을 다시 던졌다.
범죄 조직 지도자를 제거하는 것이 실제로 범죄 문제 해결로 이어질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멕시코 정부는 이른바 ‘킹핀 전략(kingpin strategy)’을 사용해 왔다. 이는 범죄 조직의 핵심 지도자를 제거함으로써 조직을 약화시키는 방식이다. 그러나 실제 결과는 항상 예상과 같지 않았다.
많은 경우 조직이 분열되거나 새로운 지도자가 등장하면서 폭력 수준이 오히려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범죄 조직 간 권력 공백을 둘러싼 경쟁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CJNG 내부의 권력 재편이 진행되는 동안 다른 범죄 조직들이 세력 확대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멕시코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치안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정부는 군과 경찰의 단속뿐 아니라 사회 프로그램을 통한 범죄 예방 정책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특히 청년층을 대상으로 한 교육과 일자리 프로그램이 중요하게 강조되고 있다. 범죄 조직이 새로운 조직원을 모집하는 주요 대상이 바로 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들이기 때문이다.
또한 치안 문제는 경제와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범죄 조직 활동은 지역 경제를 위축시키고 기업 투자를 감소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멕시코 정부가 최근 산업 투자와 관광 산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려는 이유도 치안 안정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2026년 월드컵 개최 역시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멕시코 정부는 국제 스포츠 행사를 앞두고 전국적인 보안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정부는 경기장과 공항, 주요 관광지에 대규모 보안 인력을 배치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약 10만 명 규모의 군과 경찰이 투입되는 대형 치안 작전이 준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치안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보다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범죄 조직이 성장하는 사회적 조건을 바꾸지 않는 한 단속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빈곤, 교육 격차, 지역 경제 불균형 등은 범죄 조직이 새로운 구성원을 모집하는 토양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장기적인 치안 안정의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엘 멘초’의 사망은 멕시코 범죄 역사에서 하나의 상징적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그것이 곧 범죄와의 전쟁이 끝났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번 사건은 멕시코 사회가 직면한 치안 문제의 복잡성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앞으로 멕시코 정부가 어떤 전략으로 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지 국제 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