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맡겼는데 너마저?" 軍에 세관 맡긴 지 6년 "이제는 군 간부까지 밀수 연루"

부패와 밀수를 뿌리 뽑겠다며 멕시코 세관을 군에 맡긴 지 6년이 지났지만, 대규모 석유제품 밀수가 계속되고 세관을 지휘했던 군 간부들까지 범죄조직 연루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세관 군사화 정책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 전 대통령은 2020년 세관의 고질적인 부패와 마약·무기·연료 밀수를 차단한다며 육군과 해군을 세관 업무에 투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국경 세관은 국방부(Sedena), 주요 항만 세관은 해군부(Semar)가 중심이 돼 관리하는 체제로 전환됐다. 2022년에는 관련 제도 개편을 통해 군의 세관 통제권이 더욱 확대됐다.
그러나 6년이 지난 현재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로 떠오른 것이 이른바 ‘우아치콜 피스칼(huachicol fiscal)’이다. 일반적인 우아치콜이 송유관 등에서 석유를 훔치는 범죄라면 우아치콜 피스칼은 미국 등에서 휘발유와 디젤을 들여오면서 이를 윤활유나 첨가제 등 다른 제품으로 허위 신고해 특별생산서비스세(IEPS)와 부가가치세(IVA) 등 세금을 회피하는 연료 밀수 방식이다.
특히 타마울리파스주 마타모로스 세관에서 대규모 조직이 적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연방검찰청(FGR)은 최소 13명의 마타모로스 세관 관계자가 우아치콜 피스칼 조직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가운데 마타모로스 세관장을 지낸 육군 중령 Armando Barrera Trujillo와 Blas Pedro Sarabia García도 포함됐다. 이들은 2024~2026년 세관을 지휘했으며 지난해 약 1억4,400만 리터의 석유제품 밀수에 연루된 혐의를 받고 현재 도주 중인 것으로 보도됐다.
문제가 된 주요 통로 가운데 하나는 마타모로스 도심에서 약 33㎞ 떨어진 Tratado de Libre Comercio-Los Indios 국제교량이다. 과거 비교적 통행량이 적었던 이곳이 최근 타마울리파스 국경지역의 주요 불법 연료 반입 통로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밀수된 연료는 멕시코 내 암시장과 주유소 등에 공급되는 것으로 수사당국은 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마타모로스 한 곳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FGR 수사에서는 전·현직 해군 관계자들이 연루된 또 다른 대규모 밀수조직이 탐피코와 만사니요, 엔세나다, 베라크루스, 라사로 카르데나스 등 주요 항만뿐 아니라 멕시코시티 국제공항(AICM) 세관까지 연결됐다는 내용이 제시됐다.
최근에는 전직 해군 장교 Miguel Ángel Solano Ruiz, 일명 ‘Capitán Sol’도 체포됐다. FGR은 그가 전직 해군 고위간부인 Farías Laguna 형제와 관계자들을 연결하는 핵심 인물 가운데 하나였으며, 2023년 이후 4개 세관을 통해 최소 5억6,400만 리터의 연료를 윤활유 첨가제 등으로 위장해 반입한 조직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혐의는 현재 사법절차에서 다뤄지고 있다.
군이 세관을 장악한 이후 단속실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군 당국은 세관을 통해 상당량의 밀수품과 불법 연료를 압수했고 세관 세수도 증가했다. 그러나 군이 세관을 관리한 첫 5년 동안 적발된 불법 연료는 약 4,600만 리터인 반면, 2024년 한 해 멕시코 시장에 유입된 불법 연료가 약 180억 리터에 달한다는 추산도 제기됐다.
우아치콜 피스칼은 일반적인 연료 절도보다 국가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연료 자체를 훔치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인 수입품으로 위장해 세금을 내지 않기 때문에 막대한 세수 손실을 발생시키고, 세금을 정상적으로 납부하는 정유·수입·주유업체와의 가격경쟁도 왜곡한다.
범죄조직은 유조선과 탱크로리, 합법적으로 등록된 회사, 세관대리인과 공무원 등을 연결해 연료를 다른 제품으로 허위 신고한 뒤 전국 유통망에 공급하고 자금을 세탁하는 방식까지 동원한 것으로 FGR은 보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정부도 우아치콜 피스칼 차단을 위해 세관 감시와 처벌 강화에 나섰다.
최근 하원 재무위원회에서는 연료 밀수와 상품가격 축소신고 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관세법(Ley Aduanera) 개정안이 통과돼 본회의 논의 절차로 넘어갔다.
결국 2020년 시작된 세관 군사화는 기존 민간 세관조직의 부패를 차단하고 밀수를 억제한다는 목적에서 출발했지만, 6년이 지난 현재 수사의 초점에는 세관을 관리했던 군 관계자들까지 포함됐다.
특히 마타모로스에서 1억4,400만 리터 규모의 밀수 의혹이 불거지고, 별도의 해군 관련 수사에서는 최소 5억6,400만 리터 규모의 연료 반입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멕시코의 ‘우아치콜’ 문제는 단순한 송유관 절도에서 세관과 기업, 운송망, 공직자가 연결된 대규모 탈세·밀수 범죄인 ‘우아치콜 피스칼’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공무원들의 부패에 "믿을건 군(軍)밖에 없다"며 칭송했던 전 대통령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특히, 해군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내며 주요 세관장을 모두 교체했지만 지금은 이들마저 부패에 물들어 거대한 커넥션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 멕시코 세관의 문제는 이제 '구제불능'에 가까울 정도로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